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로봇의 친구(3)
다음날 아침 박사님은 작업을 마무리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하게 생긴 기계였다. 나는 둥근 기계까지 머리 위에 묶으니 정말 누더기 깡통이 되었다.
“연료는 충분하겠지?”
“네. 오늘 아침에 충분히 연료를 채웠어요.”
“좋아. 최고 속력으로 마을로 가서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문을 열면 된다. 물이 넘치기 전에 이 선을 도르래랑 연결하고 문에 붙여라. 그리고 도르래를 돌리면 된다. 도르래를 돌리는 방법은 긴이 잘 알 거야.”
“싫어. 나도 갈래. 으앙.”
문밖에서 미로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저런 꼬맹이 녀석이 깡통이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꽝!
창고문이 열리더니 미로가 달려와서 나를 끌어 앉았다.
“가지 마! 아니면 나도 데려가. 응?”
“안돼. 데려갈 수 없어. 아주 힘든 길이야.”
“왜? 왜 안돼?”
대짝이가 미로를 번쩍 들어 내게서 떨어뜨려줬다.
“악, 싫어. 대짝이 미워. 깡통이 따라갈 거야.”
“미로야, 이렇게 하자. 깡통이는 지금 엄청 중요한 일을 하러 가는 거야. 수백 명을 구하는 일이지. 일이 끝나면 내가 깡통이와 다시 오마. 그때는 미로가 우리 마을로 놀러 올 수도 있을 거야.”
척 박사님이 미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독여주었다.
“정말? 정말 다시 올 거야?”
“그럼, 그때는 미로의 친구가 될 수 있는 로봇도 선물 하마. 아마 깡통이의 동생이 되겠지?”
내 동생이라니, 정말 쓰레기통이라도 만들 생각인가?
“동생?”
“어때, 좋지? 그러니까 이번엔 깡통이를 보내주기로 하자. 응?”
“진짜? 꼭 깡통이도 같이 와야 해, 알았지?”
“응. 그럴게.”
에라 모르겠다. 뒷수습은 박사님이 하겠지. 나는 알 수 없는 존재인 동생을 걸고 미로에게 인사를 했다.
“나는 대짝이와 도시에 들렀다가 가마. 장에게 부탁한 물건들이 많아서 너보다는 훨씬 더 걸릴 거다. 그래도 보름을 넘기지 않을 테니. 그때까지만 부탁한다. 알았지?”
“네.”
박사님의 진지한 표정에 나는 엄청난 책임감에 휩싸였다. 내 머리 위엔 우리 마을의 운명이 묶여있었다.
<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