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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의 최적화 함수에 대하여

by 김영


최적화 문제를 꺼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의 결혼 생활 또한 일종의 최적화 과정과 다름없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얻으려는 삶의 설계, 그 방향은 확고히 상호 이익을 향했다. 그들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관계의 전체적 이익을 우선시했으며, 이는 단순한 협의의 대상이 아니라 기필코 해내야 할 과업이었다. 제한된 자원, 즉 시간과 돈, 노동을 공정하게 분배하고 파트너의 비교 우위를 활용해 가사, 육아, 재정 수입 등을 효율적으로 나누기로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의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그렇다면,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최대로 하는 이 문제를 수학적 함수 형태로 모델링할 수 있을까? 함수를 만들 수 있다면 미분을 통해 최댓값과 최솟값을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일단 시도해 보기로 한다. 결혼 생활의 최적화 모델 함수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인 목적함수, 결정변수, 제약조건을 기반으로 한다.


첫째, 목적 함수는 우리가 최적화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다. 이는 관계에서 얻는 '이익'(사랑, 행복, 안정감, 경제적 이익, 사회적 지위, 자녀 계획 등)을 최대한 높이고, 발생하는 '비용'(갈등, 기회비용, 독립성 상실, 감정 소모, 시간 소모, 스트레스 등)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둘째, 결정 변수는 목적 함수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직접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배우자 각자의 재정 기여도, 가사 및 육아 분담 시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변수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관계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셋째, 제약 조건은 결정 변수들이 취할 수 있는 값에 대한 현실적인 제한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도록 설정하는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전체 가용 시간, 가구의 예산 한계, 사회적 규범, 개인의 선호도, 그리고 선택 시점의 유불리 및 기회비용 등이 포함된다. 아무리 이상적인 분담을 원해도 물리적 시간이나 재정적 여유가 없다면 실행하기 어렵다.


목적함수, 결정변수, 그리고 제약조건을 비유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목적 함수는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리키는 북극성과 같다. 결정 변수는 우리가 쥐고 있는 나침반의 바늘처럼, 어떤 선택을 할지 나타낸다. 그리고 제약 조건은 북극성을 향한 최적의 길에서 때로는 넘어서는 안 될 금지된 구역을 의미한다. 이제 이러한 개념들을 바탕으로 결혼 생활의 '최소 비용-최대 이익' 문제를 수학적 함수 형태로 구체화하면 다음과 같다.



막상 수학적 함수 형태로 제시된 식을 보니 뭐가 뭔지 모를 것 같을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결혼 생활에서 추구하는 총체적인 행복(U)은 다음 요소들의 합과 차로 결정된다. 배우자 A와 B의 수입(Sa,Sb)에서 오는 재정적 만족감과 그로 인한 정서적 만족감( Pf ), 두 사람이 가사(Ha,Hb)와 육아(Ca,Cb)를 함께 나누며 얻는 유대감과 성취감(Ph), 각자가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 개인 시간(Ta, Tb) 속에서 피어나는 만족감( PL), 그리고 외부로부터 얻는 사회적 평판( Ps)을 더한다. 여기에 의견 충돌이나 불공정함( D)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 비용( Cconflict)을 뺀다. 결론적으로 이 공식은 돈을 잘 벌고, 집안일과 육아를 공평하게 나누며, 개인 시간을 존중받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갈등을 최소화할수록 관계에서 얻는 행복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뻔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늘어놓고, 심지어 그걸 굳이 공식으로 만들어야 했느냐?"라고 시비를 걸 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다. 어리석다고 비웃어도 좋다. 하지만 만약 수학 좀 안다는 사람이 이 식을 보고 "이런 시도를 하다니, 이 친구 제법인데!"라고 평가해 준다면 어떨까. 그럴지라도 이런 꾀를 냈다고 자만하지는 않겠다. 한편으로는,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를 텐데, 과연 그 공식이 통하겠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그까짓 의심 때문에 자부심이 상처받는다고 말하지 않겠다. 오히려 그 시시한 의구심을 말끔히 씻어주고, 이 공식이 터무니없는 헛소리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당신들이 흔히 아는 소설 속 인물들의 기구한 팔자에 이 공식을 기가 막히게 대입해 보여주겠다. 수식과 기호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는 관련 수식을 생략하고 설명으로 대체하겠다.


(1)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은 18세기말에서 19세기 초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 여성에게 결혼은 신분 상승과 경제적 안정을 위한 핵심 수단이었다.

① 목적 함수

여성들이 추구하는 '행복'과 '안정적인 삶'은 '좋은 배우자 찾기'를 통해 달성된다. 이는 그들이 얻는 총체적인 행복을 극대화하는 목표와 같다.

② 결정 변수

배우자 선택 시 고려되는 요소와 자신을 어필하는 방식이 핵심 변수이다.

· 배우자 선택 : 배우자의 수입 및 자산, 정서적 만족감, 사회적 지위, 인성, 외모, 교양 등이 포함된다.

· 자신을 어필하는 방식 : 교양, 예절, 매력 같은 개인적 자질은 배우자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 같은 외부 조건

과 결합하여 결혼 생활의 총체적 만족도를 높이는 변수가 된다.

③ 제약 조건

주인공들이 최적의 선택을 하는 데 직면하는 현실적 한계들이다.

· 가문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 : 본인의 수입과 사회적 평판은 배우자 선택의 폭을 제한한다.

· 시대적 제약 : 여성의 교육 및 직업 선택의 한계는 개인 시간 활용이나 정서적 만족감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어렵게 한다.

· 사회적 시선과 규범 : 결혼의 압박과 배우자 선택 기준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제약으로 작용한다.

· 개인의 감정 (사랑): '오만과 편견'에서 가장 중요한 제약이자 변수이다. 사랑은 물질적 조건을 넘어 개인적

만족감을 높이는 핵심 요소지만, 때로는 제약으로 작용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요소를 종합할 때, 주인공들은 제약 조건 속에서 최적의 배우자를 선택한다. 리디아 베넷처럼 경솔하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다른 요소들을 배제하고 한 측면만 추구할 경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샬럿 루카스가 "사랑에 빠지지 않은 채 결혼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라고 말한 것처럼, 현실적 측면만을 우선시(경제적 안정을 극대화하려다 다른 만족감이 낮아지고 갈등이 발생)할 경우 불행해질 수 있다. 샬럿의 결혼은 경제적 안정은 얻었지만, 정서적 만족감이 낮은 결혼이었다. 결국 엘리자베스 베넷처럼 재산, 인성, 그리고 사랑이라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최적의 결혼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의 결혼은 단순히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생존과 행복을 위한 종합적인 삶의 최적화 과정이었다. 엘리자베스의 선택이 총체적인 행복을 가장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즉, 그녀는 수입, 가사/육아 만족도, 개인 시간 만족도, 사회적 평판을 적절히 조합하고 갈등 비용을 최소화한 최적의 결혼을 찾아냈다.


(2)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결혼 생활에서 행복을 '최적화'하려다 비극에 이르는 사례를 보여준다.

① 목적 함수

안나가 추구하는 개인적인 행복이다. 이는 부유한 귀족 브론스키와의 열정적인 사랑에서 오는 만족감과 사회적 인정, 그리고 자식과의 관계에서 오는 만족감을 포함한다. 안나는 이 모든 요소를 총합한 행복을 극대화하려 한다.

② 결정 변수

안나가 직접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

· 불륜 관계 지속 여부 : 브론스키와의 관계는 사랑에서 오는 만족감을 극대화하려는 핵심 변수이며, 그 지

속성에 따라 여러 요소들이 큰 영향을 받는다.

· 사회적 평판 유지 또는 포기 : 기존의 사회적 지위와 평판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방향으로 지킬지, 혹은 사

랑을 위해 평판 하락을 감수할지 선택해야 한다.

· 자식에 대한 책임 : 아들 세료자 또는 브론스키와의 딸에 대한 육아 분담 시간 및 그로 인한 만족감의 우

선순위를 정한다.

③ 제약 조건

안나의 선택을 억압하거나 제한하는 내부적, 외부적 한계들이다.

· 도덕적, 종교적 규범 : 불륜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비난은 갈등 비용을 증가시키고, 그녀의 사회적 평판을

급격히 하락시키며 총체적인 행복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다.

· 기존 가정과 자식에 대한 의무 : 남편 카레닌과의 법적 관계와 아들 세료자에 대한 모성은 육아와 관련된 제

약이자 정서적 만족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서 안나의 결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는 그녀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는 제약이자, 그녀의 정서적 안정과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 사랑의 본질적 한계 (식어가는 열정, 불확실성) : 브론스키와의 사랑이 영원히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

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열정이 식어가는 것은 만족감을 감소시키고, 갈등 비용을 다시 높이는 요인이 된

다.


이 경우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안나는 자신의 억압된 욕망과 엄격한 사회적 제약 사이에서 '최적화'를 시도한다. 그녀는 기존의 행복보다 브론스키와의 사랑에서 오는 행복이 더 크다고 판단하여 이탈하지만, 사회적 비난과 단절로 인해 사회적 평판은 급락하고 갈등 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처음에는 사랑으로 인한 만족감의 증가가 전체 행복을 높이는 것처럼 보였을지라도, 결국 다른 효용(사회적 인정, 자식과의 관계)의 상실과 갈등 비용의 폭증으로 전체 행복은 극도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안나 카레니나의 비극은 그녀의 개인의 행복 추구라는 목적과 사회적 규범 및 의무라는 제약 조건이 심각하게 충돌할 때 벌어지는 상황을 극명히 보여준다. 그녀가 추구했던 만족스러운 최적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그녀가 선택한 방식이 파멸적인 잘못된 최적화였음을 증명한 셈이다. 결국 안나는 그 어떤 효용도 극대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행복이 최소가 되는 파국을 맞이한다.


(3)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방인'에서 작열하는 알제리의 태양과 뜨거운 열기는 주인공 뫼르소의 무감각하고 부조리한 행동을 초래한다.

① 목적 함수

뫼르소의 삶은 일반적인 목적 함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는 '무의미한 삶 속에서의 최소한의 안정' 또는 아예 '어떠한 목적도 적극적으로 추구하지 않는 상태 그 자체'를 목적 함수로 볼 수 있다. 즉, 그는 재정적 만족감, 가사/육아 만족도, 개인 시간 만족도, 사회적 평판 같은 효용을 의도적으로 극대화하려 하기보다는, 갈등 비용을 최소화하거나 또는 효용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② 결정 변수

뫼르소가 '선택'하거나 '대응'하는 방식이다.

· 사회적 관습에 대한 순응 또는 저항 : 그는 사회적 관습에 무심하게 순응하거나 때로는 무감각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거나, 장례식 다음 날 여자친구 마리와 함께 해변으

로 놀러 간 행동, 그리고 해변에서 햇볕 때문에 아랍인을 살해한 행위 등이 그러한 예시이다. 이는 갈등 비용

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

· 감정 표현 여부 :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거나 아예 표현하지 않는 그의 방식은 타인과의 관계와 갈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마리가 "사랑하냐"라고 물었을 때 "별로 그렇지 않다"거나 "아마,

아닐 것이다"라고 답하고, 재판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나 죄책감을 표현하지 않는 것 등이 그러하다.

③ 제약 조건

뫼르소의 삶을 규정하는 본질적인 한계들이다.

· 삶의 근본적인 부조리함 : 세상이 아무 의미도 주지 않는다는 인식은 긍정적 효용의 발생자체를 어렵게 만든 다.

· 사회적 편견과 법적 시스템 : 어머니 장례식에서 무감각하거나 햇볕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는 뫼르소의 비전

형적인 행동은 사회적 규범과 충돌하며 그에게 엄청난 갈등 비용(체포, 재판, 사형 선고)을 부과한다.

· 뫼르소 자신의 무감각한 본성 : 그의 내재된 무감각함은 다른 사람들이 추구하는 만족감에 대한 욕구를 감소

시키거나 아예 없애버린다.


이 경우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볼 수 있다. 뫼르소는 일반적인 의미의 '행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그의 삶은 오히려 '비최적화'의 미학을 보여준다. 사랑, 관계 속 만족감, 개인적 성취, 사회적 인정과 같은 요소들은 그의 삶에서 미미하거나 아예 부재하다. 그는 마치 '최소한의 에너지 소모'로 '최소한의 마찰'을 일으키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무심한 태도는 오히려 사회적 편견과 부딪히면서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갈등 비용(살인, 재판, 사형)을 불러온다. 그가 의도했든 안 했든, 이 갈등 비용은 그의 삶을 파국으로 이끈다. 즉, 뫼르소의 경우 목적 함수 자체가 부재하거나, 일반적인 '이익'과는 거리가 먼 '무관심' 또는 '존재 그 자체'를 지향했기에, 행복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최적화 모델로는 그 결과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의 삶은 '최적화'라는 개념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문학적 탐구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많은 문학 작품들은 인간이 주어진 환경과 제약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행복'이나 '생존', '이상'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대가 지불'을 하는지를 다룬다. 이는 결국 복잡한 삶이라는 방정식에서 자신만의 '최적해'를 찾아가는 인간의 보편적인 노력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