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속도를 잰 날이 있었던가? 시인이 생각한 느린 비를 따라간다
당신의 오늘은 어떠한가요?
보람찬 하루였나요?
슬프거나 고된 하루는 아니었겠지요?
나는 당신의 하루에 행복이 여러 번 방문하길 기도합니다.
갑자기 이런 종류의 안부를 누군가에게 묻는 상상을 했다.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바라면서.
어쩌면 오늘 읽은 오래된 시의 영향일까?
느린 비
이 물은 앓는 어린아이처럼
슬프고 두려워
땅에 닿기도 전에
사라진다.
잔잔하다 바람은, 잔잔하다 나무는 -
그러나 거대한 고요 속에
이 가녀린, 사무치는 노래가
떨어진다.
하늘은 마음같이
드넓고, 개방되어 있고, 한을 품고 있다.
이것은 비가 아니라
길고 느린 출혈이다.
집에 있는 남자들은
이 한을 느끼지 못한다.
하늘에서 나오는
이 슬픈 물의 흐름을.
이 길고 피곤한
정복된 물의 하강.
가로 누운, 마비된
땅을 향하여
비가 내린다. . . 비극의 자칼처럼
밤이 땅을 굽어 본다.
어머니 대지에서,
어둠 속에서 무엇이 생겨날까.
밖에는 고통이, 이 느린 물이,
이 치명적인 물이, 죽음의
자매가 내리는데,
당신은 잠이 오나요?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어제는 비, 오늘은 맑음.
이렇게 날씨의 변화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건조하게 살던 시간이 길었었다.
날씨의 변화가 감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땐,
그때는 비나 눈이 그저
귀찮거나, 불편하거나, 짜증 나거나, 싫다는
아주 명료한 일상의 걸림돌이었다.
날씨와 감성이 공감대를 형성한 지금은
그렇게 명료한 표현이 낯설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