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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학 Jun 07. 2018

어떤 일 하세요?

TANAGEMENT와 DEPOZIT

인지도 있는 회사를 뛰쳐나와 회사를 차렸을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남에게 이제부터 하려는 일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퇴사한 지 한 달이 넘었으니 그동안 많은 분들이 요즘 뭐하고 지내는지 물어보시는데, 그때마다 '음, 일단 좀 복잡한데요'로 시작해서 하고 있는 일의 일부만 설명드린 것 같네요. 그러다 보니 제가 북까페를 준비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분들도 꽤 되시고, 조금 더 아시는 분은 까렌다쉬 일도 하는 사람으로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이야기를 할 때가 된 것 같네요.


TANAGEMENT 하다


브런치에 조직문화에 관한 글을 쓴 이후로 삶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퍼블리에서 '수평적 조직문화 파헤치기' 리포트를 발간했고, 이제 곧 조직문화를 리더십 관점에서 쓴 책이 정식 출간됩니다.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입장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직문화는 "내가 온전하게 나일 수 있는 문화"입니다.


온전하게 나일 수 있다는 건 멋대로 할 테니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취약점(vulnerability)을 공격받는 것이 아니라 보완해주고, 연습할 공간을 허용하는 문화.
강점을 이해하고 더 가다듬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문화.
이러한 과정 가운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문화.
Continuous feedback이 오고 가는 문화.


퍼블리 리포트를 쓰면서 이러한 조직문화를 표현할 단어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선택했었고, 키워드로 '솔직', '자율', 그리고 '존중'을 들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심리적 안정감'과 '가치관과 원칙', '신뢰'를 꼽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있었습니다. 바로 '강점'에 대한 이해입니다. 


누군가를 신뢰한다는 것은 역량과 태도가 결합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우선 맡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며, 정해진 시간 내에 완결성 있게 마무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 이어야 합니다. 신뢰가 전제가 되어야 자율을 인정해줄 수 있고 존중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회사 내에 모든 사람들이 신뢰할만한 사람이었다면 왜 수평적 조직문화가 그렇게 어려울 이유가 없겠지요. 아직 우리 조직 내에는 남에게 무언가를 맡기는 것을 불안해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요?


피드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레이 달리오가 말한 피드백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 첫째는 누적된 패턴을 통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래서 어떤 포지션에 적합한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 내용을 솔직하게 전달함으로써 강점을 살리고 취약점을 보완할 성장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애초에 어떤 사람이 자기 강점에 어울리지 않는 포지션에서 일하고 있다면 강점이 관찰되기도 어렵고 약점만 계속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영업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영업 포지션에 두고 계속 피드백을 주어도, 발전하기보다는 스트레스만 받을 공산이 큽니다. 이 상황이 반복되면 서로 간의 존중 또한 사라지게 됩니다. 피드백보다 먼저 자기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이죠.


결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수평적이면서 성과를 추구하는 조직문화를 원한다면 개개인의 '강점'에 대한 이해 - '강점'을 활용하는 조직문화 - '강점'에 기반해 운영되는 HR제도 세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터 드러커 또한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말을 수십 번은 했습니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이 자기 강점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껏해야 자기 약점을 압니다. 조직은 직원들의 강점을 더더욱 모르고, 대부분은 관심도 없습니다.


이전 직장 인사팀에 사람의 강점에 대해 깊게 연구하던 팀이 있었습니다. 글로벌 HR 컨설팅 사와 오랫동안 협업했던 노하우를 가지고 자체적인 진단 도구를 개발하여, 개인에게는 강점 진단과 커리어에 대한 코칭을, 기업에게는 팀 단위 진단 및 강점 기반의 HR 설계를 돕는 TANAGEMENT(Talent Management)라는 회사를 이미 설립해 있었습니다. 조직문화로 시작하여 강점에 대해 고민하던 시점에, 이들을 다시 만났고 몇 개월간의 논의 끝에 합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직까지는 R&D 단계로 진단 도구의 완성도를 좀 더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이미 수만 명 단위의 비즈니스 현장, 그리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차례의 워크샵에서 검증되었기 때문에 우선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개인들을 대상으로 스토리펀딩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TANAGEMENT의 내용이 조금 더 궁금하신 분들은 스토리펀딩의 프로젝트 소개글을 읽어주세요 :)


https://storyfunding.kakao.com/project/19621


올여름 중으로 핸드폰에서 바로 진단을 받아볼 수 있는 app이 런칭될 예정이며, 개인 대상의 워크샵 진행 이후로는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팀 대상의 프로그램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팀은 제게 개인적으로 연락 주세요. 앞으로도 우리의 본업은 TANAGEMENT가 될 것이며, 개인에 대한 코칭이나 기업 컨설팅 실제 사례가 어느 정도 쌓일 때마다 다시 책으로 그 내용을 소통하려고 합니다.


디파지트 : 축적의 공간, 충전의 아지트 


디파지트는 가로수길에서 준비 중인 북 살롱입니다. 원래는 작가로서의 작업 공간 겸 태니지먼트의 강의실 장소를 구하고 있었는데, 위치가 너무 좋다 보니 북 살롱으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덕택에 요즘 오픈 준비로 아주 바빠졌지요. 참고로 위치는 신구초등학교 앞으로, FIKA와 HAY, B Patisserie 옆입니다. 1층에는 리더스레더 매장이 있고, 지하가 북 살롱이 될 예정입니다. 컨셉은 일과 삶, 조직, 그리고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될 것 같습니다.


7월 초에 오픈 예정으로, 살롱이니 말 그대로 시간당으로 요금을 받을 예정이며, 좀 더 자유롭게 오랫동안 사용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멤버십도 준비 중입니다. 디파지트에 대해서는 오픈이 가까워지면 브런치에 다시 또 글을 올릴게요. 그때는 좀 더 많은 현장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까렌다쉬와 리더스레더


이 두 브랜드는 제가 직접적으로 일하는 것은 아니고 관계사입니다. 스위스 명품 필기구 까렌다쉬는 서울스퀘어에 플래그샵 매장이 있고,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가죽 브랜드 리더스레더는 가로수길 디파지트 1층에 있는 매장이 메인 매장입니다. 관계사라지만 아주 밀접한(?) 관계사이기 때문에 저를 통하시면 할인해 드릴지도 :)


두 브랜드의 제품은 디파지트에서도 일부 판매 예정입니다.


http://leaders-leather.com/


이 정도면 제가 회사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설명드린 것 같네요 :) 그 외 개인적으로 다음 책을 위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조금씩 글을 쓰고 있습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벌이다 보니 바쁘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재미있기도 합니다. 대기업에 다닐 때는 전혀 경험할 수 없었던 일들을 많이 접하게 되네요. 빨리 정신 차리고 배워야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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