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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by
카이
Aug 31. 2022
난 사진 찍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면 누군가 나를 대상으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게 사진을 강요(?)하는 유일한 사람!
와이프는 항상 내게 밝고 즐거운 표정과 멋스러운 포즈를
요구하지만 난 그것이 그리
불편
하고
어색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항상 와이프가 사진 찍기를 요구하면
얼굴을 찡그리거나, 혀를 내밀거나, 눈동자를 위로 치켜뜨는 등의 행동으로
와이프를 힘들게 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프가 내게 고마워하는 것 중 하나가
웨딩촬영
때의 내 모습이다.
사진 찍는 것을 그리 싫어하던 신랑이
단 한 번의 짜증이나 불평 없이
사진작가의 요구에 모두 응했을뿐더러
오히려 적극적으로 포즈를 취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이 진행되도록
많은 배려를 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아내는 그때의 추억이 아직 생각나는지
가끔 당시를 회상하며 '
고맙다
' 말하곤 한다.
그날 이후 난 아내에게 항상 이렇게
이야기 했다.
"난 결정적인 순간에는 배신 안 한다."
어쩌면 지금껏 와이프와 큰 다툼 없이 살아온 것 또한
이런 내 마음가짐 때문은 아니었을까?^^
얼마 전 처남의 첫째 아들 돌잔치를 기념하여
처갓집 식구들 모두와 가족사진을 찍게 되었다.
물론 이번에도 난 가족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어색한 표정과 포즈로 작가님을 힘들게 하긴 했으나
나름의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했다.^^
언제부터일까?
내 핸드폰 사진첩 속에 사진들이 한 장, 두 장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폴더를 만들어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다.
가끔씩 사진들을 보며 옛 추억에 빠지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그 추억을 자랑하기도 한다.
사진 찍는 것을 그리 싫어함에도
가족사진 속 아내와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이제 나도 사진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일까? 두렵다.^^
조금씩 나이의 숫자가 변하면서 나 또한 변해가지만
이런 변화들은 참 좋다. 새로운 즐거움들과 마주할 수 있으니 말이다.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들과
사진관에 가서 사진 한 장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느 날 그 한 장의 사진을 보며
"이때, 이 사진이 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었지."라고
추억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결정적 순간을 선물해준 처남~^^ 매형이 많이 싸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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