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ung Choi Nov 18. 2019

순천 소녀들의 파펨 방문기

10년 후에 꼭 나에게 메일 보내주기로 약속!! 

11월 15일 여섯 명의 소녀들이 파펨에 방문하였다. 중1에서 고3까지의 학생들이 멀리 전라도 순천에서 KTX를 타고 서울까지 와서 파펨에 방문하고 싶다고 메일을 남겨준 것이 11월 2일, 그녀들의 메일은 아래와 같이 시작되었다. 


사람과 대화하고

세상과 대화하고

자신과 대화하며 삶의 희망을 찾아 나가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여정에 함께 해주세요.. 


-- 중략 --

청소년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아픔 중 하나입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가정과 학교, 사회가 추구하는 잘못된 기준,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저버리고 ‘한계’라는 틀 속에 자신을 가둠으로써 청소년다운 모습을 잃어버립니다. 그리고 지방이라는 지역적 한계 속에서 넓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만든 한계에 갇혀 패배의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기회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그런 기회를 버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인생을 올바르게 꽃 피워서 우리의 우리 사회의 아픔들을 해결하기 위해 저희 청소년 다움 소사이어티는 더 넓은 세상을, 더 멋진 인생을 꿈꾸며 살아가기 위한 걸음을 딛고 있습니다.



인솔 교사분이 보낸 것이 아니라, 직접 청소년들이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고, 파펨의 대표로서 나는 당연히 그들의 방문을 환영하며, 왜 파펨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사실 답 메일에서 정말 감동했다. ㅜㅜ 

어린 청소년들이 이렇게 진심 어리며 멋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멋졌고, 파펨에 대한 엄청난 스터디를 한 것도 감동이었고, 게다가 그들 스스로 이런 행동을 만들어가다니... 파펨의 대표로서의 자부심과 더불어 이렇게 파펨을 멋지게 생각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아래는 그녀들의 답변.. 


첫 번째, 파펨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파펨의 퍼퓸텔러 시스템을 보고 획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향에 대해 쉽게 이해하게 해 주고 취향에 맞는 향수를 추천하며 향수를 쉽게 접해 보지 못한 사람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트라이얼 키트로 인해 비싼 향수 가격에 부담을 갖던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하게 하며 고가 브랜드 중심의 향수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파펨에 대해 알아가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파펨의 혁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심을 보고 배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브랜드를 중시하던 고가 향수 시장에 파펨이라는 기업이 새로운 혁신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혁신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좋은 향수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고 변화하는 파펨을 보고 저희도 그러한 자세를 배우고 싶습니다. 


세 번째, 눈에 보이지 않는 향을 코드화하여 파펨이 정의한 향의 코드가 전 세계의 표준이 되는 파펨의 목표를 보고 저희도 꿈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향수 시장에 새로운 길을 내고 나아가는 파펨을 보며 저희 청소년들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꿈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 번째, 파펨이 이익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향수에 대해 이해하고 고객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만들어진 그대로 향을 보존하기 위한 알루미늄 용기,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향을 즐기며 감상을 기록할 수 있는 시향지, 불필요한 화학적 냄새를 더하지 않는 아웃 박스, 배송 과정도 향기롭게 하는 세심한 포장 서비스 등을 보며 파펨만의 미학을 가지고 고객에게 보다 더 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희는 파펨을 만나 파펨만의 태도와 자세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은 11월 15일 시간 맞춰 파펨에 방문해 주었고,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 세상을 조금 먼저 경험하고, 파펨이라는 스타트업을 만든 내가 그들에게 해준 이야기 중 몇 가지를 정리하면.. 

1. 항상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가지세요. 그리고 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들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것이 글쓰기, 디자인, 코딩 등의 방법으로 표현하는 준비해주세요~

2.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실천하세요. 한 번에 되는 것은 없으니, 귀찮고 힘들고 지루하더라도 매일매일 하다 보면 언젠가는 높은 수준에 가 있을 거예요.

3.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해요. 누군가 알아서 당신을 도와줄 리가 없어요. 필요한 게 있으면 도움 줄 사람을 찾고 메일을 보내서 만나보세요. 큰 일도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에요. 


너무 원론적인 내용이었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직접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설명드리다 보니 제가 말이 엄청 길어져서 두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두 시간을 보내고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나서 순천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겨준 문자.. 



아.. 오히려 제가 감사했고, 제 시간을 이렇게 사용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10년 후에 꼭 메일 보내기로 약속!! =) 

매거진의 이전글 고객분들의 의견을 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