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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Choi Nov 05. 2016

야생에서 불을 피워본 적 있으신가요?

캠핑 중, 불 피우다가 느낀 스타트업 생각

야생에서 직접 불을 피워본 적이 있으신가요? 


마른나무들과 휘발유, 가스 토치가 준비된 상황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지만, 진짜 야생의 캠핑 상황에서 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불을 피우는 경험을 해본 결과!! 불을 피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경험을 하였다. 스타트업을 만들어 키우는 것도 야생의 불 피우기와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큰 불이 확 날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라이터에서 시작된 불이 굵은 장작까지 타들어가는 큰 불이 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하다. 바짝 마른 낙엽에 불이 옮겨 붙고, 잔가지로 옮겨 붙은 후에.. 그리고 조금 더 큰 나무로.. 그다음에 통나무로 불이 옮겨 붙는 것이다. 처음부터 통나무를 넣는다고 불이 활활 타오르지는 않는다. (이건 직접 해봐야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스타트업도 그렇다. 

파펨을 시작할 때는, (내 생각에) 누구나 좋아할 제품이기 때문에 3개월이면 break-even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당연하게 큰 불이 확!!! 날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3개월 내에 큰 불은 나지 않았고, 런칭 1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도.. 이제 불이 붙을랑 말랑한 상황이다. 



뭔가를 계속 넣는다고 해서 불이 붙는 것이 아니다. 

불이 붙기 위해서는 연기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연기가 난다고 불이 붙는 것은 아니었다. 연기가 많이 난다는 것은 나뭇가지가 충분히 마르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산소 공급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도 있다. 연기는 엄청나는데 도대체 불이 붙지를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은 이때 불필요하게 많은 나무를 더 쑤셔 넣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불안하니까...


파펨도..성공의 전초단계라 생각되는 연기가 계속해서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불은 붙지 않는다. 그럼 초조해진다.  그러다 보면 뭐가 부족한 것이지? 마케팅? 홍보? 뭔가를 어떻게 더 투입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거기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곳에 의미 없는 자원을 쏟아붓게 되는 실수. 다시 한번 우리 서비스를 돌아보고, 불필요한 것들을 계속 쏟아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회사와 서비스의 근본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연기만 엄청나고 불이 안 붙는다.. 포기? 

아.. 이 추운 날씨에 모닥불은 포기하고 그냥 자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엄청나게 부채질도 하였고, 나무도 마른 놈으로 잘 골라 넣었는데... 불이 붙지 않으면 지치기 때문이다. 

이 순간에 어떻게 하느냐가 불이 활활 타오르게 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실패한 불장난으로 끝나는가를 결정하는 순간이다. 


조금은 포기하는 맘으로, 활활 타기를 바랐던 큰 나무 몇 개를 밖으로 빼 둔다. 조금 지나니 불이 확~ 오르기 시작한다... ㅜㅜ 직접 그 순간을 경험해봐야 알 수 있는 감동!! 

때가 있는 법이다. 약한 불들이 큰 나무의 수분을 증발시키고 있었고, 큰 나무를 제거해서 산소 공급이 되고 불이 올라올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아야 그 불이 타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태울 수 있는 장작이 남아있을 때, 타올라야 한다... 

파펨도 이제 타오를 때가 되었다. 

활활 큰 불을 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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