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취재/컴투스타이젬, 바둑리그 개혁위 회의서 ‘세계 바둑리그’ 제안
한국 바둑을 먹여 살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바둑리그가 위기다. 타이틀스폰서인 KB국민은행에서 향후 1~2년 더 지켜본 후에 홍보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할 경우 후원 중지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풍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기원은 ‘바둑리그 개혁위원회’를 만들어 KB리그 환골탈태를 추진하고 있다. 약 10여 명으로 구성된 개혁위원 면면을 살펴보면 위원장을 맡은 한종진 프로기사회장을 필두로 컴투스타이젬 장성계 이사, 한국기원 본부장 급 인사 2명, 한국물가정보 팀 관계자, 바둑리그 현역 감독, 프로기사 대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다소 지지부진했던 개혁위 회의는 11일 5차 회의에서 컴투스타이젬 측이 중국과 일본, 대만이 모두 참가하는 ‘세계 바둑리그’ 제안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핵심 내용은 기존 참가 9개 팀에 중국과 일본, 대만 팀을 포섭해 12개 팀으로 바둑리그를 개최하자는 것. 중국은 갑조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팀 위주로 섭외해 참가신청을 받고(바둑리그 출전 팀과 동일한 참가비 3억원 적용), 별도의 리그가 없는 일본과 대만은 ‘국가팀’으로 5명을 구성해 출전토록 하자는 제안이다.
타이젬 취재 결과, 한국기원 측에서는 컴투스타이젬이 제안한 해당 내용에 대해 중국과 일본, 대만기원에 바둑리그 문호를 개방하면 참가할 의향이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일본, 대만 팀에 참가 명분을 주기 위해 우승 상금 또한 대폭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7억원 이상의 우승 상금이 논의됐으나 한국기원 예산 문제로 5억원 선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중국, 일본, 대만이 참가할 시) 우승 5억원, 준우승 2억원, 3위 1억원으로 상금 인상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대회 방식 또한 변화를 준다. 기존 5대5로 맞붙는 방식에서 4대4 승점제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바뀌게 될 방식을 살펴보면, 4대4로 대결해 3-1로 끝난다면 승리한 팀이 승점 3점, 패한 팀은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다. 하지만 2대2가 될 경우에는 양 팀 모두 승점 1점을 획득한 상태로 최종 5국을 진행한다. 5국에서 이긴 팀은 승점 1점을 추가 획득해 총 2점을 얻고, 진 팀은 그대로 1점만 가져가게 되는 방식이다.
축구에서 승-무-패 승점 계산 방식과 거의 흡사해 바둑팬들 또한 승점제로 바뀌는 방식을 큰 혼동 없이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게 바둑리그 개혁위 대체적인 분위기.
한편 선수선발 과정에서 각 팀이 모든 선수를 전면 지명하는 방식은 이번에도 부결됐다. 팀에서는 드래프트 순번에 따라 1지명부터 4지명까지 4명을 우선 지명하며, 5지명은 선발전을 뚫고 올라온 기사들을 각 팀에서 한 명씩 순번대로 데려가는 방식이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