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결혼한 누님 덕에 내겐 20살 대학생 조카가 1명 있다.
어느덧 다 커버린 그 조카는 어린 시절 외삼촌인 나를 너무나 무서워하여, 내가 집에 간다고 하면 할머니 다리를 붙잡고 "삼촌 오지 말라고 해!"라며 한참을 울었단다.
단 한 번도 살갑게 안아주지도, 신나게 놀아주지도 않았으니 조카에게 난 그저 무뚝뚝하고 무서운 삼촌일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조카를 볼 때면 미안함에 안쓰럽기도 하고 때론 애달프기까지 하다.
얼마 전 어머니 집에 갔던 나는 그 안쓰럽고 애달픈 조카가 잠시나마 '학자금 대출을 받을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조금 놀랐었다. 다행히 장학금을 받게 되어 더 이상 그런 고민은 하지 않게 되었지만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대출이라니.
물론 그렇게 되도록 누님 내외가 그냥 두지는 않았을 테지만, 잠시나마 조카가 그 족쇄를 차고 세상에 나올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던 듯싶다.
요즘은 많은 대학생들이 너무나 쉽게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한 달에 2만 원도 안 되는 그 싸디 싼 이자에 유혹되어, 평생의 족쇄가 되는 줄도 모르고 그 무서운 빚을 늘려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사람들이 30살 이전에 그 빚을 다 갚지 못한다. 그마저도 취업하여 돈을 벌고 있다면 모를까 취업마저 쉽게 되지 않는다면 그 빚은 족쇄가 되어, 평생을 따라다니며 괴롭힐 것이 분명하다.
빛나는 미래를 꿈꿔 보기도 전에 빚에 허덕이는 모습이라니. 이제 막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그 빚은 너무도 가혹해 보인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해서인지 늦잠을 자고 있는 조카에게, 책상에 5만 원짜리 한 장을 올려놓으며 "친구들이랑 맛있는 거 사 먹어"라고 말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이리 말하고 싶었다.
'힘내~^^ 다연아. 파이팅!'
부디 청년들 모두가 힘을 냈으면, 파이팅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