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J에게

푸른 나무 바다 꿈

by 유새로

푸른 나무 꿈을 알고 있니, J?

나무가 꾸는 꿈을 함께 꾸는 거야.

뼈가 피부를 뚫고 뻗어나가 거친 흙을 파고들고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파란 잎이 돋아날 때

그때 푸른 나무 꿈을 꿀 수 있어


나무일 때가 좋았는데.

햇빛을 머금다가 눈물을 흘리고

나뭇잎을 더 푸르게 물들이는 꿈을 꾸면서

그렇게 살 수 있었는데.

그러다 단단한 뿌리가 무르게 흩어지고

나의 두 눈과 코, 입이 물고기로 변해가고

몸뚱아리는 넓게 퍼지고 퍼져가며 푸르게 변해가면

그땐 푸른 바다 꿈을 꿀 수 있어

바다일 때가 좋았는데.

거대한 물살이 되어 고래와 몸을 대보고

칼바람과 함께 괴성을 질러대는 꿈을 꾸면서

그렇게 살 수 있었는데.

그러다

점점 뼈가 맞춰졌어. 얇은 피부가 덮였어. 눈코입이 삐뚤게 돌아왔어.

꿈에서 깨어나니 다시 인간

인간의 몸은 괴로운데.

인간의 몸은 작은데.

위로 솟구칠 수도 멀리 퍼질 수도 없는데.


J. 뼈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내 몸도 더 이상 푸르러지지 않아.

인간의 몸은 괴로운데.

햇빛이 아프고 칼바람이 무서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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