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모서리
J. 지난 몇 년간 허기진 눈을 하고 벌판을 쏘다녔어.
꿈의 변두리.
그렇게 쏘다닌 내게 남은 건 꿈의 변두리뿐이야.
귀퉁이만 남은 그게 꿈인지도 모르겠어.
꿈의 안쪽을 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나봐.
다 어디로 간 걸까?
모서리만 뾰족해진 무언가를 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꿈의 모서리만 남아서 나 역시도 뾰족해졌어.
삐딱해진 거지. 꿈에게, 나에게.
꿈에게 되묻는 거야. 그게 애초에 꿈이긴 했을까?
나에게도 되묻는 거야. 자격이 없는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뾰족해진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딜까?
아픈 모서리로 바닥을 기어가는 나는 어디에 다다를까?
이건 목적지가 없는 달리기일지도 몰라.
평생을 꿈의 테두리에서 맴돌지도 몰라.
J, 그래도 기어가는 나를 뭐라 부를까?
미련한 꿈식충이? 질척이는 달리기 주자?
난 엉터리 장사꾼이야.
오늘 번 꿈을 노잣돈 삼아 내일 또 장터를 나가.
이대론 남는 게 없는걸!
모서리라도 갉아먹겠다고 덤비는 나는 제법 웃겨.
내가 꽤나 웃긴 삶을 살아왔다는 건 잘 알고 있지, J?
그런 삶 앞에서 내가 괴상한 웃음을 지을 땐, 너도 함께 웃어줘.
우린 함께 이 요상한 삶을 기어가다가 구르다가 덤벙거리다가 비틀거리다가 헛디디다가 구토를 하다가 쓰러지다가 달리다가 들썩이다가 너털웃음을 짓다가 꽥꽥거리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