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시간 사이의 거리를 알려주려는 듯이 변한 모습으로 내리는...
어제는 비 오늘은 눈,
하룻밤 사이, 아니 몇 시간 차로
비가 눈이 되어서 펑펑 쏟아졌다.
어제는 호암미술관에서
니콜라스 파티의 <더스트>를 관람했다.
파스텔의 물성을 작가의 미학적 관점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들, 한국의 문화유산을 감상한 후
독후감처럼, 감상문처럼,
자신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들 앞에 오래 머물곤 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비가 내리다 우박이 쏟아지기도 했다.
비 오던 그날
꿈은 사실이 될 수 있어도 사실은 꿈이 아니다......
곰팡내 나는 공기 속에
아득한 이상이 호흡하고
말없이 타는 다리아의 가슴은
얼어붙을 듯 초조하다
오늘의 바다는 제멋대로 뒹굴러 나와
마음 한복판엔 배 지나간 뒤 같이
한 줄기 흰 줄이 남았을 뿐
바람 함께 뿌리는 비는
가슴속 숨은 감명에 등불을 켠다
겁 없이 떨던 심금의 줄을 더듬어 보기도 하나
마음은
폐허의 골목같이 그저 호젓만 하다
-백국희
눈 쌓인 나뭇가지,
쌓인 눈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휘어진 가지들이
아침 풍경 속에서 내 시선을 잡아당겼다.
차고가 아닌 곳에 주차된
차의 색을 모두 하얗게 덮은 풍경은
시골에서 봤었던
항아리 위로 소복하게 쌓였던 눈의 풍경과 오버랩되고
행인들의 종종걸음은
기쁨을 밟고 지나가는 듯이 추워 보였다.
건물 안, 따스함에 속한 나는 기쁨을 드러내는
손을 뻗어서 내리는 눈을 손바닥으로 받았다.
이처럼,
같은 현실에 속해도
어느 위치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