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존재] 유기적인 존재

존재

by 오 영택

# 유기적인 존재

함께 자전거를 탔던 지인이 이렇게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전거를 타는데 왜 숨이 차지?"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는 건 알겠는데, 왜 숨이 가쁜지 물은 것이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힘드니까 숨이 찬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지내왔기 때문이다. 답을 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다리만 힘들어야 하는데, 왜 숨이 차오를까 싶었다. 당연했던 현상에 궁금함이 생겼다. 알게 된 사실 역시 당연한 현상이었다.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을 뿐이었다. 몸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손, 발, 머리 등 신체는 각각 다른 위치에 있지만 몸통을 중심으로 이어져 있다. 또한 혈관과 신경이 몸 구석구석 뻗어 있다. 이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에 하체 운동이나 상체 운동을 하면 숨이 차오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살펴봤듯이 유기적인 반응은 연결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 구부정한 자세는 디스크를 야기하고, 디스크는 통증을 유발한다. 몇 번 척추신경이 눌리는가에 따라 통증이 오는 부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소화가 되지 않았을 때 손을 따는 것도 하나의 사례일 것이다. 이외에도 혈액순환을 위해 발을 지압하는 것도 혈관과 신경, 세포 등 몸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기에 하는 행동이다.


이처럼 연결은 자극에 대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이와 같이, 우리 역시 다양한 형태로 다른 이들과 사회 구성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몸은 각자로 존재하지만 여러 연결망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정보와 자극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다. 그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생활양식이 변하고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압박을 받기도 한다. 최신 전자기기는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유튜브나 개인방송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암묵적으로 정해진 듯한 사회적 분위기는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결혼이나 취업이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늦어도 몇 살에는 결혼하는 게 좋다", "취업하면 차를 마련해야 편하다", "결혼하려면 집이 있어야 한다" 등 여러 사회적 알람이 요란스럽게 울린다. 좋은 직장, 좋은 집, 좋은 차를 갖춰야 좋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한다. 이렇게 만연한 얘기들은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든다. 가진 것보다는 가질 것들에 주목하게 만들고, 가진 것도 초라하게 여기게 만든다. 흙수저, 이생망 등 자조 섞인 언어가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모임이나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서 인간관계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일이 어려워도 사람이 좋으면 할 만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또한 우리는 경험적으로 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생각과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이다. 누군가는 악연으로, 누군가는 우연 같은 만남으로 기억된다. 학교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불편한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또한 다툼을 보기도 한다. 같은 공간에 불편한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속해 있는 모임에 참여하기 꺼려진다. 참여하더라도 모임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계속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다른 두 사람의 말다툼으로 분위기가 냉랭해지면 당사자가 아님에도 눈치를 살피게 되지 않던가. 당사자들과의 관계도 있지만 분위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가 생기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나타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되고 할 수 있는 활동이나 일하는 것에 제한이 생기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 주기는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날씨에도 영향을 받는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태계는 파괴되고 환경이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는 극명해지고 있다. 활동하기 좋은 봄과 가을에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극성이다. 여러 이유에서 실내활동을 하게 되는 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좋은 날씨에 풀고 맑은 하늘을 보면 사진을 찍고 야회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샘솟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많지 않은 날이라 누리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진다.


살펴본 것처럼, 사람은 많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관계, 분위기, 기술, 사회적 시선, 환경, 사람, 자연 등 다양하다. 사람 자체도 유기적인 존재이지만 살아가는 방식 역시 유기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혼자 살아갈 수 있을지언정 자신만의 세상에서는 살 수 없는 것이다. 많은 요소들이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우리는 시간 속에 살고 있고 공간을 필요로 한다. 시간과 공간에도 영향을 받는 존재인 것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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