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한국의 놀이'란? 1/2
이 책에서 다룰 한국의 놀이는, 내가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즐겼던 활동들이다. 선명한 목표나 치밀한 계획이 없어도 시작되었던 놀이들이다. 목표와 계획은 놀이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만들어졌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시소를 타거나 철봉에 매달렸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수업이 끝나고, 신발장을 지나 복도를 걸으며 친구들과 어울렸던 그 순간들. 복잡한 이유나 계산 없이, 우리는 자연스럽게 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였다.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내가 주도권을 가진 유일한 공간이었다.
놀이터로 향하는 이유를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몸이 먼저 반응했기 때문이다. 놀이터에는 익숙한 놀이 기구들이 있었고, 그것들은 따로 사용법을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시소나 그네, 철봉처럼 말이다. 우리가 놀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기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데 온전히 쏟을 수 있었다. 설령 처음 가본 놀이터라 해도 기구들이 낯설지 않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놀이터는 단순히 놀이의 공간일 뿐 아니라, 목표와 계획이 유기적으로 생겨나는 장소이기도 했다. 이러한 유기적 생성은 우리의 놀이 방식에 끊임없이 변화를 가져왔다. 어제는 어느 높이의 철봉을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었는지 기억한다. 오늘은 그보다 더 높이 올라가거나 더 오래 매달리고 싶어진다. 반복은 지루하다는 것을 어린 우리도 알았다. 지루함을 탈피하려면 놀이에 변화를 줘야 했다. 늘 시소의 앞자리에 앉았다면, 이번에는 뒷자리에 앉아 더 큰 스릴을 느끼거나, 그네에 서서 타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식이었다.
이런 변화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에서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친구들의 권유나 도전은 나를 새로운 목표로 이끌곤 했다. "오늘은 너도 철봉 끝까지 올라가 봐!"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용기를 내기도 했다. 잘 노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그룹에 속하고 싶어 노력하는 일도 많았다. 내가 먼저 친구를 초대하거나, 친구가 나를 초대하는 상호작용 속에서 놀이 방식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진화했다.
특히 이 초대와 도전은 관계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반복되던 놀이가 지루해질 때, 친구의 초대는 새로운 놀이로의 전환을 이끌었다. 시소를 타던 친구가 "같이 철봉 하자"고 말하면 자연스럽게 놀이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협력과 응원도 자연스러웠다. 친구가 높은 철종에서 다치지 않도록 보조하거나, 서로 응원하며 목표를 이루려 노력했다. 때로는 작은 내기를 통해 더 재미있는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철봉에 더 오래 매달리는 사람이 떡볶이를 산다"는 식이었다. 협력과 응원의 결과는 확장된 관계 속에서 기쁨과 슬픔, 좌절 등 다양한 감정을 나누는 일이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그리고 '우리'를 느끼고 인식할 수 있었다.
이러한 놀이 경험은 단지 친구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 친지와 함께하는 전통놀이에서도 같은 맥락이 드러났다. 추석이나 설날에 즐겼던 윷놀이와 고스톱을 떠올려보자. 놀이를 시작할 때 선명한 목표나 계획은 없었지만, 놀이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목표와 전략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재미를 위해 시작했지만, 점점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고, 서로의 놀이 방식에 영향을 주며 전략을 구상하게 된다.
놀이의 장소도 마찬가지다. 윷놀이는 거실, 마당, 혹은 동네 구멍가게 앞과 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이루어졌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목표를 응원하거나 보조하며 놀이에 몰입했다. 누군가는 승리를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웠고, 누군가는 관전하며 그저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꼈다.
It’s the things we play with and the people who help us play that make a great difference in our lives.
Fred Rogers (1928 - 2003)
결국, 내 기억 속에 있는 한국의 놀이는 목표와 계획 없이 시작되지만, 놀이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목표와 계획이 설정되고, 이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사이의 관계를 확장시켰다. 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협력하게 만들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받는 관계 속에 나 자신과 우리를 자연스럽게 느끼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다음 장에선 학자들의 견해를 통해 놀이의 본질을 살펴보고, 이를 보다 넓은 의미에서 이해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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