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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gi Seo Mar 19. 2016

대한민국 콤플렉스

영어와 기초과학에 관한 한국의 단상



한국이 영어 식민지라는 것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씩 겪는 영어 콤플렉스로 인해 수긍하리라 생각한다. 학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유학파 출신들의 대우는 토종 국내 박사급 출신과는 급이 다르다. 심지어 한국에서 인터넷을 처음으로 전파하신 교수의 말을 빌리면, 한국의 서울대조차도 미국 대학의 매뉴얼을 그대로 복사해서 수업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설령 이공계 분야로만 한정시킨다 하더라도 한국의 현주소는 미국의 속국, 51번째 주나 마찬가지이다.



한국이 이제 반도체 산업을 제외하고 먹고살 수 있는 분야는 미래 과학 산업이라 하고 그 가운데 인공지능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의 예산 지원 분야로 재선정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빅데이터 분야에 1000억 원 이상을 쏟아붓겠다며 미래 유망산업으로 선정하더니, 이세돌과의 알파고 대전을 계기로 이제 인공지능(AI) 분야로 무대가 옮겨졌다. 핵심을 못 짚고 곁다리만 잡고 물고 늘어지면서 세계 산업의 시류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정부의 리액션으로밖에 안 보인다.



인공지능이건 빅데이터 건 앞으로 미래 주력산업의 핵심은 기초과학이다. 영어도 안되니 국가에서 고급 두뇌에 속하는 인적자원들을 풀가동하여야 할 마당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의 속국치곤 엘리트 두뇌집단의 형성에서는 미국을 모방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국가 산하 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을 비롯한 싱크탱크(엘리트 두뇌 집단을 칭하는 용어)들이 기초과학과 실용과학의 연구를 위해 풀가동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민간기업의 싱크탱크는커녕 국가 산하 기관도 몇 군데 안된다.



그러면 도대체 정부에서 과학기술에 예산 투자하는 국민의 세금은 과연 미래산업을 연구할 수 있는 기관으로 뿌리는 건지 아니면 공무원들한테 인공지능 관련해서 투자하는 기업이나 연구하는 대학에 갑질 하라고 뿌리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하여튼 국가의 원수가 이런 시국에 선거판에 가담해서 간접 유세하러 지방순회나 다니는 마당이니 국민 일개인 나도 대통령 못지않은 잔머리만 돌아간다.



엊그제 외신기사를 통해서 본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앞으로 도래할 시대에 대한 걱정이 아니다라고 전한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은 인공지능에 관한 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스카우트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번 대국을 통해 그것의 범용화를 기대했다. 마케팅 전략은 성공했고, 만약 이세돌이 이겼더라면 그들의 모멘텀은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이번 모멘텀을 통해 대한민국은 또 여기저기서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교육에 정부의 적극적인 교육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은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기술은커녕 사실,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의 근처는 캐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하사비스의 AI 관련 논문은 비밀리에 잠궈져 있다. 컴퓨터 전문가인 외신 기자는 알파고의 프로그래밍은 1000줄 정도면 가능하고 이 정도의 분량은 프래그래머 학생이라도 며칠이면 해치울 노동이라고 한다. 단지, 인공지능에 관한 핵심기술을 모른다면 평생을 투자해도 지금 한국처럼 눈 가리고 아웅 거리는 허세 정책만 펼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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