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st in Translation Aug 08. 2016

에어비엔비의 문화, 그리고 팀 구성

 브라이언 체스키 & 알프레드 린, 2014년 10월 24일, 스탠퍼드


원문 : How to Start a Startup - Lecture 10 : Culture


[11분 30초부터]


브라이언 체스키 :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기는 조용하네요. [웃음] 아, 이제 나아졌네요. 절벽에 홀로 서 있다는 느낌이 줄어들었어요. 사람들이 가득한 방 안에서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상황만큼 싫은 것도 없지만, 이제 좀 편안해진 느낌이네요.


알프레드 린 : 저는 5~10분 동안 그렇게 했는데요.


브라이언 체스키 : 맞아요. 


[웃음]


알프레드 린 : 당신은 좀 더 그것을 길게 느낄 거예요. 


브라이언 체스키 : 그렇겠네요.


알프레드 린 : 그나저나 브라이언, 조직문화라는 것이 에어비엔비(Airbnb)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된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게 되었는지 알게 된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주실 수 있으세요?


브라이언 체스키 : 저희가 알게 된 사실은요, 잠깐만요, 지금 이 자리에서 에어비엔비 창업 관련된 모든 일화를 말씀드리지는 않을게요. 여기에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부분적으로 알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좀 축약해서 옛날이야기를 언급하자면, 원래 에어비엔비는 처음에 저희가 창업하려고 했던 회사가 아니었습니다(Airbnb wasn't meant to be the company we were trying to start). 당시 저는 일을 막 끝낸 상태였고 LA에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샌프란시스코에 갔다가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학교 시절 친구였던 조 게비아(Joe Gebbia)와 함께 거기서 쭉 살게 되었죠. 그때 제 통장에는 1,000 달러 정도 현금이 예치되어 있었고, 우리가 거주한 한 달짜리 집세는 1,500 달러였습니다. 주말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디자인 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주변 호텔들이 다 예약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박람회 참석자들을 위해서 숙식(침대+아침식사)을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침대가 없었지만, 그래도 조에게는 에어침대가 무려 3개나 있었거든요. 옷장에서 꺼낸 에어침대를 보면서 저희는 그것을 "에어침대 그리고 아침식사(the Air Bed and Breakfeast)"라고 불렀답니다. 에어비엔비는 이렇게 태동되었죠.


이런 일화를 저는 수도 없이 많이 들려줬을 겁니다. 아마도 10,000번이 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이 에피소드는 제가 다시 한 번 얘기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답니다. 학창 시절에, 대학을 입학하려고 할 때, 당시 부모님은 사회복지사이셨는데, 그들은 제가 예술대학에 진학할 거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하셨고, 졸업을 하더라도 썩 괜찮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셨죠. 지금도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염려를 할 거예요. 어느 날, 어머니께서 저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라."라고 약속을 종용하셨는데, 저는 결국 에어비엔비라는 회사를 창업했네요. 부모님께서는 자식이 취업도 못하고, 의료보험을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안타까워하셨죠.


제가 이런 에피소드를 여러분들께 얘기하는 이유가 한 가지 있어요. 에어비엔비는 엄청나게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기대하면서 시작한 사업이 아니었거든요. 그저 월세를 내줄 수 있는 수익을 기대했었고, 또 다른 커다란 사업을 만들기까지 잠시 여유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 모델은 결국 커다란 사업 아이디어로 발전했습니다. 여기서 첨언을 하자면, 여러분들은 위대한 팀과 회사를 구성해야 합니다. 사업 초기에 3명의 공동창업자들이 있었어요. 조(Joe), 네이트(Nate), 그리고 저였어요. 에어비엔비가 크나큰 성공을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제가 정말로 운이 좋았기 때문이죠. 에어비엔비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한 것도, 우리가 팀으로 많은 성공을 거둔 것도 제가 운이 좋아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제가 행운을 지녔다는 점은 같이 사업을 하고픈 두 명의 훌륭한 동료들을 만났다는 것이었습니다.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영민하고 다재다능한 두 명 말이에요. 제가 보기에 이것은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인 것 같아요. 내가 두려움, 혹은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과 팀을 만드는 것입니다. 동료들과 계속 협업하려면 내가 보다 나은 수준의 게임을 진행해야겠다는 의무감을 느끼게 만들죠.


사업 초기에 일을 할 때면 우리 세 명은 마치 가족처럼 지내곤 했어요. 아마 2008년도였을 거예요. 창업자들은 부모와 같고, 스타트업은 마치 자녀와 같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은 부모의 관계로부터 촉발된 행동에 언제나 엄청난 영향을 받아요. 만약에 부모가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않고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솔직히 말해서, 자식들은 아마도 나중에 좆될 겁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결과를 원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속한 문화가 정말로 끝내주기를 바랄 테고요. 이런 이유 때문에 저희 창업자들은 사업 시작할 때부터 완전히 가족처럼 지냈어요. 하루에 18시간씩 같이 일을 하면서 일주일 내내 붙어 다녔죠.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에 있었을 때 기억나는 일화는, 우리 모두가 함께 밥을 먹고, 헬스장에 가서 운동도 함께 했다는 점입니다. 군대 내무반과 비슷한 양상이었죠. 사실, 엄밀히 말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겠지만, 마치 우리가 비밀작전을 수행한다는 느낌과 유사했어요. 특수부대에서 수행하는 작전 같은 것 말이죠.


우리 세 명은 책임감 있는 자세로 일을 한다는 것에 크나큰 공감을 자아냈고, 이는 곧바로 에어비엔비의 문화적 DNA로 탈바꿈되었죠. 그러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단계를 거치면 제품을 그 수준에 도달시켜야 하는데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발달시켜야 한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시장에 잘 들어맞는지를 궁금해합니다. 이런 생각을 할 단계에 봉착했다면, 그다음 단계로는 회사를 직접 창업하는 것이에요. 일 훌륭한 회사를 만들지 못할 시 당신의 아이디어나 제품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별로 상관없습니다. 왜냐하면 제품의 지속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증거가 나온 셈이거든요. 이런 이유로 저희는 미래를 매우 길게 내다보면서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원하지 않는 상황은 바로 이거예요. 여러분이 창업한 회사를 여러분의 자식이라고 예를 든다면, 부모는 대체로 자식들이 자기보다 훨씬 오래 살기를 바라는데요, 여러분이 여러분의 자식보다 오래 사는 것이 일종의 비극인 것처럼, 회사가 여러분보다 먼저, 빨리 사라지는 것은 비극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냥 옆에서 흥망성쇠를 지켜 바라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죠.


우리는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을 찾기 시작했어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었던 대기업들은 고유하면서도 확실한 사명을 지니고 있었죠. 조직원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명확했고, 자신들만의 일을 진행하는 방식을 남들과 비교되는 차이점으로 내세웠어요. 회사 직원이 저희 세 명밖에 없었을 때 더욱 많은 기업들을 살펴보기로 했죠. 저는 애플에 주목했고, 특히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열정이 충만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는 제품이 변할지언정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대외적으로 말했죠. 우리는 애플 말고도 나이키, 아마존도 공부했습니다. 여러 유명 기업의 초창기 시절을 학습한 셈이었죠. 이러한 예시들은 비단 기업 내 조직뿐만 아니라 강력한 핵심 가치를 운용하는 국가들에서도 적용이 가능했답니다. 그런 국가들일수록 더욱 오래 갈 거라고 보고요. 목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희들은 그에 상응한 문화도 설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서 당신을 만나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였고요. 왜냐하면 저희는 그때 세쿼이아(Sequoia)에서 투자를 받았는데, 당신이 자포스(Zappos)에서 세쿼이아로 막 합류한 상태였고, 자포스 특유의 문화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저희는 라스베이거스로 달려가서 토니(Tony, 자포스 창업자인 토니 셰이)를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알프레드 린 : 그래서 무엇을 배웠습니까?


브라이언 체스키 : 음, 당신네들은 정말로 장난이 아니었어요. 저희들이 배운 것은 문화란 당사자들의 일을 하는 고유한 방식이라는 것과 더불어 두 가지로 나눠서 얘기 가능하다는 점이었어요. 첫 번째는 행동입니다. 물론 이것은 아마 50년이 지난 후에 바뀔지도 모르겠고, 또 어떤 의식이나 행동은 변화를 겪을 테고, 각기 다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야 해요. 여러분을 여러분답게 만드는 어떤 원칙들이나 몇몇 아이디어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성실함이나 정직함 같은 것은 제가 말씀드리는 게 아니에요. 이런 가치는 모든 사람들이 지녀야 하고요. 하지만 당신에게는 3~6가지의 고유한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대비되는 핵심 가치 말이죠. 당신 인생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세요. 그러면 어떤 가치들을 떠올릴 겁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당신은 특별히 어떤 것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의 고유한 가치 3~4가지를 얘기하고 싶다면 무엇을 언급하고 싶나요? 직원수가 100명에 다다르자 자포스는 이런 가치를 9가지로 명시했습니다. 근데 9가지가 맞나요? 10가지 군요. 토니로부터 배운 점 한 가지는 직원 수가 100명이 넘기 전에 회사 고유의 핵심가치를 미리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나중에 샘 앨트먼(Sam Altman)이 언급하기를, 직원을 채용하기 앞서서 회사의 여러 핵심가치를 고민하고 정의한 곳은 에어비엔비가 유일했습니다.


알프레드 린 : 창업하고 나서 첫 번째 직원을 채용하기까지 얼마나 걸렸죠?


브라이언 체스키 : 저희가 첫 번째로 고용한 직원은 엔지니어였고요. 아마 5개월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수천 명의 지원자들을 서류로 검토했고, 그 가운데서 수백 명을 선발해서 면접을 했었죠.


알프레드 린 : 그분을 고용할 때, 그때 핵심가치를 서류화로 완성했나요? 첫째 날, 아니면 둘째 날? 셋째 날?


브라이언 체스키 : 와이콤비네이터에 2009년 1월까지 있었으니까, 아마도 그때 서류화를 진행했던 것 같아요. 그 후 약 6~7개월 동안 이 작업을 계속 진행했고요. 와이콤비네이터를 졸업했을 때가 그해 4월이었고, 외부에서 첫 번째 직원을 채용한 게 7월이었으니까, 에어비엔비의 핵심가치를 정하고 글로 표현하기까지 무려 6개월이 걸린 셈이네요. 아, 그리고 첫 번째 엔지니어 채용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바깥에서 첫 번째 엔지니어를 저희 조직으로 데리고 온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어떤 DNA 칩을 회사에 이식시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에요. 만일 저희 채용이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다면, 그 첫 번째 엔지니어와 비슷한 사람 1000명과 조직 내에서 같이 일해야 하거든요. 이것은 에어비엔비 사용자들을 위해서 3가지 기능을 추가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예요.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따져보며 직원을 채용해야만 했습니다. 나중에 첫 번째 엔지니어와 비슷한 사람 수천 명이 회사에 있다면, 그때도 나는 계속 이들과 일을 하고 싶은가를 두고 고민을 했었습니다. 물론 혹자는 다양성을 주장할 겁니다. 배경, 학력, 나이 등에 대해서 다양성을 강조할 수도 있어요. 다만, 회사 고유의 핵심가치의 다양성은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구성원들의 공통된 믿음은 반드시 똑같아야 하거든요. 이것은 절대로 다양화되어서는 안 됩니다.


알프레드 린 : 그렇다면 에어비엔비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요?


브라이언 체스키 : 핵심가치는 6가지인데, 여기서는 3가지만 우선 말씀드릴게요. 저희의 첫 번째 가치는 '사명을 옹호하라(champion in mission)'이에요. 저희의 사명을 수호하는 사람들을 채용한다는 의미입니다. 회사 평가금액이 엄청 높아서, 사무실 인테리어 디자인이 멋있어서, 일자리가 필요해서, 아니면 요새 인기 많은 회사라서 여기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채용하지 않았어요. 절대로 변치 않는 것 하나를 위해서 함께 일할 동료들을 원할 뿐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희의 사명이고요. 사명에 대해서 짧은 일화 하나를 말씀드릴게요. 사람들 대다수는 에어비엔비를 전 세계를 돌아다닐 때 방이나 집을 예약하기 위한 서비스로 여기는데요, 물론 이것은 우리가 내세우는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인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왜 그런지를 알려드릴게요. 어떤 이야기를 언급하겠습니다.


2012년쯤에 저는 세바스챤(Sebastian)이라는 에어비엔비 호스트를 만났습니다. 신규 이용자들이 생기면 저희는 그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사례가 많아요. 세바스찬은 50대 중반 남성으로서 런던 북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어요. 그가 저를 보면서 "브라이언, 당신네들이 에어비엔비 웹사이트에 쓰지 않은 단어가 하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그것이 뭔가요?" 그러자 그는 "'우정(friendship)'이라는 단어예요. 우정과 관련된 이야기를 언급해도 될까요?"라면서 그는 자신의 일화를 얘기해주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6개월 전에 런던에서 폭동이 벌어졌고, 정말로 무서운 순간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다음 날에 엄마자 저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더군요." 세바스찬은 엄마에게 "저는 괜찮아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의 엄마가 "집은 괜찮니?"라고 묻자, 그는 "괜찮아요."라고 대답했고요. 이런 얘기를 하면서 세바스찬은 저에게 아주 중요한 언급을 했습니다. "정말로 흥미로운 일화가 있어요. 폭동이 벌어지고 난 다음 엄마로부터 안부 전화가 오기까지 꼬박 24시간이 걸렸거든요. 그런데 그 사이에 저희 집에서 에어비엔비로 통해 묵었던 사람 7명이 저에게 괜찮은지를 묻는 전화를 걸었던 거예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7명이나 되는 손님들이 저희 엄마보다 훨씬 빨리 전화를 걸었다니까요."


지금 보니까 세바스찬 집을 이용했던 사람들보다 그의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준 일화처럼 보이네요. [웃음]여하튼, 올해 여름, 특히 성수기일 때 무려 425,000명이 에어비엔비를 통해서 타인의 집, 혹은 방을 예약했습니다. 이들 모두는 북한, 시리아, 쿠바, 이란을 제외한 지구촌 모든 국가인 190여 개국에서 온 평범한 사람들이었고요. 앞서 언급한 일화나 이런 통계 수치를 듣게 되면, 저희의 핵심은 그저 방을 예약하면서 해외를 돌아다니는 것 이상일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전 세계 사람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들인 지구촌 곳곳에 가더라도 연결되었다는 소속감을 계속 지니도록 만들고 있어요. 앞으로 5년, 20년 후에 저희가 계속 방이나 집을 대여할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소속감을 부여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자부하고 싶어요. 이것은 지속 가능한 아이디어이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을 토대로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점 한 가지는, 사람을 채용할 때는 확실히 정리해야 할 요점이 있는데, 어떤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면,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수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회사 사명을 삶에 적용시키면서 그것을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가 있게 되죠. 에어비엔비 사명을 믿는지, 이것과 관련된 당신만의 일화가 있는지,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있는지, 그리고 서비스를 충분히 신뢰하는지를 묻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면접 질문에 속합니다. 저희는 지원자에게 좀 더 직설적인 질문을 던질 때도 있는데요, 여기 앉아 있는 샘 앨트먼이 과거에 알려주었던 질문, "1년만 더 살 수 있다면 이 일을 하고 싶은가?"라는 것도 있었어요. 회사 초창기에 면접자 3천 명에게 이것을 물어봤습니다. 정말로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었다니까요. 1년 관련된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가족과 그다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아서 기준을 1년에서 10년으로 바꾸었습니다만. 10년이라고 주어진다면 그 시간 동안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마음껏 제대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떤 일을 꼭 해야 한다고 마음먹기에 10년이라는 시간은 매우 충분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원자가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고, 그 일이 여기 에어비엔비에 속하는지를 한번 제대로 검토해보라고 말씀드렸죠. 만약 지원자가 여행을 가고 싶거나,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며 창업을 생각한다면, 그것이 정답일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에어비엔비에 지원하지 말고, 당신의 생각에 따라 맞게 행동하라고 요청했습니다.


벽돌로 집을 짓는 두 남자와 관련된 속담이 있어요. 어떤 사람이 다가가서 벽돌을 만지는 남자에게 무엇을 하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그 남자는 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남자에게 다가가서 무엇을 하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남자는 대성당을 만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 바로 직장(일자리)과 소명의식 간에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에요. 저희는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아닌, 소명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에어비엔비 첫 번째 핵심가치인 '사명을 수호하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얘기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쓰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하나만 더 말씀드릴게요. 두 번째 핵심가치는 '절약(being a frugal)'인데요, 이것에 대해서도 일화 하나를 끄집어 볼게요. 그나저나, 모든 창업 이야기들은 결국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한테 전해지기 마련인데요, 특히 어린 청년들 말이죠. 나중에 그들이 성장하고 나면 자신의 삶에 적용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마크 앤더리슨(Marc Andreessen)이 일찍이 언급했듯이, 에어비엔비 모델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투자 받을 초창기에는 최악의 모델로 손꼽혔다고 해요. 당시에 아이디어를 들은 사람들이 저희를 겨냥해 미쳤다고 얘기한 것도 기억이 나요. 에어비엔비의 수익 모델과 사업 관련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말할 때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 폴 그레이엄(Paul Graham)에게 저희는 이 에어비엔비 모델을 가지고 사업을 확장시키려고 한다는 내용의 얘기를 전하자, 그는 사람들이 정말로 이것을 돈 주고 할지 궁금해하더군요. 제가 그렇다고 답을 하자, 그레이엄은 걔네들은 정말로 미친 것 같다고 말을 했어요. 그레이엄과 대화를 나누면서 저는 이번 인터뷰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직감했고, 그가 우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초기 단계에 투자를 어떻게 받을지 창업자들 간에 토론을 많이 했었고요. 그때 와이콤비네이터의 파트너였던 마이클 세이블(Michael Seibel)을 소개받았습니다. 세이블은 저와 조를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투자자 15명을 연결시켜주었죠. 그들 대다수는 저희의 계획과 모델을 알고 나서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고작 150만 달러에 에어비엔비 지분 10%를 소유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들은 한결같이 "투자 안 합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들은 저희가 미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타인의 집에 묵을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오히려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신용카드를 만들어서 회사 창업 자금으로 사용했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가운데서 아이들이 야구선수 카드를 모으기 위해 사용하는 바인더 같은 것을 아시나요? 우리는 여러 신용카드들을 그 바인더에 모아서 보관했답니다. 보관할 장소를 찾기 위한 임시변통 성격이 강했죠. 당시에 우리에게는 많은 종류의 신용카드가 있었고, 엄청난 빚에 신음 거리고 있었어요. 하지만 2008년 가을이 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가 연달아 열리자 저희는 숙소를 그나마 제공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희 모델을 미친 아이디어라고 평가 내렸던 것이었죠. 우리가 창업한 후 약 1년 동안 매일 100명의 네티즌들이 에어비엔비 웹사이트를 접속했고, 2명만이 타인의 집을 예약했습니다. 정말로 좋지 않은 나날들이었어요. 제가 가수라고 예를 든다면, 노래를 발매했는데 1년 후에 보니까 하루에 고작 3명만이 스트리밍으로 듣는 것과 똑같은 수치였어요. 제가 부른 노래는 그렇게 유명해지지 않았던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조, 그리고 네이트는 동일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저희는 확실히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에어비엔비 아이디어를 계속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루는 저희가 에어베드에서 아침 식사를 하다가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자들을 위한 숙소를 웹사이트 통해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 참석자들을 위한 아침식사 시리얼을 만들면 어떨까요? 오바마를 주제로 한 시리얼을 떠올렸습니다. 이름을 '오바마 오즈(Obama-O's)'라 붙였고 변화의 아침식사라는 의미를 새겼습니다.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자들을 위해서 존 매케인을 주제로 한 시리얼도 생각했고, 그가 해군에서 대령으로 활약한 이력을 발견해서, '캡틴 매케인(Captain-McCain's)'이라고 명명한 다음 개성이 강한 개척자 같은 맛을 내도록 설계했습니다. 저희에게는 충분한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식품 제조회사인 제네랄 밀스(General Mills)에게 연락을 계속했고, 그 회사 측은 연락을 그만두지 않으면 접근금지명령을 요청해서 저희의 작업을 중단시키겠다고 엄포를 내렸어요. 다른 아이디어를 짜냈습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의 동문을 수소문해서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연락을 취하고 나서야 저희는 수천 박스의 시리얼 계약을 맺을 수 있었어요. 보도자료를 만들어 각 지역 방송국에게 보내니까, 일주일도 채 안 돼서 전국적인 방송에 저희 시리얼이 나왔습니다. 시리얼을 팔면서 4만 달러를 수익으로 거두었고요.


2008년에 저희는 에어비엔비 웹사이트를 통해 5천 달러를 벌었지만 시리얼 판매로 4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어머니가 그때 저에게 해주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이 나요. "너 지금은 시리얼 판매 회사를 만든 거냐?" [웃음] 하지만 이것은 저에게 그다지 나쁜 질문이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사실이잖아요. [웃음] 제가 이런 일화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리는 이유는, 저희의 두 번째 핵심가치가 '시리얼 창업가(cereal entreprenuer)'이기 때문이에요. 썰렁한 농담 해서 미안해요. [웃음] (시리얼의 cereal과 연쇄를 뜻하는 serial 발음이 매우 유사하다) 그런데 진짜로 연쇄 창업가가 되셔야 해요. 제가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는,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도출될 여지가 높다는 점입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여러 아이디어를 통해서 800만 달러를 쉽게 투자 받는다면, 단편적인 주변 환경들은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거예요. 만약 5만 달러 짜리 계약서에 서명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상황은 매우 달라집니다. 이것도 필요하고요, 저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라고 얘기를 아주 쉽게 합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창의적이지도 못하고, 절약할 것도 절약하지 못하고, 무엇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고 말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시리얼 한 통을 주거나, '오바마 오즈' 같은 작은 아이디어를 언급하면서 매우 소소하고 단편적인 부분에서 일을 시작하거나 미세한 것부터 절약해나가는 마음가짐을 지니라고 조언을 하는 편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여러분의 창업 DNA가 훗날 핵심가치로, 그리고 주요 원칙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것을 진심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굳이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여러분 모두가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매일 신경 쓰지 말고요, 이 자리에 여러분이 있다는 점만 명심하세요. 여러분 모두는 창의적이고, 기업가적 정신을 지녀야 하면서, 단편적인 부분을 꼭 챙겨야 합니다. 우리가 그간 배웠던 중요 가치 가운데 포함되기 때문이에요.


알프레드 린 : 좋아요. 청중으로부터 질문을 받기 전에 제가 짤막히 몇 가지 소소한 질문을 여쭤보도록 할게요.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은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사고가 강하다고 합니다. 컴퓨터공학과 수업의 일환으로 이 자리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아마도 좌뇌에 유달리 발달한 학생들이 있을 거예요. 우뇌가 발달한, 이른바 감성적인 이야기가 지금까지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요. 여하튼, 당신만의 고유하고 튼튼한 문화가 매우 힘들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어떤 도움을 줬는지 궁금해요.


브라이언 체스키 : 문화를 가지는 것에 대해서, 아니, 문화에 대해서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좀처럼 문화에 대하여 말하지 않는 편이에요. 자, 첫 번째 요소는 바로 그겁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문화가 무엇인지를 얘기하지 않아요. 어느 누구도 문화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강력한 문화가 조직에서 필요하다는 점도 내뱉지 않아요. 시장을 뒤흔든 기술이나 위대한 제품, 주목할 만한 성장이나 적극적인 수용에 대한 언급이나 기사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문화와 관련된 기사는 찾아보기가 힘들어요. 왜냐하면 문화라는 것은 굉장히 추상적인 것에 속하기 때문이죠. 이것이 바로 첫 번째 문제점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문화를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수량으로 측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철저히 무시당합니다. 세 번째이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짧은 시간 안에 어떠한 보상도 제공되지 못한다는 사실이에요. 만약 여러분들께서 회사를 창업해서 1년 안으로 누군가에게 팔려고 한다면,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문화에 대해서는 좇도 신경 쓰지 말라는 거예요. 직원들이나 빨리 채용하라는 겁니다. 문화를 중요시한다면 채용 기간은 그만큼 늘어날 테고요, 회사 관련해서 당신의 의사결정은 매우 신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초창기 때는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회사에 대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우선 정립해야 할 것은 당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독특한지를, 그리고 그에 따라서 당신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자세를 믿는 사람들을 채용해야만 합니다. 즉, 사람을 채용하고, 아니면 반대로 해고를 할 때 그 기준은 당신만의 고유한 가치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해요. 채용과정이 길어지고, 우리가 계속 반복해서 심사를 보는 까닭은 지원자들이 매우 뛰어난지를 판별하는 동시에 우리 회사의 문화에 적합한 인물인지를 확인해서 그렇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다음에 제가 추가적으로 언급하는 질문 하나는, 당신이 만약 면접자라면, 전 세계에서 누군가를 채용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면, 당신은 그저 건너편에 앉아 있는 지원자를 데리고 갈 건지를 물어봅니다. 모든 사람들은 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모집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당신의 가치와 회사의 잠재력을 발전시켜야겠지요. 이와 더불어서 저희는 '핵심 가치 면접자'라는 직책을 따로 둡니다.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면 그 분야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면접을 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지원자나 면접자가 어떤 고정관념에 휩싸여 평이한 질문을 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능력과 배경에 대해서만 토론하지 않도록 유도하게 합니다. 핵심 가치 면접자들은 핵심 가치만을 가지고 질문을 던집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가치를 발판으로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는 능력이 매우 출중한 지원자들이 가치와 맞지 않아서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하지 못할 거라고 판단 내린 적이 많았고, 그들을 확신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강조한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어요.


우리가 내렸던 힘든 결정 또 다른 예를 알려드릴게요. 2011년 중반에 저희는 미국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샘월 형제(Samwer Brothers)로부터 투자 받은 일련의 사람들이 에어비엔비를 그대로 베낀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혹시 샘월 형제라고 얘기를 들은 적이 있으신지요? 이들은 잘 나가는 신생 스타트업 기술과 서비스를 복사합니다. 최근에는 상장도 되었더라고요. 미국 웹사이트를 겨냥하고, 디자인부터 제품 및 서비스 까지 똑같이 한 다음에 구매자가 나타나면 곧바로 파는 형식으로 수익을 거둡니다. 이것은 상대방 머리에 총부리를 겨누는 것과 똑같은 형태입니다. 당시 세계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둔 그루폰(Groupon)도 이렇게 당했다고 하더군요. 어느 날, 그들은 그루폰을 카피하는 것을 중지하고, 저희를 카피하기 시작했습니다. 40명 직원 규모의 7,000,000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었던 에어비엔비를 그대로 복사해서 직원수가 400여 명짜리 회사를 곧바로 만들어냈습니다. 그런 다음에 저희에게 그 회사를 인수할 것을 요구했어요. 그렇게 하지 않을 시에는 에어비엔비를 완전하게 무너뜨리려고 한 것 같고요.


당시 에어비엔비의 최대 난관은 글로벌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죠. 우리는 전 세계에 지부 같은 것을 둘 염두가 없었거든요. 유럽 숙소 서비스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마치 이메일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과 똑같았어요. 이메일 기능이 없으면 사람들이 그 폰을 쓰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문제에 봉착하고야 말았습니다. 대화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죠. 저희를 그대로 베낀 기업을 인수해야 하는 실용적인 선택에 직면했습니다. 실용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구매를 해야 했었죠. 왜냐하면 글로벌이라는 개념을 잃어버릴 리스크에 직면해서는 안 되니까요. 그 기업을 구입하면 저희는 보다 글로벌하게 성장할 여지가 높았습니다만, 결국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저는 그 기업의 문화를 싫어했습니다. 그리고 일면식도 전혀 없는 직원 400명을 채용하기도 싫었죠. 저희는 문화를 널리 퍼뜨리려는 전도사들과 비슷했고, 그들은 그저 상인들에 불과했다고 봐요. 그들은 신념이나 가치가 아닌, 오직 큰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에 지나지 않았거든요.


당시 저는 전쟁이 벌어지면 전도사들이 상인들보다 더욱 끈질기게 버텨낼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한 무조건적으로 잘 나가는 스타트업을 베끼는 기업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수는 그 기업이 아주 오랫동안 운영되게 만드는 겁니다. 아이가 태어났으니까 양육까지 도맡아서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우리는 최종적으로 구매 의사를 철회했지만 그 순간까지도 논란이 많이 있었습니다. 제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 복제 기업을 인수해야 한다고 얘기했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그 결정은 유효하다고 봅니다.


알프레드 린 : 지금 유럽에서 걷어들이는 수익은 총 몇 퍼센트인가요?


브라이언 체스키 : 아마 50% 이상인 걸로 압니다.


알프레드 린 : 그때 내린 결정이 주효했네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을 해 줄 분 있으신가요? 물론 제가 계속 질문을 할 수도 있지만, 아무도 없나요? 자포스에 있었던 시절에 저희가 발표했던 성명 가운데 하나는 문화와 브랜드가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이었어요. 하지만 에어비엔비는 두 가지 부분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제 브랜드(brand)에 대해 얘기를 좀 하려고 하는데요, 기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브랜딩에 약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브라이언 체스키 : 실제로 이런 주제를 가지고 샘 앨트먼에게도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역사적으로도 실리콘밸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강점을 지니지 않았고, 특히 문화나 브랜드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문화와 브랜드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그래서 문화는 말이죠, 회사 내 직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따라야 할 일종의 신념이나 믿음이기 때문에 회사 내부 사정이 바깥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에요. 브랜드는 내부 직원들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외부의 공식적인 언약이기도 하고요. 자, 정리해 보죠. 일단 저부터가 확실한 목표를 지녀야 하고요, 직원들에게 그것을 효과적으로 설득시켜야 하며, 조직 구성원들의 합의가 회사 밖으로 자연스럽게 표출되어야만 문화와 가치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로 염두에 둬야 할 요점은, 브랜드라는 것은, 다시 말해서 외부 세계의 사람들이 여러분이 누구인지를, 그리고 여러분이 창업한 회사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요소인데요, 이것은 주로 브랜드를 지지하는 수많은 전도사들로 인해서 더욱 효과적인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 전도사들은 바로 여러분들이 창업한 회사의 직원들이에요.

만약 어떤 회사의 문화가 약하다면, 아주 강력한 열정을 지닌 직원들을 채용해야 하고, 소비자들도 역시 열광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나가야 할 겁니다. 그러면 나중에 아주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회사로 성장하겠죠. 자포스도 내부의 강력한 문화를 바탕으로 동일한 브랜드 체계를 생성했습니다. 많은 기업들, 특히 구글은 문화를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사람들이 보통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 구글러인가(Is this person Google)?" 디지털 문화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묻는 질문으로도 해석 가능할 겁니다. 매우 강력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구글은 매우 독특한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좋은 문화, 혹은 나쁜 문화라는 건 없습니다. 다만, 문화가 강력한지, 아니면 약한지만 따져볼 수가 있지요. 당신에게는 좋은 문화가 어떤 사람에게는 나쁜 문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 역시 문화와 비슷하게 정말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브랜드는 여러분과 시장의 소비자들을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할 테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문화가 회사 내에 자리 잡고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널리 퍼질 것입니다. 브랜드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하고픈 얘기는, 많은 수의 사람들은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무엇을 팔고 있는지를 암시합니다. 예를 들어서 애플이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컴퓨터를 팔지만, 새롭게 출시될 모니터는 더욱 크고 기능이 빠르다면서, 비트는 어떻고, 바이트는 어떻고, 이런 얘기를 구구절절할 겁니다.


1997년에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얘기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데요. 그는 수많은 기능과 사항들을 구구절절 얘기하는 것이 좋은 방식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를 감동시키려면 회사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언급해야 하고, 애플의 주요한 핵심 가치는 열정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거라는 것까지 말이죠. 그래서 애플의 캠페인인 "다르게 생각하라"가 태동된 것 같아요. 황홀할 정도로 크나큰 르네상스 시기를 가지기 전에, 애플은 이미 전 세계에서 제일 비싼 기업 가운데 하나로 발전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라"라는 캠페인은 애플 직원들이 무엇을 믿고 신념 하는지 알려주는 하나의 기제였고요. 여러분이 만약 애플 컴퓨터를 하나 구입한다면, 당신은 애플의 핵심 가치를 믿는다고 공언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처럼 어떤 기업에는 중요한 핵심 가치가 내재되어야 하는데요, 그것이 없을 시에는 서비스나 제품은 그저 공산품에 전락하고 말 겁니다. 공산품은 시장 가격에 연동되어 팔리겠죠.


알프레드 린 : 방금 질문한 청중의 질문을 제가 다시 언급할게요. 회사의 문화나 핵심 가치를 외부 세계와 잘 소통되는지를 어떻게 알 수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었어요.


브라이언 체스키 : 그러니까 그 질문은, 저희 초창기 시절에 에어비엔비가 중요시하는 것을 어떻게 소통시켰는지 물어보는 것이죠? 저희도 역시 시작할 때에는 서비스를 실용적인 차원에서 널리 퍼뜨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것을 깨우칠 수 있게 되었죠. 그때에 저희는 외부세계 소비자들에게 에어비엔비 서비스는 가격이 싸면서 호텔 예약의 대안이라고 홍보했습니다. 홍보 문구는 "이제 호텔을 잊어버리세요. 그리고 에어비엔비로 돈을 아끼세요."라는 구절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문구가 우리의 아이디어 가치를 평가절하한다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문구를 "인간답게 여행하세요(to travel like a human)."라고 바꾸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그리 오래 가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어떤 특정 세계관에 머물러 있고, 여행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알린 것 같아요. 여행을 다니면서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거나 이방인 신세를 겪을 때, 저희는 에어비엔비 서비스를 통해서 전 세계가 하나의 마을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그리고 연결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평범한 사람들이 도움을 준다는 점을, 그래서 당신이 소속감을 느끼면서 인간답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던 모습이었어요.


이 구절의 또 다른 의도는 당신이 아무리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여행에서는 그만큼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었죠. 미국연방항공보안국(TSA)을 통과해서 어느 평범한 호텔에 머물게 된다면 당신은 아마도 몇 가지 문제에 직면할 겁니다. 저희는 여행자들이 보다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고 싶었을 뿐이죠. 그래서 회사 초창기 시절에는 되도록이면 스토리텔링을 많이 시도했습니다. 에어비엔비가 무엇인지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것이 응축되면서 하나의 문화로 직결된 것 같네요. 가끔 몇몇 사람들이 CEO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저는 CEO가 많은 일을 하는 동시에 회사의 비전(vision)을 분명히 표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비전을 분명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전략을 수립하고, 회사 문화에 맞는 사람들을 채용해야 합니다. 명확한 비전, 전략 수립, 그리고 그에 맞는 직원 채용. 이 세 가지를 제대로만 할 수 있다면, 좋은 회사가 뒤따라 나오기 마련이며, 결국 여러분은 아마도 성공을 거둘 수가 있겠죠.


그리고 그것들이 준비가 되어 있다면, 여러분들이 꼭 해야 할 일은 회사의 비전을 매번 꾸준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표명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을 채용할 때도, 투자자와 얘기를 할 때에도, 펀딩을 받을 때에도, 홍보 목적을 위한 인터뷰를 할 때에도,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얘기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도 들어가겠네요. 여러분들이 창업한 회사의 비전을 수천 번이나 강조하세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당신은 계속 성장할 테고, 회사도 변화해갈 겁니다. 이게 바로 발전이죠.


청중 질문 : 당신은 에어비엔비 호스트들과도 꾸준하게 만남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소통을 통해 당신의 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가고 있나요?


브라이언 체스키 : 정말로 좋은 질문입니다. 바꿔 말해서, 당신의 질문은 에어비엔비 호스트들이 에어비엔비의 문화를 유지 및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어떻게 믿느냐는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는 꽤 잘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렇다고 대외적으로 떠벌릴 만큼 대단하게 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저희가 에어비엔비를 창업했을 때 크레이그 뉴마크(Craig Newmark)의 이론을 도입했답니다. 누구나 에어비엔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취지에서 말이죠. 당신이 호스트가 되어 집을 빌려주고 싶다면, 그냥 빌려주면 됩니다. 그간 저희는 에어비엔비 호스트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었고, 그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를 어느 정도 믿어줬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보다는 그저 돈을 벌고 싶어서 자신의 집이나, 방을 빌려주는 호스트들도 물론 있긴 합니다. 모든 호스트들이 에어비엔비의 문화나 가치를 수용한 건 아닙니다.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문제가 곳곳에서 나타났고요. 저희는 문제점들로부터 많이 배웠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그들이 저희의 문화와 맞지 않아도 수용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한 명의 호스트라도 더 필요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집을 빌려달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회사의 몸집도 커지고, 이용자수도 그만큼 늘어나면서, 저희는 에어비엔비의 호스트와 파트너라면 회사의 문화나 가치를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호스트들을 만날 때마다 과거와 다른 이야기를 꺼냅니다. 저희의 신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호스트로 선발하려고 하고, 선발된 사람들에게는 여러 지원 혜택을 베풀고 있어요. 그리고 'Super Host'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이용자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호스트들을 이끌어내고 회사의 고유한 가치를 습득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행사인데요, 전 세계의 수많은 호스트들을 초청해서 회사가 무엇을 중요시하고, 무엇을 강조하는지를 알려줍니다. 당신 질문의 답을 하자면, 그래요, 저희는 매우 늦은 편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를 꺼내고 싶네요.


청중 질문 : 그동안 에어비엔비는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서 수많은 기여를 했었습니다. 이것이 자사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거라 보는지 궁금해요.


브라이언 체스키 : 일반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오픈 소스 커뮤니티를 위한 지원은 에어비엔비의 두 가지 특성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고 볼 수가 있어요. 저희는 궁극적으로 연결된 문화를 지향합니다. 그래서 대화를 매우 많이 하는 편이죠. 또한 저희는 공유하는 세계를 믿습니다. 거기서는 사람들이 혜택을 돌려주기도 하고, 보다 강력한 커뮤니티와 산업을 위해 헌신을 하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직원과 이용자의 신상을 제외하고 모든 내용과 주제를 내부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요. 아까 말한 두 가지 원칙. 이 원칙들이 없으면 그저 썰만 풀게 되는 꼴이 되어버립니다.


오픈 소스와 기술 개발에 대해서 첨언을 하자면, 저희는 아주 강력한 조직 정체성을 갈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희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소스 코드들이 일반 사용자가 알 수 없도록 해놓은 조치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경쟁자로부터 자신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지키기 위한 방편(moat)으로 여겨졌으니까요. 저희는 이런 경향을 일단 존중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관점에서 약간 벗어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에어비엔비 사용자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경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기술적 방편으로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세계에서 가장 월등하면서도 규모가 큰 네트워크를 지녔기 때문이죠. 이러한 토대 위에서 저희만의 특별한 기술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기술을 통해서 외부 사람들이 마음껏 공유하고 편집하며 더 나은 것으로 이끌어주기를 바랐습니다. 이런 과정이 저희가 강조하는 가치와 일맥상통하지 않나요.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공유를 중요시하는 엔지니어를 채용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에요. 엔지니어 역시 저희 생각에 동의를 했고요. 저희뿐만이 아니라 엔지니어들도 공유가 올바른 정신에 깃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의견을 공유했죠.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추구하는 경향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권유하는 말이 아니라는 거죠. 그저, 여러분들은 여러분들만의 강력한 문화를 설계하시면 됩니다.


청중 질문 : 에어비엔비 초창기 시절의 일화 가운데서 자금도 부족하고, 웹사이트 이용자수도 적었다는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용자수를 늘리셨나요? 규모를 어떻게 확장하셨나요?


알프레드 린 : 자, 질문을 정리해 볼게요. 에어비엔비를 창업했을 때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었다고 브라이언이 얘기해 주었죠. 그렇다면 그 후에 이용자수를 어떻게 늘렸나요?


브라이언 체스키 : 이 질문은 문화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지금껏 수많은 조언을 들었지만, 저에게 있어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가 최고의 조언이었답니다. 앞 시간에서 그레이엄이 자신의 글을 언급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너와 친하고 좋아해 주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보다 너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100명의 사람들을 가지는 게 더욱 낫다(it's better to have a hundred people that love you than to have a million people that just sort of like you)"라는 글이었어요. 문자 그대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중해주는 친구 100명 만을 가지는 게 더 낫다는 것이죠. 예를 한번 들어볼게요. 여러분이 창업한 회사에 이용자가 수백만이라고 한다면, 그들이 만약 당신의 가치나 신념에 관심이 별로 없고 서비스만을 이용하는 것에만 만족을 느낀다면, 아마 대다수는 저런 현상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느낄 겁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으로부터 진정한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저도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외부 이용자들 수백만 명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한 가지는, 여러분을 진정으로 아껴주고 존중해주는 열정적인 100명의 이용자가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각각 또 다른 100명에게 당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줄 겁니다. 모든 성장과 발전은 처음에 100명의 이용자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죠.


폴 그레이엄의 글이 대단히 중요한 이유는, 또 다른 교훈을 전해주기 때문이에요. 진실로 당신을 아껴 줄 100명의 이용자를 가지기 위해서는 결코 엄청 큰 스케일로 작업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만일 여러분들에게 수백만 명의 이용자가 있다면 그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용자수가 100명이라면 일대일 접촉까지 가능해지죠. 이것이 초창기 시절에 저희 창업가들이 했던 일이었습니다. 뉴욕에서도, 그리고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던 덴버에서도 이용자들을 직접 만나고 얘기를 들었거든요. 에어비엔비 호스트 집에서 저와 네이트, 그리고 조까지, 이용자들과 호스트들과 함께 지내면서 얘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유명한 농담 하나가 있는데요, 당신이 아이폰을 구입한다고 해서 스티브 잡스가 당신의 집 소파에서 잠을 청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예요. 그런데 저는 실제로 호스트 집에서 잠을 잤습니다. 이용자와 호스트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정말로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여러 가지 니즈를 파악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그저 그들에게 시간과 관심만을 내주면 되었을 뿐입니다. 이런 만남을 지속하면서 저희는 에어비엔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어떻게 하면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게 되었고, 그에 따른 지원과 혜택을 수립했습니다. 자, 지금이라도 거꾸로 100명의 고객과 다시 한 번 시작해 보십시오. 단 1명이라도 좋습니다. 여러분들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로 그 1명이 보다 나은 환경을 꿈꿀 수 있도록 시도해 보세요. 여러분들이 개발한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맛볼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세요. 모든 과정을 적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 이용자 1명에게 여러분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해 주세요. 일단 1명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면, 또 다른 1명에게 이와 비슷하게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모든 이용자들의 문제를 단순화해서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면 분명하게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창업 초기에 첫 번째로 했던 일은 이용자 집 대문을 매번 두드렸다는 것이었죠. 아직도 그 시절이 기억납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언급을 그만두기 전에 딱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릴게요. 에어비엔비에서 집을 빌려주고픈 호스트가 있다면, 우버(Uber)처럼, 몇 번 정도 클릭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전문 사진작가가 그 사람의 집을 방문해서 무료로 사진을 찍어줍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사진작가 5,000명과 함께 작업을 했고, 그들이 전송해 온 사진도 수십만 장이나 됩니다. 저희에게는 전 세계에서 최대 규모인 주문식 사진 촬영 체계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규모는 오직 에어비엔비에서만 작동 가능하겠죠. 이 서비스는 제가 네이트랑 함께 뉴욕에 있는 한 호스트의 집을 방문하고 나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녀의 집은 대단히 훌륭했지만 사진은 정말로 형편없었거든요. 저희는 그녀에게 왜 좋은 사진을 업로드하지 않았는지를 물었습니다. 당시가 2008년이었고, 아이폰 카메라 같은 좋은 기능이 없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녀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전송시키는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기술을 잘 모르는 여성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촬영하겠다고 말하자, 그녀는 좋다고 승낙했죠. 재차 물었습니다. 사진 촬영 전문가가 직접 와서 당신의 집을 찍어주면 어떨 것 같냐고 물어보니, 그녀는 마법과 같은 순간일 거라고 얘기했어요.


그다음 날에 저는 그녀의 집 문을 다시 두드렸습니다. 저는 그녀의 집을 구석구석 다시 촬영했어요. 그런 다음에 호스트로 등록된 몇몇 사람들에게 원할 시에 사진작가가 직접 방문해서 멋진 사진을 찍어줄 거라고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클릭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어요. 그러자 그들은 클릭을 정말로 했고, 제 이메일에 알림으로 뜨고 말았죠. 저희는 브루클린에서 좋은 카메라 한 대를 빌렸습니다. 그때가 아마 2009년 1월이었으니까, 거센 눈발을 헤치면서 호스트의 집을 저희가 대신 촬영했습니다. 자동화 기술이 아닌 오로지 수작업으로만 했어요. 프로그램이 아닌 스프레드시트로만 정리를 했습니다. 사진 촬영 프로그램을 디자인하라고 네이트에게 귀찮게 부탁도 하지 않았고요. 그러면서 저희는 전문 사진작가 몇 명을 채용했습니다. 결국 그들을 관리할 인턴 한 명을 채용했고요, 나중에는 인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관리할 정규직 사원 1명을 채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이전의 상황이에요. 호스트가 늘어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역시 늘어나니까, 저희들은 결국 그들을 종합적으로 관리 할 필요성을 느꼈고, 관련 프로그램과 도구들을 연달아 개발했습니다. 진실로 완벽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몸소 깨달은 다음에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청중 질문 : 한 가지만 더 여쭈어볼게요. 작금의 에어비엔비 현실을 보자면, 사람들 대다수는 당신의 회사를 IT 기업이 아닌 마케팅 기업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더욱 많은 것 같아요.


브라이언 체스키 : 좋은 질문이에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이야기 하나를 끄집어내야겠네요. 


알프레드 린 : 제가 청중을 대신해서 방금 나온 질문을 여러 가지로 쪼개어서 다시 물어볼게요. 지금 적절한 기술을 보유하고 계십니까?


브라이언 체스키 : 예


알프레드 린 : 현재 다른 사람들이 좀처럼 따라 하기 어려운 기술도 보유하고 있나요?

브라이언 체스키 : 예.


알프레드 린 : 네트워크 효과를 지니고 있나요?


브라이언 체스키 : 예.


알프레드 린 : 현재 가격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나요?


브라이언 체스키 : 예.


알프레드 린 : 좋은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나요?


브라이언 체스키 :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알프레드 린 : 지금 독과점인가요?


브라이언 체스키 :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웃음]


알프레드 린 :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죠. 제가 했던 질문들은 다 잊어주시고요. 네트워크 효과가 강점인 회사가 아주 순조로운 출발을 했고, 그 후로도 계속 성장했다고 했다는 사실을 가지고 사람들이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거든요.


브라이언 체스키 : 아까 청중의 질문에 답변을 해 볼게요. 좋은 질문이에요. 누구나 그런 의구심을 품거든요. 사람들이 매우 궁금해하기 때문에 답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게요.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쯤에,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의 덕 레오니(Doug Leone)라는 사람이 저에게 다가와서 제 직업이 지랄 맞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제가 물으니까, 레오니는 CEO로서 제가 했던 직무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수많은 CEO들과 비교해서 볼 때 가장 최악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유를 부탁했어요. 


그러자 덕 레오니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우선, 당신네 회사는 IT 기업입니다." 저는 에어비엔비가 본질적으로 기술을 바탕으로 한 IT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회사는 제 포트폴리오 안에 수록된 여타 IT 기업들처럼 수많은 문제점에 봉착해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에어비엔비는 현재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사업을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더욱 글로벌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하는데, 각 지부에 현지 사람들을 직원으로 채용한 적이 있나요?" 말 그대로, 저희는 북한, 시리아, 이란, 쿠바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어요. 물론 에어비엔비는 결제 회사(payment company)이기도 합니다. 1년에 거래되는 금액만 하더라도 10억 달러에 육박하거든요. 캘리포니아 주 사업 면허도 취득했습니다. 또한 저희는 언제나 해킹이나 온라인 사기 위협에 직면해 있죠. 미국 연방은행 지하 금괴 보관소처럼 아주 단단한 보안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레오니는 "그 정도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당신한테는 다른 문제점들도 있어요. 신뢰와 안전이 필요하다니까요."


4,205,000명의 이용자들이 타인의 집에 방문해서 침대나 소파 위에서 잠을 청합니다.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여성 이용자가 중동의 어느 집에서 잠을 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반대의 경우도 한번 생각해 보시고요. 문화적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고 사람들 간에 오해도 생길 여지가 있거든요. 하룻밤에 42만 명 가까운 평범한 사람들이 타인의 집에서 묵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오클랜드 시장과 같은 일을 하는 거예요. 하룻밤 사이에 오클랜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챙겨야 합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신뢰와 안전이 중요하겠죠.


또한 저희는 규제에도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현재 에어비엔비는 세계 각국의 도시 3만 군데나 연결되어 있는데, 곳곳마다 적용되는 규칙이나 법규가 각기 다를뿐더러, 제정된 기간도 다들 다릅니다. 또한 이런 규제는 IT 기술이 발달하기 훨씬 전에 만들어졌어요. 검색과 발견이라는 또 다른 문제도 있어요. 구글은 정말로 뛰어난 검색엔진을 갖추고 있어요. 그래서 구글을 통한 검색 시스템 때문에 저희에게 도움을 많이 주지만, 모든 이용자들에게는 옵션을 1~2가지 밖에 제공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서, 에어비엔비 이용자들에게 좋은 집을 1~2군데 밖에 소개해주지 못하는 거예요. 현재 프랑스 파리에 호스트로 등록된 집은 무려 4만 개가 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용자와 호스트 간에 적절한 연결을 시켜줘야 합니다. 그에 따른 기술도 계속 발달시켜야 하고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페이스북(Facebook)은 디지털 상품입니다. 페이스북의 상품은 바로 온라인 웹사이트입니다. 그렇다면 저희의 상품은 현실에서 당신이 맛볼 수 있는 경험이겠죠. 에어비엔비는 온라인 기업뿐 아니라 오프라인 기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언제나 최고의 기술, 디자인, 브랜드를 갖춰야만 해요.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준다고 지방정부를 설득시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코 미친놈들이 아니고 현실 세계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면밀하게 확신시켜야 하거든요. 이와 더불어 보안과 신뢰에 있어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내세워야 하고요. 온라인 지불 및 결제, 그리고 리스크도 함께 다룹니다. 결국 문화에 대한 얘기를 하지 못했네요. 제 답변은 문화와는 별개였어요. 하지만 저는 에어비엔비가 마케팅 회사라고 보지 않습니다.


알프레드 린 : 감사합니다.


브라이언 체스키 : 여러분들, 정말로 감사해요.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