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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학 Aug 15. 2021

일하는 방식이 곧 브랜드가 된다

프리워커스/ 모빌스 그룹

모베러웍스는 MoTV가 처음 시작하고 영상이 대여섯 개 밖에 안됐을 때 처음 들어본 것 같습니다. 그때 영상을 보고 아 이 사람들 좀 신기한 것 같다, 역시 마케터들은 다르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도 한창 유튜브를 찍던 시절이었는데 저랑은 워낙 영상의 결이 달라서... 저는 따라 하지도 못하겠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후에 이 분들이 노동절에 제주맥주와 콜라보하고 연남동에 팝업 스토어를 내서 대박이 났다는 이야기를 누군가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기억도 있네요.


이후로 잊고 지내다 얼마 전에 폴인에서 우연히 모베러웍스의 스토리를 읽었고, 그게 책으로 나왔다길래 책도 샀습니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생각보다 두꺼워서 살짝 놀랐습니다. 폴인 리포트는 그리 길지 않았는데 책으로 내면서 내용이 많이 추가됐나 했더니 부록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우선 모베러웍스에서 만든 여러 제품들의 사진이 구매욕을 자극합니다. 확실히 눈으로 봐야 '티셔츠가 아닌 메시지를 판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와닿는 것 같아요.


MoTV에서 인터뷰했던 여러 유명인(?)들의 인터뷰도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장인성 상무님이나 프릳츠 커피 김병기 대표님, 라인프렌즈 김경동 부사장님 같은 분의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저는 이 부분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본문에서 와닿는 문장이 있는 것처럼, 이분들의 인터뷰에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들을 많이 건졌습니다. 찾아보니 유튜브 MoTV 채널에 더 많은 분들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하나씩 챙겨보려 합니다.



마지막엔 프리워커를 위한 10권의 책 추천이 있습니다. 저는 이 중에 세 권을 읽었네요. 나머지 책들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책 내용 중에 제일 와닿는 부분은 모베러웍스가 어떻게 팬을 만들었는지입니다. 초반부터 모든 작업 과정(+ 실수, 삽질, 심지어 교통사고)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회사 자체에 대한 팬을 모으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이 책이나 그전에 나온 폴인 리포트도 이러한 과정 중 하나겠지요. 모베러웍스의 티셔츠가 사실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서 엄청 차별화된 디자인이라 보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거기 쓰여있는 메시지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어떻게 일하는 사람들이 쓴 메시지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왠지 끌릴 수밖에 없겠죠. (제품이 티셔츠만 있는 건 아니지만) 제품의 디자인이나 소재, 기능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든 사람들의 마인드로 차별화하는 브랜딩이 신선하긴 했습니다. (쓰다 보니 파타고니아가 떠오르기도?) 또한 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개발 과정을 보면서 댓글도 달고 뭔가 같이 만들어가는 '참여감'을 느낄 수 있죠.


또한 일하는 태도에 대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하는 Do Nothing Club. 하지만 고정비를 위해서라면 하기 싫은 일도 하고... 그러다 고정비를 해결하면 잘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태도가 좋았습니다. 직장인은 이렇게 하기 어렵죠. 저도 사업할 때는 저렇게 하고 싶었습니다만(ㅜㅠ)... 적극적으로, 주체적으로 자기 방식을 찾고, 일할 때는 수영장 바닥에서 동전을 주워오는 마음가짐으로 일한다. 남한테 장단 맞추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북 치고 장구 치다 보면 거기에 맞춰 춤추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것을 원한다.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삼겠다는 오만에서 벗어나면 모든 일이 수월해진다. 이런 메시지들이 와닿았고, 지금은 저도 대기업 소속이지만 그 안에서도 이렇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요즘 MZ세대, MZ세대 아주 호들갑을 떨지만, 이 책이 그걸 너무 강조하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하는 방식에 의문을 던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MZ세대만의 특징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아마 모빌스 그룹 직원 대부분이 MZ세대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MZ세대라서' 프리워커의 삶을 추구하는 건 아닐 겁니다. 세대를 떠나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다 번아웃 된 분들이 읽으면 앞으로 어떤 회사 생활을 하고 싶은지 고민이 많아지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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