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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안 Apr 16. 2023

무쏘의뿔처럼혼자서가라

홀로 존재하는 것

봄날의 빛을 만끽하는 살구


무리짓는 것을 경계한다.

열 명 이상 모이면 어느 순간

의도와는 달리 어떤 식으로든

색을 띄게 마련이다.


홀로 충만히 존재할 수 있을 것

그 안에서 서로의 공간을 충분히 주고

각자의 길을 가메 넌지시 눈길 한번으로

응원을 보낼 수 있을 뿐이다.


타인과의 만남을 줄일수록 마음이 고요해지고

심지도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세상 천지에 깔려있는 가스라이팅의 요소를

요리조리 요령껏 피해가며

대화는 자신 스스로와 많이.


정말 별거없는데 너무 맛있어서 눈물 흘리며 먹음


미역죽

양배추절임과 방울토마토

새송이양파볶음


자연식 예찬론자는 아니다


굳이 붙이자면

"간단식 예찬론자"쯤

실은 나는 요즘 이것도 버겁다.


생애 많은 시간을 먹는걸 만드느라

보낸다는게 슬퍼질 때도 있다


매일 같은시간

같은공간

같은밥

먹는다는것에 대해

맛에대해

미각에 대해


생각할수록 인간은 왜 이런

몸뚱이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지고


해주는 밥이 젤 맛있다지?

누군 밥 해준다면 미국까지도 따라간다던데

나는 이제 그도 귀찮다.


그저 밭에서 나옴직한

야채 조금 사다가 대충 우작우작

씹어먹으면 만족.


별 거 없는 날들 속에서

간이 딱 맞은 밥상 하나로

황홀한 식사를 한 일요일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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