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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훈 Jun 30. 2016

기분 울적한 날

클래식 들으러 가요

올 해부터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클래식 공연을 들으러 간다. 그 날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칼퇴를 한다. 그렇게 회사 통근버스를 타고 공연장 근처에서 내려서 혼자, 보통은 금요일 밤에 공연을 보러 간다.


클래식이라고는 유명한 작곡가의 이름만 아는 전형적인 공대 남자인 내가 클래식을 듣는 이유는 딱 두가지다.


하나는 가격이 싸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교향 악단의 공연도 조금 안좋은 자리이기는 하지만 만원에서 2만원 정도면 충분히 들을 만 하다. 뒷자리와 앞자리의 소리가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소리를 따질 정도의 고급 리스너도 아닌 나이기에 크게 게의치 않는다. 그리고 생각보다 뒷자리도 좋은 소리로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각 분야별 최고의 공연 중 이만원도 안하는 공연은 클래식이 거의 유일하다. 그만큼 쉽게 시도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다. 우연찮은 기회에 클래식 공연을 갔다가 내 모든 현재의 고민을 놓고 집중하며 들었던 경험이 있다. 공연이 끝나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그 고민들을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클래식에는 문외한이지만, 그 음악이 누구의 음악인지 혹은 몇 번 교향곡인지도 기억나지는 않지만 커다란 감동도 있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집에서 혼자 들어봤지만 졸음만 쏟아졌다. 조금 피곤한 날 집중해서 들으면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최면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다. 그래서 집에서는 잠이 오지 않을 때만 듣는다. 3분에서 5분 사이의 대중음악만 듣던 나에게 4악장까지 보통 40분이 넘어가는 클래식은 쉽게 적응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공연장에서 들을 때는 견딜만 한 나른함과 편안함만 찾아온다.


이 두 가지 이유로 거의 매 달 한 번 정도는 공연을 보러 간다. 금요일 저녁에 남자 혼자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는게 쉽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를 풀고 생각도 정리하러 주기적으로 갈 생각이다.

금요일 밤 할 일도 없고, 왠지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지도 않은 스트레스 받은 날 적은 돈으로 해볼 수 있는 좋은 취미가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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