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즐로 복, 구글 커리어스
원문 : Laszlo Bock, head of People Operations, shares how to fix the biggest mistakes on your resume
그간 나는 경력을 쌓으면서, 모든 직종을 도전해봤고, 이력서 수백 장을 제출했었다. 구글에 들어오기 전에는 약 2만 장의 이력서를 검토하는 일을 했었고, 이곳, 구글에 들어온 이후로는 매주마다 무려 5만 장 가까운 이력서를 챙겨보고 있다.
쉽게 말해서, 나는 엄청 많은 이력서를 검토한다는 얘기다.
그 가운데서 몇몇은 정말로 뛰어났고, 몇몇은 평이했으며, 몇몇은 최악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15년 동안 인사 관련 직종에 있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지원자들의 똑같은 실수를 매년 계속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구직 과정에서 크나큰 해를 끼치기 마련이다. 우리 회사로 오고 싶어 하는 지원자들 대다수는 대체로 훌륭한 편이기 때문에 그들이 범하는 실수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서 나는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쟁이 매우 심한 채용시장에서 인사 관련 담당자들은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작은 실수가 하나 보이면, 아무리 지원자가 매우 매력적이라도, 어쩔 수 없이 배제하고야 만다.
첫 번째 서류평가라도 통과하고 싶어 하는 구직자들을 돕기 위해서라도 내가 그간 수많은 이력서들을 토대로 파악한 매우 크나큰 실수 다섯 가지를 여기에 분류하고자 한다.
실수 1 : 오타(typos)이다. 이 실수가 유난히 두드러지지만, 그래도 계속 나타난다. 커리어빌더(CareerBuilder)가 2013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받는 이력서들 가운데 무려 58%에는 오타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 지원하는 회사에 맞게 이력서를 조금씩 수정하는 지원자들은 상대적으로 오타와 같은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들은 지난번에 다른 회사를 위해 썼던 이력서를 가지고 수정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어조만을 바꾸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오타 같은 실수를 계속하는 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동사와 주어가 일치되지 않는 문장을 쓰거나, 몇몇 주요한 사건들을 시간 연대기 순으로 쓰지 못하거나, 시제 일치가 안 되는 부분도 본의 아니게 만드는 셈이다. 오타는 너무나 치명적인 실수다. 기업에 있는 사람들은 오타를 '세부적인 노력의 부족'이라고 받아들인다. 이력서의 수준을 신경 쓰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실수를 어떻게 방지할까?
마지막 줄에서 시작해 첫 줄까지 이력서를 거꾸로, 차근차근 읽어 보라. 정형화된 순서를 뒤집는 것은 별개의 각각 문장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거둔다. 아니면, 당신의 이력서를 면밀하게 읽고 검토해 줄 다른 사람을 옆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수 2 : 길이(length)이다. 지난 나의 직무 경험을 비추어볼 때 가장 좋은 분량은 1장 정도이다. 한 장에 모든 것을 압축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분량이 3장, 4장, 혹은 10장이 넘어가면 인사담당자들은 보통 읽지 않는 편이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은 과거에 "짧은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그럴 만한 시간이 없었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분명하면서도 초점이 잘 맞춰진 이력서는 지원자가 종합적인 능력과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를 판별하는 능력과 더불어서 인사담당자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만을 추려 전달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번 생각해 보자. 이력서의 유일무이한 목적은 면접을 보게 하는 것이다. 이것 하나뿐이다. 이력서는 인사담당자가 지원자에게 "Yes!"라고 외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력서는 당신의 삶 전체를 표현하는 것도 아니다. 이력서는 그저 당신이 다음 단계인 면접에 도달하게 해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면접장에 들어간 이상, 이력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러니까 이력서를 가능하면 줄여라. 너무 길다.
실수 3 : 형식(formatting)이다. 시각 디자이너나 예술가 관련 직무를 구하지 않는 한 당신의 이력서는 읽기 쉽고 꾸밈없어야 한다. 최소한 글자크기라도 10 포인트에 맞춰라. 그리고 최소한 0.5 인치 정도 여백을 둬라. 하얀 종이에 검은 색깔의 글자여야만 한다. 문장이 끝나면 당연히 스페이스 바를 누르고, 세로행 같은 경우는 일직선으로 맞추자. 그리고 매 장 하단에 당신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같은 연락처를 삽입하라. 만일 가능하다면 구글 문서나 MS 워드로 작성하고, 이메일로 첨부해서 송부하라. 또한 프로세서 플랫폼이 다를 경우 형식이 자칫 깨질 수가 있으니 반드시 PDF로 변환해서 송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수 4 : 기밀정보(confidential information)이다. 예전에 나는 전 세계에서 3등 안에 드는 경영 컨설팅 업체에서 이직을 고려하는 지원자로부터 이력서 한 장을 받았다. 그 컨설팅 업체에는 한 가지 불문율이 있었는데, 그 누구도 고객의 정보나 이름을 누설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지원자는 이력서에 이런 구절을 삽입했다. "저는 워싱턴 주 레드먼드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했습니다." 당연히 탈락이다. 여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고유의 충돌 같은 게 존재한다. 기업주는 사업상의 비밀을 노출시키지 않은 채 조용히 유지하려고 하는 반면에 지원자는 그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면서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지를 증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지원자들은 비밀유지서약을 하되 공공연하게 지키지는 않는다. 이건 실수다. 앞서 말했던 그 지원자는 이력서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인사담당자는 워싱턴 주 레드먼드에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점을 단번에 생각한다. 거칠게 통계를 내자면, 그간 받았던 이력서들 가운데 5~10%는 기밀정보를 언급했다. 이런 일화를 토대로, 나만의 고유 정보를 라이벌 기업에 이메일로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지 않는 이상, 기업 임원진은 이런 지원자를 절대로 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욕타임스의 실험도 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 신문의 홈페이지에 당신 이름이 나오지 않으려면 이력서에 기밀정보를 쓰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실수 5 : 거짓말(lies)이다. 이것은 특히 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이력서에 거짓말을 삽입하는 것은 결코, 결코, 그리고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직원들, 심지어 기업 CEO까지 거짓말 때문에 해고를 당한다. 지원자들은 주로 학위(3학점이 남았는데도 학사 학위를 받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가 않는다)와 학점(나는 그동안 자신의 학점을 의도적으로 높게 쓴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봤지만, 의도적으로 낮게 쓴 사람은 단 한 명도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디서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서 (미안하지만, 기업 임원진은 삶의 경험의 일환으로 쌓은 여러 외부활동을 UCLA 대학이나 시턴홀 대학 졸업처럼 여기지 않는다) 거짓말을 한다. 또한 지원자들은 자신이 다른 회사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일을 했었는지를, 얼마나 중요한 팀에 있었는지를, 그리고 얼마나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는지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쳐서 제출한다.
거짓말에 대해서 3가지 커다란 문제점이 발생한다. (1) 거짓말을 하는 지원자들은 들통이 쉽게 나기 마련이다. 인터넷, 평판 조회(reference check), 그리고 전직에서 지원자와 함께 일을 했었던 동료의 평가가 당신의 정체나 거짓말을 폭로시키기 때문이다. (2) 한번 거짓말을 하면 끝까지 거짓말을 유지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입사할 때 운이 좋게 거짓말을 해서 좋은 결과를 거두었지만 그로부터 약 15년 후쯤에 임원진이 되려고 할 때, 그 거짓말이 탄로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바로 해고다. 그러면 다른 직장 가서 경력직으로 일을 하려고 면접을 다시 봐야 할 텐데, 왜 갑자기 쫓겨났는지를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얘기를 할 건가? (3) 우리의 엄마들은 우리에게 정직의 중요성을 가르치셨다. 그것도 진지하게 말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거짓말을 한 당신의 입사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력서에 거짓말을 절대로 쓰지 마라. HR 관련 부서의 직원들은 언제나 최고의 사람들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끝에 가서는, 그들 대다수가 부적격 인물이라고 판단 내린다.
그러나 좋은 소식이 한 가지가 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보내는 이력서에는 앞서 말한 실수들 가운데서 하나 정도는 꼭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이력서에 실수를 하지 않는 것만이라도 당신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이목을 집중받을 여지가 높다. 명심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