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관심
몬스테라의 근사하고 기특한 찢잎을 바라보며
5년 전 은이가(나의 동생) 자신이 키우던 식물을 키워보라며 건넸다.
(은이는 식물 키우기를 즐기고 아끼는 편) 완강하게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굳이 손에 쥐어주며 키우기 어렵지 않다는 솔깃한 말과 인테리어에도 반드시 한몫을 하게 될 것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꾀어 마음을 움직인다.
되도록 성가신 일거리를 피해 가려는 편이지만 ,
의외로 집을 가꾸고 정리하는 일에는 몹시 관심이 많다.
역시 어째서인지 모르게 단순하고 허술하다.
암튼 그걸 달랑달랑 손에 들고 데려 왔다.
그러고 보니 오래전 일 이긴 하지만,
허술한 미끼하나에 너무 손쉽게 훅하고 이끌려 낚인듯한 이건 그냥 기분 탓이겠지?
알려준 방법대로 함께 준 화분과 흙에 심기를 흉내 내 봤다.
'됐어. 이만 하면 된 거 같아.'
(방바닥에 널브러진 흙은 어쩔 건데 , 역시 이제와 후회한들 부질없는 일)
아무튼 , 그렇게 우리 집엔 몬스테라가 생겼다.
몇 달 전 은이가 와서 보더니
"언니, 이거 정리하자. 이렇게 오래 키웠는데도 여태 볼품이 없고 보기에 안 좋아. 이 정도면 그만 보내주라. 내가 지금 화분 정리한다?"
"왜~ 내가 보기엔 아직 살아있고 잘 자라고 있는 거 같은데 , 그냥 키울게. 내버려 둬."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몇년이 지나도 찢어진 잎 한 장 나올 기미가 없었는데 , 마침내 기특하게도 찢어진 잎을 만들어 내놓았다.
첫번째 찢잎을 발견했던 날 뒤이어 두번째 찢잎
"이거 봐. 오늘 보니까 찢어진 잎이 나왔어. 정리 안 하길 잘했지? 드디어 찢잎을 보긴 보는구나. 우와 대단해. 정말 멋지다."
누구를 향해 멋지다고 치켜세우며 혼잣말을 해대는지는 모르겠으나 , 역시 근사하긴 하다.
식물에 크게 관심이 없어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조차 알아보지 않았었다.
단지 내가 몬스테라에 줬던 건 지나가다가
잎사귀들이 둥그렇게 살짝 말려 들어가고 있을 때면 이따금 물 한 컵 씩.
한번 찢어진 잎을 내놓더니
찢어진 잎은 무려 3장이 되었고 ,
어젯밤 또 한 장 예쁘게 내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신통하고 귀여운 몬스테라를 자랑하려고 사진 찍어 은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난 통풍 안되고 과습이 됐는지 시커메져서 죽어버렸어."
라는 의문스러운 답장으로 되돌아왔다.
왜일까?
몬스테라를 잘 키울 수 있었던 나만의 방법을 생각해 본다.
적당한 관심.
그건 강아지를 기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과하지 않은 관심을 주어야 건강하고 안정된 애착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울 때에도 , 말을 할 때에도 ,
우리의 관계 속에서도.
가득 차서 밖으로 흘러나오거나 밀려나지 않도록 적당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
몬스테라의 근사하고 기특한 찢잎을 살피며 되뇌어 본다.
그저 , 적당한 관심.
또르르 기특하게 말린 네번째 찢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