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강독회' 블로그를 시작하며

현대차에서의 4년, 그리고 다시 마주한 경영의 본질

by 도영진

2025년 12월 31일 자로 현대자동차그룹 미래경영연구센터 센터장 보직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저의 신분은 현대자동차의 자문으로 바뀌었고, 이제 새로운 출발을 탐색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4년간의 미래경영연구센터 센터장으로서의 여정은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영 MBA 학도로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20년 넘게 경영 컨설턴트, 대기업 CSO, 영화사 대표 등을 거치며 경영자로서 살아왔지만, 경영의 본질을 이토록 깊게 성찰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미래경영연구센터는 현대차 그룹이 전통적인 제조기업에서 소프트웨어·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요구되는 기업력을 정의하고, 새로운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경영 어젠다를 발굴하고 고민하여 경영진에게 제안하며, 유관 부서들과 협업하는 미션을 가진 조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경영'이라는 활동, 기업을 성장하고 지속가능하게 하는 ‘역량’ 그리고 '경영자'라는 사람들의 역할에 대해 본질적인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 근간에는 피터 드러커 박사의 이론이 있었습니다.

피터 드러커 Peter Drucker (1909-2005)


피터 드러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영학뿐만 아니라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철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통합하여 경영의 토대를 정리했지만, 그의 이론이 너무 추상적이고 개념적이어서 요즘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어졌습니다.


지난 3년 8개월 동안 매주 월요일 아침 7시부터 저는 3명의 다른 분야 리더들과 함께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Management: Tasks, Responsibilities, Practices』 책을 강독해왔습니다. 지금 두 번째 다시 같은 책을 읽는 중입니다.


피터 드러커의 저서들 중에서도, 특히 『매니지먼트』는 매우 난이도가 높은 책입니다. 원서는 553페이지(한 권), 번역본은 700페이지짜리의 두 권(상, 하)입니다. 1973년에 발간되었기 때문에, 주요 논점의 배경 상황이나 예시가 얼핏 구시대적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절판되었습니다.)


하지만 매주 한 챕터씩 소리 내어 읽고 1시간씩 토론하며, 그 핵심적인 사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에 탄복하였습니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전환기(제가 자주 쓰는 말인데, 이에 대해서도 한번 정리하겠습니다)에 더욱 의미 있는, 그래서 모든 경영자가 반드시 곱씹어봐야 하는 경영의 근본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4년째 두 번에 걸쳐 읽고 있는 '매니지먼트'


평화로운 시기에는 굳이 경영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익숙한 방식대로 관리하면 조직은 돌아가게 되어 있으니까요. 하지만 만약 산업 전환기, 기술 전환기라면? 불확실성이 크고 무언가를 바꿔야만 하는 시기이고, 그 변화의 핵심 역할을 경영자가 해야 한다면?


보통 위기가 닥치면 더 빠르고 더 효율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런 효율에 대한 강박은 경영자가 근본적 고민을 할 기회를 앗아가 버리고, 기업을 경직화시켜 천천히 하지만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기업을 몰고 가기 쉽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는 다시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부터 매주 두 편 이상씩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에 대한 강독회 토의 내용을 블로그로 작성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미래경영연구센터 센터장으로서 가졌던 고민과 생각들을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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