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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훈 Dec 19. 2015

취향의 변화

영원한 것은 없다

어렸을 때는 버섯, 특히 표고버섯을 정말 싫어했다

집에서 부모님이 버섯을 주실 때면 일부러 표고버섯만 골라내서 먹었고, 급식을 먹을 때는 몰래 버리거나 코를 막고 억지로 먹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버섯을 너무 좋아한다

구워 먹어도 맛있고 날 것으로 먹어도 너무 맛있다

버섯을 오독오독 씹어 먹으면 버섯의 쌉싸름한 향이 입 안에 퍼지는게 너무 좋다


어렸을 때는 좋아 했는데 지금은 싫어하는 것도 있다

대표적으로 초코케익이다

어렸을때는 초코케익이 너무 맛있고 달콤해서 매일매일 먹고 싶었지만

지금은 쵸콜렛을 먹고 난 후 입안에 남아 있는 텁텁함이 너무 싫다


예전에는 너무 싫어했던 이성의 모습 중에 이중턱이 있었다


하지만 요즈음 길을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 보이는 이성의 이중턱이 가끔은 귀여워 보일 때가 있다


턱 밑에 둥그렇게 살집이 올라와 있는게

어떻게 보면 푸딩의 질감과 비슷 할 것 같고

보드라운 스폰지와 비슷 할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떡볶이 손가락이라고 부르는 오동통 살이 오른 친구들의 손가락처럼 만져보고 싶을 때도 있다


예전에는 참 싫어했는데

왜 지금은 귀여워 보이는지 모르겠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보면 내 마음도 참 쉽게 변하는 것 같다

아니면 영화 '러브레터'에서의 남자 주인공이 그렇게 싫어하던 가수의 노래를 인생의 마지막에, 산에서 떨어져 죽을 때 불렀던 것 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숨기기 위해 싫다고 한 것인지 아니면 싫다고 말하면서 미운 정이 들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요즘은 싫지 않다


어차피 영원한 것은 없다

영원할 것만 같은 나의 사랑도

항상 내 옆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옳다고 생각 했던 내 마음도 영원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만날 사람들에 대해서도 편견없이 보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인생의 재미는 영원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오는건 아닐까


한편으로는 설레이기도 한다

앞으로 무얼 좋아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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