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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글 Apr 21. 2022

문학과 미술

여백에 대한 생각



시간은 유한하기에 소중하다. 그래서 새로운 발견이라는 것도 아주 소중하다. 지루하게 과거를 반복하지 않고 유일무이한 개인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개인의 눈을 세계의 눈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이롭기까지 하다.


내가 보기에 미술이든 문학이든 새로움을 이야기할 때에는 상당히 이성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나 미술은 그 새로움을 구현할 때 과학이나 기술적인 분야가 개입하는 지점이 꽤 넓다고 생각한다. 또 이전의 미술과 어떻게 같고 다른지 비교를 해야 하기에 상당히 이성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나는 이런 현대미술의 새로움에 대해 멋있다는 감상은 들지만 비주얼과 기술이 감각에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역으로 가슴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문학이 추구하는 새로움도 이성적이기는 하다. 그런데 시각적인 표현이 필요 없다 보니 새로운 생각을 펼치는 방식이 미술보다도 물리적으로 자유롭다. 실체가 없어 자유로운 상상은 가슴을 움직인다. 기술이나 과학이 보여주는 감각이 아닌 내가 상상하는 내 감각이 이 상상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림책을 생각한다.

문학처럼 자유롭게 가슴 뛰게 새로움을 추구하려면 미술 그림이 복잡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여백이 중요하다. 행간과 행간 사이에도 문장은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잘 숙성된 여백으로 이야기를 보여줘야 된다. 그 이야기가 새로우면 새로울수록 여백이 많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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