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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학 Jan 21. 2018

짧은 근황 글

안녕하세요? 장영학입니다.


과분하게도 브런치에서 상을 받은 후에 많은 분들이 제 브런치를 새로 구독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이후로는 새로운 글을 올리지 않아서 '이 작가는 별로 글을 안 쓰나 보다' 혹은 '상을 받더니 동기가 사라져서 귀찮아졌나 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까 봐 짧은 근황 글을 올립니다.


우선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책을 쓰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브런치 북 수상작 선정은 출판사 분들이 같이 해주시게 되어있고, 그때 저를 택해주신 책비에서 올해 중에 책을 낼 예정입니다. 책의 내용은 적절한 시점이 되면 브런치 위클리 매거진을 통해 조금씩 공개가 될 예정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중간중간에도 책에 들어가지 않을 글들은 브런치를 통해서 올릴 생각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요즘 생각의 방을 넓히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지치기하듯 무언가를 계속 분류해 나가며 방을 만들어서 기억을 저장한다고 합니다. 저도 제 나름의 방이 있어서 책을 읽을 때마다 책 내용을 적당한 방들에 계속 분류해서 집어넣고, 그러한 기억들이 어느 정도 쌓이면 그것을 탁본하듯 글로 적어둡니다.


책을 편식하기 때문인지 작년에 읽은 책들은 대부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의 방들에 비교적 쉽게 분류해 넣을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글을 쓸 거리를 빠르게 모으기 위해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었던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틀을 조금 더 넓히기 위해 인접한 주제더라도 기존에 보던 책과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진 책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읽는데도 시간이 더 걸리고, 아직 글을 쓸 만큼 제 생각 자체가 틀을 못 잡았네요. 대신 어느 정도 숙성의 시간이 지나면 이전과는 또 조금 다른 결의 글을 쓰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여담으로 책을 쓰다 보니 작가들이 왜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의 책을 쓰게 되는지 알 것 같아요. 이전에는 제가 쓰고 싶은 (혹은 쓸 수 있는) 내용들을 다 꺼내 놓아야 책 한 권 분량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어찌 보면 이 브런치가 재작년부터 그간 제가 쓸 수 있는 내용들을 다 끄적여 놓은 공간이라 볼 수 있는데, 사실 브런치 글을 다 모아서 책을 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떤 글은 리더에게 하는 말이고 어떤 글은 팀원에게 하는 말이니 타깃 독자도 다르고, 어떤 글은 조직문화 어떤 글은 커리어 어떤 글은 리더십 등등 주제도 다릅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리더를 위한 책을 하나 쓰고 조직문화 책을 하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저의 생각의 방도 계속 조금씩 변합니다. 책을 낼 때는 그 시점의 생각의 방을 기준으로 글을 쓰지만, 잠시 지나 보면 그 방의 언저리에 다른 방들이 새로 생겨있네요. 사실 작년에 썼던 퍼블리의 '수평적 조직문화 파헤치기' 리포트도 지금 다시 쓴다면 아마 1/3 정도는 다시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가들이 왜 마지막 순간까지 원고를 계속 수정하고 싶어 하는지 알 것 같아요.



짧게 쓰기로 했으니 이만 줄이고, 다음번엔 근황이 아니라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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