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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글 Nov 14. 2019

업로드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매일 쓰는 작업 일기

요즘 인스타그램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디자인 일하고 일로 하는 그림 작업하고 시간 날 때마다 그림을 그려서 하루에 1-2개씩 업로드한다.

전에는 미완성에 100% 마음에 들지 않는 그림을 왜 굳이 일부러 노출을 시켜야 되나 하며 인스타그램 활동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거의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고 그림에 대한 쓸데없이 진지하던 자세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이왕 해야 될 거면 즐겁게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머리가 꽉 차 있든 텅 비어 있든 손을 계속 움직여 새로이 업로드할 피드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또 이렇게 설렁설렁 낙서를 지속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보람이 생기는 거다. 뭔가 인스타그램도 농사 같다는 깨달음? 좋아요를 뿌린 만큼 거둔다는 점에서? ㅎㅎㅎ

개인적으로는 그림에 힘이 빠지다 보니 희한하게 그림이 더 멋스러워지는 (나만 느끼는 걸 수도... ㅋ) 장점이 있다.  무언가에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는 것이 주는 장점이 있다. 라디오에서 도스또예프스키가 살았던 시절에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쓰지 않고 말로 이야기를 지었다고 하는 새로운 사실을 전해 들었다. 나도 이제는 납작해진 내 엉덩이 말고 빠릿빠릿한 손으로 그리고 싶다. 설렁설렁 그려서 내 그림에 자유의 기운이 설렁설렁 불었으면 좋겠다. 난 바쁘니까 여기 글도 대충 쓰려한다. 대신 꼭 매일매일 올려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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