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씨의 특권을 펼친 날

가끔은 특별해지고 싶기도 하지만 다수의 나날은 보통이 편하다

by 코코넛


시절이 어수선하고 소란스러울 땐

한편에 앉아서

집 나간 고양이를 기다리듯이

마음을 다스린다.

뜨겁거나 차가운 성질이 아닌 나로서는

들끓는 마음들이 버거울 때가 많다.

그래서 이진우 시집, <보통씨의 특권>에서

시 한 편을 골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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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온도


벌거벗고

냉탕과 온탕 사이를 오가며

몸에 맞는 온도를 찾는다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울 때

몸을 사리다가도

미지근할 때

손해 보는 느낌이 드는 건

목욕탕에서만은 아닐 것이다


열정적이거나 냉정한 나날들은

뜨뜻미지근한 일상에 돌을 던지고

파문을 일으킨다

사납거나 축 처진 감정의 물결을 타고 있을 때

인생의 온도는 몇 도쯤이 적당한가

생각해 볼 수는 있는 것이다


체온이 몇 도만 올라가거나 내려가도

끙끙 앓으며

36.5도를 찾아가려는 몸이나

감정에 휩쓸리면

여지없이 열병 앓는 마음을

밋밋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관성은

365일 지치지 않고

알맞은 인생의 온도를 알려주려는 것이다


- 이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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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언 허스트)의 작품



어둠이 내려앉는 시각이 빨라져서

자연광과 인공광이 교차할 때의 풍성한 빛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지금의 상황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항상 옳은 것도 아니고

항상 잘못하는 것도 아닌 보통의 사람은

타인의 행동에 잣대를 대고

가타부타 따지는 일에 더디지 않을까?


소란과 자주 마주치지 않고


혼란이 드물게 찾아오길 희망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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