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불량으로 뇌수막염 감염: 컴파운딩 약국 오염 사건

약을 조제하는 약국에서도 약의 오염이 발생한다

by 영초이
약의 오염은 공장에서만 일어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약의 오염은 제조 라인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원료 보관, 조제, 충전, 운송, 보관 등 환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오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방심하기 쉬운 곳이 있다. 약이 환자에게 전달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타인의 손길이 닿는 장소가 있다. 바로 약국이다.


대부분의 경우, 약국에서의 오염은 효능 저하나 미생물 수 증가 정도로 끝난다. 그러나 한 사건은 이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렸다. 약국에서 조제된 약이 새로운 치명적 질병 유행을 만들어낸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컴파운딩 약국 오염 사건이다.




약이 곰팡이 균에 오염되다

image.png Farmacia hospitalaria - Flickr(CC BY-SA 2.0)


2012년, 미국 의약품 안전성 역사에는 신약의 부작용보다 더 당혹스러운 사건이 기록되었다. 문제는 실험실이나 복잡한 임상시험을 수행 중인 병원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약을 받아오는 조제 약국(Compounding Pharmacy)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대규모 감염 참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이 사건은 약이 환자에게 전달되기 직전인 마지막 제조 단계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사건은 허리 통증 완화를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맞은 환자들에게서 시작되었다. 미국 전역 여러 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진균성 뇌수막염 환자가 급증했고, 보건 당국의 정밀 역학조사 결과 공통된 원인이 밝혀졌다. 문제의 약물은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뉴잉글랜드 컴파운딩 센터(NECC)에서 조제되어 전국으로 유통된 제품이었다. 조사 결과, 이 주사제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진균(곰팡이)에 오염된 상태로 환자들의 척수와 혈관에 직접 투여되고 있었다.






조제 약국에 대한 규제의 사각지대


본래 조제 약국은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특수한 용량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의사의 처방에 따라 맞춤형 약을 소량 제조하는 곳이다. 이전까지는 조제 약국은 대량 생산 공장을 전제로 하는 엄격한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지 않아도 되는 유연성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 조제약국은 이 규제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했다.


그들은 사실상 대형 제약 공장에 가까운 규모로 무균 주사제를 대량 생산하여 전국 병원에 공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부의 위생 수준과 품질 관리 체계는 제약 공장과 다르게 정교하지 못했다. 소량 조제를 위한 느슨한 규제 환경 속에서 공장 규모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위험한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규제를 따르지 않았지만 대형 제약 공장과 맞먹는 규모의 생산이 이루어졌다.


후속 조사에서 드러난 현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환자의 몸속에 직접 들어가는 주사제를 만드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무균 상태는 유지되지 않았고, 청정 구역 관리와 환경 모니터링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했다. 오염 가능성을 경고하는 내부 신호가 여러 차례 포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윤을 위한 생산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이 사고로 수백 명이 감염되었고, 수십 명의 환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는 단순한 관리 실수가 아니라,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재앙이었다.




이 사건으로 바뀐 것들


이 참혹한 사태는 즉각적인 입법으로 이어졌다. 2013년 제정된 DQSA(Drug Quality and Security Act, 의약품 품질 및 보안법)는 조제 약국의 정체성을 명확히 구분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특히 조제 약국 중에서도 대량으로 무균 의약품을 제조하여 유통하는 시설을 별도로 분류하여 관리했다. 또한 이 시설들은 자발적 등록을 전제로 미국 FDA의 직접적인 감독을 받게 되었으며, 제약 공장에 준하는 GMP 수준의 품질 관리를 의무화했다. 그리고 조제약국이 기준이 아니라 제조 물량에 따라서 위험성을 판단했다. 결국 얼마나 많은 양을 제조하며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결국 대량으로 약을 조제하는 약국에 대한 생산 관리과 규제가 강화되었으며, 책임과 관리의 영역으로 조제 약국을 포함시켰다.






결론적으로 약의 오염은 공장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규제가 느슨한 곳에서 규모와 위험이 커질 때 발생했다. 그 규제의 사각지대는 치명적인 사망 사건으로 돌아왔다.


결국, 약의 품질은 생산 공장에서만 아니라 환자 손에 들어오기 직전 모든 과정 전체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관리 책임은 환자가 마지막 한 알까지 모두 사용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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