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행복은 뭘까?
행복이란 실체가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애쓰는 것도 모자라
당신도 행복하라고,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걸까.
나 역시 행복을 바라고 추구하면서도 행복은 신기루처럼 희미하고 아득하기만 했어.
인생이 정말 행복한 거 맞아?
글을 완성하고 나면 행복한데
읽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금방 우울해지던데?
고기 먹을 땐 행복한 데 먹고 나면 서글퍼지던데?
행복(幸福)
복된 좋은 운수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좋은 운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현재의 삶에 만족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건가.
언젠가부터 소확행(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질 때 누군가는 이 소확행이 대확행을 가질 수 없는 이들이 만들어낸 자기 위로식 합리화라며 비판하기도 했어. 음, 정말 그런 걸까. 여기서 대확행은 부와 권력(사회적 위치 혹은 명예)쯤 되겠지. 그런데 가진 게 많으면 행복한 거 확실해? 돈이 다가 아니라는 진부한 얘길 하자는 건 아니고.
어느 날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그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을지 모르지만 일정 수준의 연봉과 삶의 질은 비례하기 때문에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그러니까 예를 들어 기본적인 생활 유지 + 기타 문화생활 등등에 필요한 연봉이 N,000만 원(가정)이라고 치면 연봉 N,000만 원이 될 때까지는 연봉과 행복은 비례할 수 있다는 것이지.
여기서 재밌는 건 일정 수준의 연봉을 넘어간 후의 행복은 보장할 수 없다는 논리겠지. 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면,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미국 갤럽 연구소에서 13년간 일하며 사람들의 행복과 마음에 대한 글을 써온 톰 래스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책에서 ‘행복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행복에 필요한 다섯 가지 요소를 선정해서 소개하고 있어. 그 다섯 가지는
1.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
2. 양질의 인간관계
3. 재정적인 안정
4. 건강한 신체
5. 사회 공헌을 통해 고양된 자부심
간단명료하고 일리가 있는 연구 결과처럼 보이지만, 이 다섯 가지를 충족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걸.
자 그럼 현실에서 벗어나 조금 관념적인 해답을 찾아보는 건 어때? 예를 들어 철학이라든가.
철학자 니체는 말했지. 삶을 증진시키는 것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작용이 아닌 ‘자기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고.
니체가 행복을 위해 주장한 개념은 ‘위번멘시’로 이것은 흔히 초인이라 불리는 사람을 말한대, 위버멘쉬는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충동(힘 의지)을 긍정하면서 창조하고 변화시키는 존재라는 것이지. 이 개념은 추후 프로이트의 ‘무의식적 충동’으로 발전하게 돼. 간단히 요약하자면, 자기 내부에서 나오는 삶의 의지를 키우면 행복은 따라온다는 논리인데, 어떻게 생각해? 역시 너무 관념적?
자, 그럼 이번엔 문학에서 행복에 대한 정답을 찾아볼까.
프랑스 작가 아녜스 르디그의 소설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에서 행복에 대한 작은 힌트가 보여.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는 스무 살의 미혼모 줄리는 어느 날 슈퍼에서 중년남자 폴을 만나게 되고, 그의 순수한 인간적인 호의에 의해 아들 뤼도빅과 함께 꿈같은 바다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지.
그런데 그런 줄리의 작은 행복을 신이 시기했던지 집으로 돌아오던 그들은 음주운전 트럭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뤼도빅은 의식불명에 빠지게 돼. 줄리는 뤼도빅의 재활을 도울 물리치료사를 만나게 되고 그에 의해 재활치료센터를 방문하게 되는 장면을 소개해 보려고 해.
“다들 불행해 보이진 않더군요. 하지만 제가 인생은 아름답다고 다시 말하게 될 날이 올지 모르겠어요.”
“인생 자체가 아름다운 게 아니라, 우리가 그걸 아름답게 보거나 덜 아름답게 보는 거예요. 완벽한 행복에 도달하려 하지 말고, 삶의 작은 것들에 만족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런 것들이 조금씩 모이다 보면 결국 목표에 가까워지니까.”
“삶의 작은 것들이라니, 무슨 뜻이죠?”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소한 것들 말입니다.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리지만 보는 방향에 따라서는 즐거울 수도 있고 웃음이 날 수도 있는 그런 순간들이요. 그런 사소한 순간들은 누구한테나 있어요. 잘 생각해 보세요. 틀림없이 당신도 얼마든지 찾아낼 테니까.”
-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 아녜스 르디그
아마 글의 서두에도 언급한 소확행과도 연결된 내용이겠지. 가진 것이 많든 적든 간에 살아있다는 감각을 일깨우는 것들이 행복으로 가는 열쇠와도 같은 걸까.
행복해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행복해질까?
행복 그까짓 거 신경 쓰지 않으련다. 선언하면?
그런데 그런 도(道)는 어디서 배워? (아이고 두頭야)
몰라, 근데 하나는 분명해.
인생은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거.
살면서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번번이 돌아오는 건 기적 따위는 없다는 실망.
근데 말이야,
그 속에 가끔 웃는 일도 생기고
마음이 충만해지는 시간도 있더라.
나쁜 일도 있지만 지나고 나면 그 일이 좋은 결말로
나타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더라.
물론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도
많이 벌어지는 세상이지만....
이 복잡한 세상,
아직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인 걸까.
당신의 생각은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