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던 나의 마음은 내가 만들어낸 허상인가보다
어느 순간 화가나고 억울할 때가 있었다
나는 너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너는 왜 항상 화만 내고 있는지
언제까지 내가 맞춰주어야 하는건지
예전에 만났던 여자와도 이러한 순간이 있었다
당연히 처음부터 그런것은 아니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서로가 서로의 모든것을 알아갈때쯤, 서로에게 새로운 것이 없어서, 매일 매일 되풀이되는 대화와 만남에 지겨워 질때쯤 그 순간이 찾아왔다
그때의 나는 모든것이 화가나고 억울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맞춰주었던 나의 모습은 어디가고 단 하나라도 맞춰주기 싫어서 화를 내었다
그 동안 내가 노력한것에 비해서 그녀는 나를 너무 심하게 대하는 것도 모자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왜 나만 노력하고 있는지
지금 돌아보면 그녀도 분명 노력을 하였을 것이다
처음과는 다른 모습에 그녀도 당황하며 힘들어 했을 것이고 변화된 내 마음을 처음으로 되돌리려 부단히 노력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야 추억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으며
그녀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 때에 나는
나의 사랑이 식어가는 것을
우리의 사랑이 영원할 수 없다는 책임을
그녀에게 떠넘기려
혼자서 발악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과연 그 때에 내 기억속의 나의 모습이
그리고 그녀의 모습이
진짜 우리의 모습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만든 허상인건지
문득 궁금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