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대로 쓰다

글을 왜 쓰려고 하는 거야

by 김영혜


용(남편)이 엊그제 내게 물었다.

"글을 왜 쓰려고 하는 거야?"


"쓰고 싶으니까 쓰지."


"그러니까 일기장에 써도 될 텐데,

굳이 브런치에 글을 쓰려고 하냐는 거지. 혹시 유명해져서 돈이 벌고 싶은 거야?"


잠시 생각해 본다.

그저 쓰고 싶었을 뿐,

대단히 마뜩한 구실이나 변명을 떠올려 본 적 있었던가,


그렇다. 지금까지는 쓰고 싶은 마음이 솟아날 때마다 일기장에 틈틈이 적어두었다.


그런데 어느 날 즈음

내 글을 속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마음속 생각 따위를 말로 드러내 세상에 꺼내놓고 싶은 꿈이 생겼다.

그런 까닭에 브런치에 글 쓰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뭐, 딱히 크게 무엇을 이루어 보겠다는 희망 따위가 매우 크고 넓은 건 아니다. 그리고 엉덩이 붙이고 가만 앉아서 버티며 꼼지락 거리는 일을 제일 잘하면서 좋아하기도 하고)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름 깜찍한 꿈이 있어

가증스러운 햇병아리였던 나는.

얼마 전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지인에게 러주었더니,

"그럼 등단한 거야?"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어쩐지 정신이 퍼뜩 들었다.

왜냐하면 세상에 내가 쓴 글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족히 한 달간을 나에게 취해 있었는 몹시 수줍은 사실 때문이었다.


그제야 등단과 비등단이란 무얼까,

작가의 필수조건은 과연 등단 인가, 고민해 본다.

아직도 삐약이인 나는 다소 흐트러져 말끔하지는 않지만

생각을 글로 적어내 세상에 드러내는 쓰기 작업을 하고 있다.

그저 쓰는 것이 좋아 쓰고 있는 사람, 쓰기 위해서 끊임이 없이 읽는 사람.


또한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주체가 되고 있으니 ,

작가라고 일컬을 수 있겠다며 고개를 아래위로 가볍게 움직이며 까딱여 본다.


"충분하진 않지만 정성 다해 써보려고 하는 중이야.

내가 쓴 글을 딘가에서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 믿어. 그래서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 거지.

글을 다 써내어 발행 할 때에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

그러니까 뭐가 되든 꾸준히 나만의 속도대로 내방향에 맞게 나아가 보겠다는 거지. 계속 써볼 생각이야."

일 년쯤 뒤에 을 헤아리는 관심이 얼마큼 늘어나 넓어져 있을지 몹시 궁금하고 기대된다. 무엇보다 단정하고 힘 있는 언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 그러기 위해서 썼던 글을 고치고 또 새 글을 쓴다.

밤이 깊어 간다.


사사로운 덧붙임 이야기

그리고 또 하나 용에게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

덕분에 그저 끄적이며 글을 쓸 수 있는 거라는 거 ,

항상 묵묵히 지켜봐 주고 지지해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