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계절성 허기가 군것질을 부른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
사계절 모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야
뜻한 바를 이루기가 쉽다.
그런데 단점은 계절성 허기가 졌을 때 나타난다.
더위가 가시자 식욕이 왕성해졌다. 생각해 보니
나는 겨울에 항상 살이 쪘었다.
여름보다 운동은 덜하고 먹기는 더 많이 먹는 현상?
신체적으로 배가 고파지는 게 아니라 정신적인 변화일까?
식욕이 높아져서 많이 먹는 것에 더해서
여름에는 없던 군것질까지 는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문득, 궁금했다.
물론 무엇엔가 집중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다가
한가해지면 어김없이 입이 심심해서 군것질거리를 찾는다.
낮에는 공공장소에 있으므로 그런 종류의 부작용이 없는데
저녁 이후 가 문제다.
주로 한밤중에 갑자기 무엇인가가 먹고 싶어 진다.
없으면 24시간 편의점이 바로 집 앞에 있어서
후다닥 나가 사 오기 때문에
아예 장을 볼 때 군것질용 먹거리를 사다가 쟁이기 시작했다.
오늘도 군것질용으로
초콜릿, 단백질 바, 에이스, 반건조 오징어, 팝콘, 땅콩을 챙겼다.
속으로 이러다 방 하나가 편의점이 될 수도 있겠다 하는
걱정까지 하면서도 샀다.
쉽게 상하는 종류가 아니라 장기 보관이 가능한 품목으로.
“적극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기 안의 샘을 파고,
지하수를 퍼 올려야 한다.
자유롭게 내면에 축적된 내공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혼자여도 괜찮다>는
당당함이 여유로움과 안정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략>
수동적인 고독을 넘어 적극적인 고독을 선택한 사람,
안락한 자리를 뿌리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깊고 빛난다.”
-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서 발췌
글을 쓰다가 쉬는 시간,
영화를 보다가 휴식을 취하는 시간,
책을 읽다 멈춘 시간,
시간과 시간 사이에 군것질을 하는 이유는?
정신적 허기일까? 외로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