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으로는 삼촌집사의 '몇 가지 사실과 수수께끼'를 얘기할 차례이지만 한 가지 에피소드를 먼저 소개하겠다. 말하자면 번외 편이다. 요령부득인 그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이다.
일전에 털을 핥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었어. 슬며시 졸음이 오더라고. 반쯤 뜬눈으로 그를 보았어. 그는 손등으로 안경을 밀어 올리면서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라고. 안경너머의 눈은 반짝였어. 근래에 그런 적이 없었는데. 잠시 후 눈에 힘이 배고, 두 손을 비비더니 손가락마디를 이리저리 꺾더라. 누군가 타자기를 치듯, 손에서 톡톡하는 뼈소리가 났다. 나는 또 무슨 복잡하고 비밀스러운 일이 있나 하고 몸을 일으켰어. 등을 천천히 아치형으로 세운 후, 뒷다리를 쭉 뻗고 앞다리도 쭉 뻗어본 후 그에게 다가갔어.
자기 글에 대한 조회수를 보더라고. 매일 한 번은 하는 일이야. 그런데, 눈이 휘둥그레졌어. 무려 하루 조회수가 9천 명이 넘어가더라고 잘하면 만명도 되겠더라. 하루종일 그는 들떠 있었어. 나도 약간은 신기했어. 데이터를 분석한 것을 보았는데 죄다 외부에서 유입된 인원이었어. 어떤 알고리즘으로 그리 된 거지 이해가 안 되더라. 한 때 구독자 급등작가에 올랐을 때도 그다지 기뻐하지 않더니 그날은 많이 흥분되었더라고. 답답한 골목길에서 헤매다 넓은 도로로 나온 듯한 시원한 표정도 있더라고. 이리저리 원인을 찾더니 혹시나 하고 네이버나 다음을 검색하더라고. 그런데, 두둥, 다음의 메인화면에 떠있었어. '내 땅콩을 어떻게 한거니?'가 올라있더라고. 내 땅콩 팔아 조회수 올린 거에 흥분된 거야. 심봉사가 지 딸 팔아 눈뜬 거랑 별반 다르지 않더라. 그의 얼굴은 마치 진짜 소설가가 다된 모양이었어. 그러면서 안타까워하더라. 왜 사람들은 작심하고 쓴 글은 읽어주지 않는다고.
시치미를 뚝 떼고 있으려다 호응을 해주어야 할거 같아 야옹거렸어. 곧바로 손톱으로 책상 위를 두드리면서 못마땅히 쳐다보더라고. 눈빛은 분명히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 '여기서 얼쩡거리지 말고 당장 꺼져'라고. 그래서 나도 신기하다고 알랑거리듯, 야옹거리면서 다가갔어. 그러자 나를 번쩍 들어 옆으로 옮겨 놓더라.
그런 인간들이 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데면데면하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겐 속까지 다내보이는 사람,
가족들에게는 자기 영혼의 텅 빈 모습을 보이다가 낯선이 에게는 살갑게 대하며 자존감을 채우는 사람, 그때는 그가 그렇게 보이더라고.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하는 인간으로. 근데 내가 한마디만 할게. 기분은 순간 좋겠지만 그런 거 다 의미 없다. 좀스럽게, 남의 행복에 배 아파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