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대한 설명을 한다는 건 내가 어떤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걸 설명하는 걸 넘어서 내가 몸 담고 있는 분야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그 속에서 어떤 관계의 힘으로 어떤 위치에 놓여있다는 것까지 설명하는 일이다. 이건 내가 얼마나 그 세상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증명이기도 하다.
하나 이상의 분야에 몸 담고 있을 때 적절하게 에너지를 분배해 모두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업하면 너무나 좋겠지만 나는 에너지가 작은 몰입형 인간이라 에너지가 똑같은 양으로 분산될 때마다 양쪽 다 에너지가 부족함을 느끼고 하는 일 모두가 만족스럽지가 못하게 된다. 그냥 하나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인간관계에서도 사랑과 우정은 따로따로의 역할이 있다. '외로움의 철학'이라는 책에서도 그랬다. 인간관계에서 어떤 경우이든지 완벽한 상대를 찾아다는 사람은 참 외로운 사람이라고! 응!!! 난 아니거든! 아니겠지? ㅋㅋㅋ
어쨌든 사랑과 우정에게 바라는 바가 같으면 모두에게 참변이 일어난다.
결론은 나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다른 것을 얻기로 한다. 이건 우선순위를 둔다기보다는 약간 성질이 다른 나의 즐거움을 분류해서 따로따로 향유하는 의미일 것 같다. 이제부터 하나는 사랑, 하나는 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