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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안 Apr 11. 2023

먹는 일 사는 일

때때로 궁금한

어깨에 올라타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다람쥐다미
다미 장풍에 날아가는 보리찡
우리집 애들은 죄다 누워서 쩍벌 야옹이


때마다 철철이 잘 챙겨 먹는 일이 중요하다,는 건

때때로 맞고 때때로 틀리다.

제철식을 잘 챙겨먹어야해 ! 자체가

일종의 강박은 아닐까 싶을 때도 있고.


자연스럽게 먹다보면 어느 시점엔

먹는 일이 중요한만큼 중요하지 않게 되고

점점 더 먹고자 하는 의지와 관심이 줄어든다.

소식, 간단식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잡곡현미밥과 영양 균형을 맞춰줄 반찬 한두가지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 밥상 가득 반찬이 오르면 밥먹기가 번잡한 일로 느껴지고 온전한 맛을 놓치기 쉽다.


그마저도 밥없이 뿌리채소부터 잎채소까지 골고루 쪄먹으면 간편할 뿐더러 영양도 가득하다. 이렇게 차리면 많이 먹을수도 없다. 몸이 알아서 조절하기 때문에.


그렇게 상을 물리고

삼십분 지나 차 한잔 하는 일상이라면

더할나위 없겠다.


비건 / 논비건을 나누며 비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외치는 것에 크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던 이유를 문득 느끼게 되었다. 많이 맛있게, 가 아니라 적게 남김없이 자연스럽게 먹는 것이 지금 나의 흐름인가보다.



내 앞에 놓인 먹거리를

감사히 먹는 일,

먹을 것이 마땅치 않으면

굳이 찾아서 먹지 않는다.

그래도 충분하다.



하얀죽에 간장 한숟갈만으로도

실로 충분할 수 있음을 이제서야

조금 알 것 같다.



차 한잔 벗하며

내 마음 고요히 내려놓는 일



이걸 하려고 그동안 그렇게

돌고 돌아 헤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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