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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Jul 01. 2016

"구글에 어떻게 입사하셨나요?"

히로시 락하이머, 2016년 4월 25일, 구글 커리어스

원문 : Hiroshi Lockheimer answers the question, "How did you get there?"


이 질문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들려주는 답을 나는 호기심을 품은 채 듣는다. 특히 내 동료들을 살피면서, 그들의 이야기나 자질에 언제나 경외심을 갖는 편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쌓았던 업적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뿐이다. 재미와 창의력, 그리고 독립적인 요소를 갖춘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독특한 유치원을 설계한 일본인 건축가의 최신 TED 강연 영상을 보면서도 그와 유사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지금 이 글을 가수 시아(Sia)의 음악을 들으면서 쓰고 있는데, 당신이 어떤 장르를 좋아하든지 간에, 그녀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살려서 노래를 부르는 사실을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에 들어서 나는 우리 주변에 모든 사람들이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도심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굽는 요리사부터 건설현장에서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노동 인부까지, 그 수는 대단히 많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항상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어떻게 그들은 이런 일을 하게 되었을까?"


구글에 입사한 지 10년이 되는 축하자리에서 내 동료는 나에게 그것과 매우 비슷한 질문을 물은 바 있었다. "어떻게 이 회사에 들어오시게 되셨나요?"


구글로 입사하는 과정은 그리 평범하지 않았다. 일단 나에게는 학위 같은 게 없었다. 인터넷 발전과 아무런 연관도 없었고, 맵리듀스(MapReduce) 과정도 개척하지 않았으며, 고백하자면, 텐서플로(TensorFlow) 오픈소소 라이브러리도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지금은 이것이 어떤 마법처럼 작동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무엇인가 구축되어 가는 과정에 남다른 호기심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과거 내가 구축한 레고 도시(Lego city)의 총괄기획자로 일한 아주 재미난 추억이 있다. 실제로 나는 10대 후반이었을 때 꿈을 건축설계사로 결정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기술의 마법적 구현에 대해서도 흥미를 지녔던 것 같다. 마그넷은 어떻게 테이프로 하여금 소리를 내게 할 수가 있었을까? 또한 그 마그넷은 사람의 컴퓨터에서 어떻게 정보를 저장할 수가 있었을까? 도대체 그것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마법이 아니었을까?>


나만의 호기심은 컴퓨터와 관련되어서 최대치로 증폭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 부모님께서 쓰시던 맥 컴퓨터에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구동하기로 결정할 때까지 나의 호기심 충만한 경향은 끊임없이 지속되었다. 그래서 나는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 가운데서 파스칼(Pascal) 책을 한 권 구입했고, "파스칼을 생각해라(Think Pascal)"이라는 책의 복사본을 구했다. 소프트웨어인 시스템 6(System 6)을 가지고 저만의 첫 번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던 순간이 지금까지고 기억이 난다. 그저 간단한 시계였지만 말이다. 마법을 천천히 해체하는 과정이 정말로 매혹적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반복제어문을 입력하고, 저 부분에서는 'IF-Then 연산'을 구축했다. 그러면서 나는 시간을 스크린에 띠우는 대화식 창까지 설계를 도맡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창은 과연 어디서부터 나온 것일까? 스크린에 나오는 숫자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이런 현상의 궁극적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좀 더 깊게 들여다보기로 결정했다. 결국 나는 운영체제의 세계로 진입했다.


운이 좋게도, 그즈음에 캘리포니아 주 멘로 파크에 위치한 조그마한 스타트업이 펑키(funky)한 운영체제 프로그램인 비오스(BeOS)를 더욱 펑키한 컴퓨터인 비박스(BeBox)와 함께 내놓았다는 사실을 나는 전해 들었다. 나는 단번에 그 제품들을 주문했다. 일본으로부터 3달이나 걸려 도착한 물건처럼,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하지만 나는 기다렸다. 나는 매일 밤마다 API 문서나 샅샅이 살펴보며 시간을 보냈을 뿐이었다.


마침내 먼로파크의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제품이 우리 집으로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한 나는 곧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야심이 많은 운영체제 개발자나, 혹은 이 제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에게 비오스 체계는 크나큰 기회나 다름없었다. 이것을 다룬 나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따로따로 한 번씩 글자 폰트와 크기, 그리고 색깔을 지정해주는 과정을 개선해서 보다 많은 기능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시계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발 과정에서 나는 수많은 호기심을 느꼈다. "텍스트 엔진을 어떻게 만들까?"


개발에 성공한 나는 텍스트 엔진을 오픈소스로 바꾸어놓았다. 그러고 나서 나는 한 명의 인사책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몇 달 동안 수차례 전화 인터뷰를 가진 후, 나는 도쿄의 나리타 공항에서 백팩을 메고 더플 백을 짊어지며 샌프란시스코 행 편도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게 되었다. 멘로 파크에 위치한 스타트업 '비(Be)'에서 정직원으로 뽑혔기 때문이었다.


최종면접 때의 여러 순간들은 지금까지도 내 마음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다. 당시 나는 CEO인 장 루이 가시(Jean-Louis Gassee)를 만났는데, 우리는 일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고, 일본 특유의 문화가 소프트웨어 창업 정신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가지고도 대화를 했다. 그러면서 가시는 갑자기 입안을 청결하게 하더니, 일어서서 자신의 사무실 밖으로 나를 배웅해주었다. 전화통화를 했던 인사책임자가 나와 가시를 환영해주었다. 가시는 그녀를 쳐다보면서 "협조에 따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게 끝이었다.


나는 그때 마음속으로 "무엇을 협조한다는 말이지?"라고 스스로 물었다. 물론 이 회사의 CEO인 장 루이 가시만의 고유한 채용 방법일 수도 있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의 언행은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것을, 특히 내가 추후에 모든 의사결정에 관여한다는 점을 의미했던 것 같다.


마치 영화 [스타트랙 4-귀환의 항로]에서 커크(kirk)가 바닷속 고래를 구하고자 20세기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과 비슷한 감상을 느꼈다. 한쪽 길이 사라지면, 다시 새로운 길이 사람들 앞에 펼쳐지는 광경과 비슷했다. 나는 훗날에 게으르지만 멋있는 인물인 앤디 루빈(Andy Rubin)을 만나서, 그의 회사인 데인저(Danger)에서 일을 했을 때도, 아니면 대니 셰이더(Danny Shader)가 창립한 굿 테크놀로지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에도, 혹은 새로운 구글 보스인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에게 처음으로 말을 건넸을 때에도 그런 양상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어떻게 구글에 입사했냐고 묻는다면, 이런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호기심은 모든 것에 힘을 준다. 공부는 일정 시점에서 마무리하면 안 된다. <예를 들면 대학 졸업식 같은 시점 말이다> 기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은 공부하는 법을 효율적으로 배울 수가 있다. 여기서 추론 한 가지가 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어떤 것을 리드하거나 전문가로 태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자라면서 계속 성장하고 부단히 노력을 한다면 그 누구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서 현재 커크가 처한 상황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번 열정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다른 추론 하나. 새로운 길에 보다 열린 자세를 갖추면서도 엄격한 장기 플랜을 세우지는 말자. 


나는 스스로 나 자신을 필사적으로 매우 독립적인 주체로 여겼다. 영화 [스타트랙 4]의 커크 제독과 같은 상황은 다른 수많은 요소들로부터 좌지우지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을 두루 만났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 나는 이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목표는 내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커크와 비슷한 상황에 마주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부터 나의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까지 그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 내가 관여하는 구글의 여러 상품과 서비스는 매일 수백만명의 사람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엄청난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 매일 아침 나는 어떤 것이 또 가능할까, 라는 생각에 흥분되기도 하고, 이것은 내가 10대처럼 매우 젊은 감각을 지닐 수 있게 도와준다. 마법과 같은 상품을 설계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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