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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 Aug 26. 2022

<이름>을 주제로 한 영화 01. 윤희에게

들어가며






영글의 첫 번째 온라인 매거진은 <이름>을 주제로 연재됩니다.

그 포문을 여는 선정작은 영화 '윤희에게'입니다.

영화 속으로 깊이 들어가기 전 에디터들의 추천사와 종합평이

앞으로 이어질 글들을 위한 에피타이저가 되어 줄 거예요.


'윤희에게' 감상을 망설이고 있다면, 혹은 나의 감상을 덧대어 보고 싶다면

영글의 서문을 따라가볼까요?





'윤희에게' 추천사 from 에디터 토디.



영글의 온라인 매거진을 읽으시려는 독자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에디터 토디입니다. 영화 이야기를 읽으려고 들어왔는데 대뜸 편지를 읽게 되어 당황스러우신가요? 이 매거진은 영화, 그리고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편지는 이름을 호명하는 가장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와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지를 적어 보고자 합니다.

편지는 수신인의 이름으로 시작해 발신인의 이름으로 끝맺어지는 글입니다. 우리는 편지를 적을 때, 수신인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를 생각하고, 그를 위한 글을 적어 내려갑니다. 이러한 손편지는 보통 단 한 편의 유일한 글이 됩니다. 같은 편지를 두 통 적어서 수신인이 한 통, 발신인이 한 통씩 나누어 갖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시간이 지난 뒤에 발신인이 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지라도 수신인은 그 편지를 간직하고만 있다면 언제든 그것을 꺼내어 그때의 낭만과 애정을 되새길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발신인이 편지를 보낸다는 가정 하에 말입니다. 하지만 보내지 않은 편지라고 해서 그것이 무의미한 것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 글이 애초에 닿을 곳은 수신인이 아닌 발신인 자신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영화 <윤희에게>는 바로 그런 유일무이한 글, 편지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편지는 엉뚱한 수신인에게 가서 닿았고, 또 어떤 편지는 발신되지도 않았습니다만, 이 영화가 한 통의 편지처럼 여러분에게 닿았다면 기억 한 편에 꼭꼭 접어 잘 넣어 두었다가 문득 생각이 날 때 한번쯤 펼쳐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들이 그렇게까지 재미있고 인상적이지는 않을지라도 이왕 제 편지를 받으신 김에 즐겁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토디 올림.








'윤희에게' 추천사 from 에디터 땡.


오랜만에 만난 동창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한참 동안 빙빙 말을 돌렸던 적이 있다.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도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집에 가 졸업 앨범을 들춰 보았다. 그제야 그 애의 이름이 생각났다. 졸업 앨범을 도로 집어넣으면서 그 이름을 얼마나 더 기억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았다. 어떤 이름은 짧은 시간 만에 휘발되곤 하니까. 아마 그 애의 이름도 오래지 않아 잊힐 것이었다. 반면, 아주 오래 보지 못했음에도 잊히지 않고 가슴 한편에 가만히 두게 되는 이름이 있다. 불쑥 튀어나와 일상을 잠시 어지럽히고 또 홀연히 사라지는 그런 이름. 잊을 수 없고 버릴 수도 없는, 어쩌다 마주칠 때면 잠시 쓰다듬어 보고 다시 숨겨두게 되는 그 이름은 어쩌면 사랑의 또 다른 형태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이름을 외우고 차분히 되뇌는 행위는 사랑을 닮아있다.


윤희와 준도 그런 이름이지 않았을까. 흰 눈이 사부작 떨어질 때마다 떠오르는 이름, 사위어 가는 삶 속에 늦도록 삭지 않을 이름, 사랑을 닮은 이름. 가장 충만했던 시절의 또 다른 이름.


하지만 영화는 결코 그곳에 머물지 않는다. 윤희와 준이 보낸 그 충만했던 시절보다도 그 시간을 통과한 그들의 현재와 미래에 더 눈길을 가게 만든다. 앞으로 건너갈 인물들의 이름을 가만히 혀 위에 올려보게 만든다. 윤희는 윤희, 하고.



















한 눈에 보는 '윤희에게'

짧고 개성있는 지표로 소개하는 영화.




에디터 토디


총점: ★★★★☆ (4.0)

한줄평: 분위기와 대사, 음악, 영상미 전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적당히 좋은 영화.

추천음악

1. 백예린 - 아주 오래된 기억 : 서정적인 분위기와 멜로디가 꼭 윤희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 '가장 아름답던 순간으로'라는 가사도 영화와 잘 어울린다.

2. 유승우 - romance : '나는 나를 위한 것도 잘 모르고 있었어'라는 가사 한 줄이 콕 박혀서 윤희가 지나 온 오랜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에디터 레미


총점: ★★★✦☆ (3.5)

한줄평: 그치지 않는 마음으로 붙이지 않을 편지.

추천음악

1. 김광석 -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  담담하게 관계를 흘려보내는 감각이 영화와 닿아있다고 생각해서, 감상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주기에 적합한 노래로 추천한다.



에디터 틸다


총점: ★★★★✦ (4.5)

한줄평: 윤희와 , 수십 년만의 만남은 윤희를 비로소 당당히 세상에 내보냈다. 그리고 쥰의 답답한 숨통을 트이게 했다. 그들은 설원 에서 서로 나누었던 숨결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추천음악

1. 김혜원, 임주연 - 윤희에게 Original Soundtrack



에디터 홍자


총점: ★★✦☆☆ (2.5)

한줄평: 친절하고 고요한 영화.

추천음악

1. riopy - i love you



에디터 땡


총점: ★★★★★ (5.0)

한줄평: 침묵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법이니까.

추천음악

1. 백예린 –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그래, 우린 잘못한 게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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