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나무 바다 꿈
푸른 나무 꿈을 알고 있니, J?
나무가 꾸는 꿈을 함께 꾸는 거야.
뼈가 피부를 뚫고 뻗어나가 거친 흙을 파고들고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파란 잎이 돋아날 때
그때 푸른 나무 꿈을 꿀 수 있어
나무일 때가 좋았는데.
햇빛을 머금다가 눈물을 흘리고
나뭇잎을 더 푸르게 물들이는 꿈을 꾸면서
그렇게 살 수 있었는데.
그러다 단단한 뿌리가 무르게 흩어지고
나의 두 눈과 코, 입이 물고기로 변해가고
몸뚱아리는 넓게 퍼지고 퍼져가며 푸르게 변해가면
그땐 푸른 바다 꿈을 꿀 수 있어
바다일 때가 좋았는데.
거대한 물살이 되어 고래와 몸을 대보고
칼바람과 함께 괴성을 질러대는 꿈을 꾸면서
그렇게 살 수 있었는데.
그러다
점점 뼈가 맞춰졌어. 얇은 피부가 덮였어. 눈코입이 삐뚤게 돌아왔어.
꿈에서 깨어나니 다시 인간
인간의 몸은 괴로운데.
인간의 몸은 작은데.
위로 솟구칠 수도 멀리 퍼질 수도 없는데.
J. 뼈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내 몸도 더 이상 푸르러지지 않아.
인간의 몸은 괴로운데.
햇빛이 아프고 칼바람이 무서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