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뭐예요?

예명과 활동명 그리고 닉네임과 부캐 _ N개의 이름으로 사는 사람들

by 윤희오 hio

엄마의 따뜻하고 포근한 양수 안에서부터 우리는 태명으로 불렸다.


언제부턴가 태명이 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듯 여겨졌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태명도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문화다.


나는 태명이 없었다.

70년대 태어난 사람들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대신 할아버지와 아빠, 엄마의 고심 끝에 지어진 ‘이름’으로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촌스럽기 그지없고, 돌림자까지 고려된 이름이다.

그야말로 이름만 들어도 나이가 가늠되는 이름말이다.


좋든 싫든 이름은 평생 나를 대표하는 푯말이다.
이력서부터 시작해, 누군가를 만났을 때 제일 먼저 나누는 말도 “이름이 뭐예요?”다.

이름을 말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고유의 이름 하나로는 충분하지 않다.

N잡의 시대, 우리는 직업만큼이나 다양한 이름을 갖는다.
닉네임으로, 활동명으로, 혹은 부캐의 이름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


각각의 역할에 따라 다른 이름을 부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나’라는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이름이 필요한 시대이다.


본명은 나의 뿌리, 닉네임은 나의 또 다른 얼굴, 활동명은 나의 전문성을 드러내는 간판,
그리고 부캐는 내가 꾸며낸 또 다른 세계 속 나의 자아다.

결국 우리는 한 사람이면서도 여러 이름을 가진 존재다.


이름이 많다는 것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로는 헷갈리고 복잡해 보이지만,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풍경 아닐까.

당신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나?
그리고 그 이름은 당신을 얼마나 잘 보여주고 있는가?


새로운 이름을 작명하는 것을 두려워 말자.

설레어 하자.

시도를 위하 첫걸음이기도 하니까!


작가의 이전글첫 번째 질문 _ 브랜딩이 필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