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정직, 아름다운 용기

by 카이

세상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돈 앞에서의 선택은 우리의 가치관을 시험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20년 전, 나는 어머니와 함께 1,400만 원이라는 돈을 들여 조그마한 땅을 구입했다. 그 땅은 세월이 지나 6,000만 원이라는 큰 돈으로 내게 돌아왔다. 거래를 마친 후 나는 기쁨에 젖어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며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늘 세무서를 방문하는 순간 안개처럼 흩어져 버렸다. 세금을 확인한 나는 예상보다 훨씬 큰 금액인 600만 원을 마주하며 잠시 멍해졌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작은 속삭임이 들렸다. “혹시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이 있을까?” 나도 모르게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스쳐 갔다.


돈 앞에서 정직을 지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사람은 누구나 더 가지려 하고, 조금의 손해라도 피하려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그런 마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깊은 숨을 내쉬며 나는 내 선택이 단순히 이익을 계산하는 데 머물지 않기를 바랐다. 내가 걸어온 삶이 정직함 위에 세워져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결국 나는 정직을 선택했다. 내야 할 세금을 모두 납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순간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선택이 가져다준 감정은 예상치 못한 평온함이었다. 정직은 때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정직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용기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돈은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도구일 뿐, 우리의 가치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돈 앞에서도 떳떳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정직은 단지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는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을 선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된다.

KakaoTalk_20241211_205135740.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위기 속 민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