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독천 5일장, 500년 전통시장 이야기 (2)

by 길가영
영암 독천 우시장 갈낙탕_06.29.jpg 영암 독천 5일장과 갈낙탕


독천 5일장이 생기기 이전, 우시장이 먼저 형성이 되었다. 독천 우시장은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에 자리한 전통시장으로, ‘독천(犢川)’이라는 지명 자체가 송아지(犢)를 뜻할 만큼, 이곳 우시장의 번성은 지역의 정체성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조선시대부터 영산강 유역에서 농업과 어업이 발달하며, 독천은 농우(農牛)를 거래하는 중요한 거점이었다.


독천장에 대한 흥미로운 풍수 설화가 전해진다. 조선 중종 때, 마을의 평화를 위해 우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귀인의 말에 따라 우시장이 먼저 생기고, 이후 자연스럽게 오일장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설화에 따르면, 미암면 비래산의 강한 음기를 누르기 위해 남성들이 모이는 우시장을 망월천변에 열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독천장은 영암읍장과 함께 『동국문헌비고』(1770), 『임원경제지』(1830) 등 고문헌에도 등장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시장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독천 광산 개발로 더욱 번성했으며, 인근 강진, 해남, 목포 등지와도 교통의 요지로서 역할을 했다.


독천 우시장은 독천 5일 시장과 함께 지역 경제의 중심지로 기능하며, 농가에서 키운 소를 팔아 논밭을 장만하거나 자녀의 학자금을 마련하는 등 삶의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한때 하루 100~200마리의 소가 거래될 정도로 규모가 컸으며, 영암군 내에서 가장 큰 우시장으로 꼽혔다.


우시장은 새벽에 개장해 오전 6~7시경 파장하며, 장날이면 소와 사람들이 모여 북적인다. 중개인인 ‘쇠전꾼’들이 흥정을 주선하며, 소의 체중을 눈대중으로 가늠해 가격을 정하는 모습은 과거 우시장의 정겨운 풍경이었다.


1980년대 중반, 농가의 소 사육이 줄고 대규모 기업형 축산이 자리 잡으면서 독천 우시장은 점차 쇠퇴하였다. 1990년대에 이르러 우시장은 결국 문을 닫았고, 이후 그 자리는 낙지 음식명소거리와 공영주차장 등으로 변모하였다.


독천 우시장은 갈낙탕의 주요 재료인 소갈비를 공급하는 중심지로, 갯벌의 낙지와 우시장의 갈비가 만나 갈낙탕이 지역 대표 요리로 자리 잡았다.


갈낙탕은 영암의 대표 향토 음식으로, 소갈비와 낙지를 함께 끓인 시원하고 진한 국물 요리이다. 영산강 하구와 황해가 만나는 영암은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독천은 특히 낙지가 많이 잡히던 갯벌로 유명했으며, 인근 독천 우시장에서 거래된 소갈비와 낙지가 만나 갈낙탕이 탄생했다.


1981년 영산강 하굿둑 준공 전, 독천의 갯벌에서는 낙지와 숭어, 짱뚱어 등이 풍부했으며, 주민들은 갯벌의 낙지와 우시장의 갈비를 활용해 이 요리를 만들었다.


갈낙탕은 소갈비를 오랜 시간 우려낸 깊은 육수에 낙지를 살짝 데쳐 넣어 완성한다. 갈비의 고소함과 낙지의 쫄깃한 식감,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져 원기를 북돋운다.


독천식당이 갈낙탕의 원조로 알려져 있으며, 청양고추나 홍고추를 추가하면 얼큰한 맛을 더할 수 있다. 독천 5일 시장 근처에서 맛보는 갈낙탕은 영암의 바다와 육지의 풍미를 담은 보양식이다.


독천 5일 시장과 연계된 독천 낙지거리는 낙지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모여있다. 2010년 ‘낙지음식 명소거리’로 지정된 이곳에는 약 30여 개의 식당이 낙지볶음, 낙지탕탕이, 낙지호롱, 연포탕 등을 선보이고 있다.



참고문헌

변남주, 「독천장」, 디지털영암문화대전, 2012

영암군 홈페이지

디지털영암문화대전

트래블아이, “독천5일시장, 전라남도 영암군”, 2021.

디지털영암문화대전, 영산호, yeongam.grandculture.net

디지털영암문화대전, 어란진, yeongam.grandculture.net

독천식당, 다이닝코드, www.diningcode.com

힘이 불끈! 영암으로 떠나는 원기회복 맛기행, 한국관광공사, korean.visitkorea.or.kr

갈낙탕, 우리의식탁, wtable.co.kr

독천 갈낙탕, foodwater.tistory.com

한국의 전통시장(9) 우전(牛廛), 우시장, koreainsigh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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