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도전의 사이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세대차이를 한번 생각해 봅니다. 지금은 MZ세대도 서로 다르다고 Z세대로 신세대를 부르고 있지만, 저는 소위 X세대의 중반에 태어났습니다. X세대의 특징이 저와 맞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고, 유행을 따라간 것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기성세대들이 당시에 보기에는 뭔가 다른 아이들이었을 겁니다.
이러한 세대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이러저러한 기사들을 보면, 성장 환경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제 부모님은 후진국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저는 아마도 후진국의 끝물이나 중진국에 태어났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세대들은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태어나서 자랐을 겁니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선진국 사람인 거죠. 물질의 풍요, 문화의 발전, 국제정세의 변화, 디지털로의 전환 등 다양한 환경의 변화가 있었기에 다른 생각과 행동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새로운 세대가 만들어진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MZ세대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맞는 말은 아닐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환경의 차이 말고 세대를 구분하는 다른 생각이 좀 있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태도입니다. 무엇이 판단의 근거가 되는가입니다. 경험이 저는 그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따를 것인가, 도전을 선택할 것인가.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세대차이입니다.
경험이 많아지면 우리는 현명해진다고 말합니다. 많은 일들이 경험을 통해 답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경험을 하고도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경험이 많으면 반대로 도전이 줄어들게 됩니다. 아이에게 뜨거운 그릇을 만지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뜨겁다는 것을 모르니 계속 만져보려고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델까 호들갑을 떨지요. 아이는 그러면 어리둥절하거나 오히려 부모의 표정과 말에 겁을 먹습니다. 아이는 뜨겁다는 것을 모르기에 그저 눈앞의 물건에 손이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릇이 뜨겁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일부러 만지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경험입니다.
모든 부모는 아이가 본인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공부도, 운동도, 악기도 모두 잘했으면 하지요. 그래서 때로는 억지로 공부를 시킵니다. 왜냐하면 경험적으로 공부를 잘 한 사람들이 나중에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 조금만 더 열심히 했었다면이라는 후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자신이 힘들게 억지로 했던 것들이 지금은 자산이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순간을 살고 있을 뿐 아직 부모가 했던 경험이 없기에 바로 수긍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도전은 경험과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경험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하는 것입니다. 도전이 실패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결국 경험이 옳았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도전이 없으면 발전도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경험에 의존하면 구세대, 도전을 즐기면 신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오른 것은 경험이 아닌 도전의 결과입니다. 경험만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지식만을 기반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자리에 왔습니다. 이는 우리 선배님들의 도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라떼를 외치시는 우리 부모님, 선배님들의 도전의 결과가 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든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들은 기성세대를 이해한다거나 배운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어느 순간부터 기성세대들은 신세대를 배우고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느끼시나요? 언론에서 회사에서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기사나 프로그램은 진행되지만, 기성세대를 이해하려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추억으로 다뤄지지요. 그 이유는 세대는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도 경험도 중요하지만 도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잘 알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 도전이 경험이 되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세상은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꼰대가 되고 싶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서로를 존중하면 된다고 대답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해를 못 한다고 화를 내기 전에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언제나 신세대에게는 경험이 필요하고, 기성세대에게는 도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경험이 더 중요하거나, 도전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경험은 안정적인 성공과 적당한 실패를 가능하게 합니다. 도전은 놀라운 성공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완벽한 실패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경험과 도전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경험에 머무르지 않고 도전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도전을 하지만 경험에도 비춰보는 것입니다. 참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은 기억하려고 합니다.
세대차이는 자신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기 때문에 시작됩니다. 새로운 세대는 과거에서 출발했지만, 과거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시각과 공간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무조건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간격을 좁혀야 합니다. 경험으로 도전을 덮어서도 안되고 덮을 수도 없습니다. 물론 경험을 무시하고 도전만 해서도 안됩니다. 세대차이는 틀림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로 가는 다름의 과정입니다.
세월은 이길 수 없다고 합니다.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고, 그들의 새로운 사고와 행동 방식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시대의 흐름입니다. 시대를 역행해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강물을 역행해야만 살아남는 것은 연어밖에 없습니다. MZ세대가 기성세대와 다른 것은 그들이 달라서가 아니라, 세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경험은 오늘의 것으로 다시 만들어져야 하고, 새로운 도전에 참고자료가 되어야 합니다. 도전을 막는 경험이나 지식은 이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도전이 미래를 만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