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김광석 거리」, 어제 그 작고 예쁜 곳에서 아내와 둘만의 데이트를 즐겼다.
함께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고, 버스킹도 구경하며 오랜만에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 아내가 내게 묻는다.
“김광석이 대단하긴 대단한가 봐, 김광석이란 이름으로 이런 길도 만들고.”
난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왠지 틀린 말 같은 느낌이 들어 아내에게 이리 말했다.
“사람들이 김광석이라는 사람한테 미안해서 그랬을 거야. 아마 그랬을 거야.”
내가 대중음악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김광석이라는 가수는 살아 빛나야 했던 사람이 맞다. 그의 음악이 그렇고, 그의 생각이 그렇다. 아마도 사람들은 그런 김광석에게 미안했던 것 같다. 생전에 빛나야 했던 사람이 빛나지 못한 것이 혹 자신의 탓도 있지 않을까 자책하며 말이다.
서른 살에 1,000회에 이르는 소극장 공연. 24살에 데뷔했으니 대충 계산해도 1년에 150회 이상, 월 10회 이상의 공연을 했다는 얘기다. 그때의 그가 지금의 반만이라도 빛났더라면, 어쩌면 우린 그의 목소리를 지금도 듣고 있지 않을까?
집으로 가는 시간, 생각지도 못했던 무명 가수의 버스킹 공연을 보며 김광석 목소리와 비슷하다고, 목소리가 너무 좋아 집에 가기 싫다던 아내. 괜한 아쉬움과 서운함에 아내의 손을 잡고 집에 가자 재촉했다.
“김광석 씨! 다음에 또 봅시다. 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