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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Sep 11. 2016

메소드 연기의 허세

안젤리카 제이드 바스티언, 2016년 8월 11일, 애틀랜틱

원문 : Hollywood Has Ruined Method Acting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자레드 레토(Jared Leto)는 연기 테크닉은 보다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닌, 그저 마케팅과 거만한 자아의 레토릭이라는 최근의 조류를 대변하는 듯 보인다.


여러 평론가의 혹평과 부진한 박스오피스 성적 등 DC코믹스의 신작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들 가운데서 당사자들을 제일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조커(Joker) 역할을 맡았던 자레드 레토의 연기에 대한 세세한 비판적 분석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레토는 역할에 너무나 헌신한 나머지 영화 출연자들과 스태프들에게 이미 써 버린 콘돔, 돼지 시체, 살아있는 생쥐 같은 불쾌감을 자아내는 것들을 연달아 보냈다. 조커라는 캐럭터의 왜곡된 사고방식을 몰입하기 위해서 그는 온라인에 업로드된 잔혹한 폭력 영상을 직접 보기도 했다. "조커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폭력 행위에 아주 편안한 심정을 가져요."라고 롤링스톤스 기자에게 말한 레토는 이어서 "저는 실제로 폭력 영상을 시청했고, 거기에만 골몰했습니다. 폭력 영상을 시청하면서 몇 가지를 배울 수 있게 되었고요."


레토의 충격적인 일화를 알게 된 다음 우리는 한 가지를 분명하게 인식 가능하다. 바로 메소드 연기는 이제 끝났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간 영화사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고 아주 어려운 역할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법으로 유용된 메소드 기술 자체가 끝났다는 게 아니라, 어떤 역할을 보여주고자 무엇이든지 하려는 레토의 접근법은 이제 연기가 실제적인 기술뿐 아니라 마케팅 도구로도 유용한 면을 지닌다는 점을 암시한다. 메소드 연기법은 배우에게 역할의 합리성의 면모를 요구하고, 그럴듯한 신빙성과 더불어 연기의 질과 상관없는 시각적 성과 중심주의를 강조한다. 레토가 열연한 조커는 바야흐로 메소드 연기의 유산이 더욱 희미해져 갔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는 더욱이 배우로서의 명성과 시상식 시즌에서 화제가 되기 위한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메소드 연기는 더욱 남용되기 마련이고, 남성성만을 뜻하는 몇몇 파괴적인 사조로 인해 메소드 연기의 역사가 계속 진행되었다는 점을 보면 궤가 들어맞는다.


자레드 레토도 분명히, 2007년작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로 연기한 다음 그해 오스카 상을 수상한 히스 레저(Heath Ledger)의 뛰어난 성과를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레저와 확연한 다른 모습을 스크린뿐 아니라 언론 시사회나 기자들 앞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휩싸였는지도 모른다. 또한 올해 봄에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흥행이나 비평에서 모두 실패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대한 부담감도 명백히 작용했다. 


레토와 그의 동료 출연진이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중심축을 이루는 악당 신화를 구축하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고, 그 과정에서 아주 충격적인 일화를 사용했다는 점은 그리 놀랍지가 않다. 이 작품을 연출한 데이비드 에이어(David Ayer) 감독은 한술 더 뜬다. 그는 야후 UK와의 인터뷰에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배우들로 하여금 상대방의 얼굴을 진짜로 가격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자레드 레토가 그 뜻을 잘 수용했다면서 "그는 끊임없이 재탄생되고야 말았죠. 촬영장에서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고, 총을 쏘고, 다시 사라졌거든요. 조커는 누구나 한번쯤은 맡아야 할 역할이고요, 당신은 레토가 그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힘겨워했는지를 단번에 느낄 겁니다."라고 말했다.


조커를 위한 자레드 레토의 괴기한 연기 접근법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참여한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확연하게 갈린다. 또한 그의 방법론이 영화 스크린에서 훌륭한 연기로 탈바꿈되었는지도 미지수다. [조커의 분량은 놀랍게도 영화에서 엄청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메소드 연기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는 할리우드의 풍토 없이는 존재 불가능하다. 1980년에 개봉한 [성난 황소]에서 배우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가 보여준 신체 변형 이래로 지난 몇십 년 동안 메소드 연기는 시상식에서 상을 타고 싶어 하는 배우들의 기본적이면서도 아주 중요한 연기 방법론으로 발달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Daniel Day-Lewis)나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Philip Seymour Hoffman), 크리스천 베일(Christian Bale), 그리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등 여러 유명 배우들은 영화 등장인물에 집중하기 위해서 자신을 빨리 잊어버린다고 말한다. 체중을 늘리고, 자신의 존재를 일찍이 없애버리고, 주인공 역할대로 살아가고, 허구의 인물의 성격과 취미까지 그대로 따라 한다. 이런 기초적 접근법은 위대한 예술을 하려면 그에 필적하는 고통을 짊어져야 한다는 신념을 나타낸다. 하지만 메소드 연기는 보상을 받을 남성 배우들의 수를 극도로 확장시키 위해서, 그리고 예술이라는 형태가 전통적인 남성 노동자의 영역이라는 개념과 더욱 유사하게 보이려는, 이른바 정체성 정치학(identity politics)이라는 불리는 사조에 더욱 골몰하면서 괴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메소드 연기는 20세기에 러시아에서 활동한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인 콘스탄틴 스타니슬라브스키(Konstantin Stanislavski)는 연기술에서 시작된 방법론이다. 그의 작품은 할리우드 메소드 연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 스트라스버그(Lee Strasberg)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스트라스버그는 1951년부터 수많은 연기자들을 조련하며 명배우들을 탄생시켰다. 메소드 연기는 배우에게 인위적인 상상력을 제한하는 동시에 개인적 경험과 감정을 끄집어낸 다음 무대 위에서 극대화하는 과정을 요구한다. 수많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배우들은 진정으로 아주 흡사한 연기를 하고자 등장인물의 외연적 조건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계속 자기복제를 시도한다. 급진 연기론자들은 극단적인 시도를 할 수밖에 없는데, 배우들을 굶기거나, 잠을 자게 하지 않거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고립시키기도 한다. 폴 뉴먼(Paul Newman), 몽고메리 클리프트(Montgomery Clift), 그리고 잭 니콜슨(Jack Nicholson)은 20세기 후반에 탁월한 재능을 꽃피운 연기자들이면서 연기 학교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경우다.


물론 말론 브랜도(Marlon Brando)라는 배우 없이 현대의 메소드 연기의 매력을 얘기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많은 시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브랜도의 등장은 과거와 다르게 카메라 연기의 중요성이 널리 퍼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동료 배우들과 평론가들 사이에서 지속적 호평을 받는다. 2014년 배우 제임스 프랭코(James Franco)는 뉴욕타임스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브랜도의 연기는 미국 배우들의 연기에 혁명과 같은 엄청난 영향을 미쳤는데, 왜냐하면 그는 극중에서 자신의 색깔을 완전히 말끔하게 지워버렸다는 점에서 진짜 '연기'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크리스천 베일의 완강한 끈기에서도,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역할에 빠져드는 집중도에도, 샤이아 라보프(Shia LaBeouf)가 영화 [퓨리]에서 직접 자신의 얼굴에 칼을 그은 것에도, 영화 [드라이브]에서 라이언 고슬링이 촬영 내내 으스대며 걸었던 것에도 브랜도의 유산이 남아 있다. 말론 브랜도가 미국 영화계에 역사상 처음으로 메소드 연기를 했거나, 그것도 제일 잘한 배우는 아니지만, 지금도 그가 전설로 추앙받는 이유는, 그간 볼 수 없었던 남성성의 새로운 형태를 제대로 재현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캐릭터처럼 그는 성과 정치가 타락한 세계에 존재하는 남성과 비슷한 언행을 보였다. 실생활에서도 그는 대담했고 자신만만했으며 마초적인 분위를 계속 풍겼다. 


그렇다고 브란도는 자신의 후배들만큼 아주 남성성을 우월하게 풍기는 극단주의적 경향까지 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견해는 그런 후배들이 태어날 수 있는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었다. 비정상으로 보일 만큼 캐릭터 구성(form)에 엄청나게 매달린 그는 연기자로서 자신의 삶을 비하하곤 했다. 왜냐하면 그는 연기를 상남자들의 질 낮은 노동 행위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은 예술을 위해서 일을 하고, 시각적으로 노동을 확실히 증언했다. 이런 자세는 지금까지도 쭉 내려왔는데, 크리스천 베일이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력을 정의했던 방식이 좋은 예다. "영화배우는 계집애 같은 사내(sissy)나 하는 일인 것 같아요. 현장에 갈 때마다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손질받아야 하고, 주변 사람들이 화장도 해 줍니다. 촬영자에서 대사를 말하면, 나중에 비평가나 관객들의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야 하죠. 지망생들이나 일반 대중은 영화배우가 수많은 명성을 쌓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꽤 동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많은 수의 유명 배우들이 메소드 연기를 젊었을 때만 효과 있는 섹스 심벌 이미지를 과감하게 탈피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리 우연이 아니다. 영화 [타이타닉] 이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일반 관객들,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자신을 욕망의 상대화가 아닌 진정한 예술을 하는 한 명의 예술가로 봐달라고 꾸준히 언급했다. 최근에 디카프리오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주장을 좀 더 강력하게 설파했는데, 연기가 일종의 '인내력 시험'과 비슷하다는 의미를 내세웠다. 어떤 역할이든지 간에 누가 봐도 뻔하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는 올해 초에 마침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오스카상 수상은 영화 [레버넌트]에서 주인공, 단단하면서도 무감각한 서부 개척자를 연기한 디카프리오의 연기론을 드디어 인정했다고 달리 바꿔 말할 수가 있다. 채식주의자인 그는 실제로 들소 간을 뜯어먹었고, 촬영 기간 내내 엄청나게 추운 강물을 맨살로 뒤집어썼고, 동물 사체 곁에서 잠을 청했다. "레버넌트의 30개, 혹은 40개 시퀀스를 촬영하던 과정은 제 연기 인생에 제일 힘들었고 고난의 연속이었답니다."라고 디카프리오가 말한 적이 있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 경력은 정점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오스카상 수상으로 인해서 메소드 연기에 대한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잘못된 개념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평가인 매트 졸러 세티츠(Matt Zoller Setiz)가 쓴 글을 인용해 보자.


최근 15년 동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배우가 우리에게 알려줬던 것은, 한 명의 배우가 몸무게를 줄이거나 늘리는 데 실패했더라면, 외양을 변화시키지 못했다면, 극도의 기후환경 속에서 장기간 경험하지 않았다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배우 특유의 패기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연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혹은 연기를 했더라도 형편이 없거나, 의상과 화장과 그리고 얼굴에만 신경 쓰는, 이른바 계집애 같이 연약한 사내라는 점이었다. 


계집애 같이 연악한 사내를 뜻하는 단어가 계속 반복되어 나오는 이유가 따로 있다. 오늘날 예술학교나 메소드 연기를 가르치는 수많은 사람들은 과격하거나 극단적인 발현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여성처럼 약해진다는 프레이밍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남성 배우인 브래드 피트(Brad Pitt)에게 적용 가능하는데, 동료 배우들과 다르게 그와 관련된 논란과 비평은 궤를 달리한다. 디카프리오 같은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만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종종 영화 작품에서는 마이너스 작용을 한다. 이와 다르게, 브래드 피트는 디카프리오와 비교했을 때 연기 명성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가 위대한 배우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수도 적다. 물론 그가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영화 작품이 적어서가 아니다. 브래드 피트는 자신의 개인적 성격과 이해력을 토대로 영화 극중 인물의 배역을 매끄럽게 소화시킬 수 있는 노하우와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연기론은 실제 세계에서 자신의 경험을 고통스럽게 끄집어내며 연기로 접목시키려는 노선을 꾸준히 반대한 왕년의 할리우드 배우인 케리 크랜트(Cary Grant)와 매우 흡사한 면이 있다.


하지만 작금의 젠더 문화에서 메소드 연기는 여배우들의 정체성이 전통적 예술 형식보다 더욱 나은 위치에서 수립된다는 일종의 혁신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아주 불운한 장애물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일반 대중이 메소드 연기라는 단어를 들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여배우들의 수는 거의 없다. 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의 존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메릴린 먼로(Marilyn Monroe), 엘린 번스틴(Ellyn Burstyn), 그리고 제인 폰다(Jane Fonda)는 괄목할 정도로 메소드 연기를 공부한 바 있지만, 그렇다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기이한 연기 행태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여성 배우가 그렇게 한다면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골칫덩어리 문제아로 찍히기 십상이다.


할리우드의 여성 배우들은 남성들과 다르게 더욱 조심성 있게 계산기 자판을 두드리면서 작품을 선택하고 자신들의 경력을 안전하게 살피는 경향을 지닌다. 이는 남성 배우들보다 더욱 많은 사례를 보인다. 데이비스(Miss Davis)의 사례는 그래서 상징성이 있다. 그녀는 영화제작사 대표인 잭 워너(Jack Warner)에게 분량 많은 역할을 요구한 바 있고, 영화감독에게 대본과 관련해서 분노를 자아냈으며, 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에 저항하고자 분장과 화장도 스스로 했다. 물론 그녀는 꾸준한 활동을 했다. 말론 브랜도 같은 남성 배우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그녀 스스로도 원했다는 이유만으로 영화계에서는 꾸준히 지탄받았던 데이비스였다. 데이비스의 사례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수많은 여성 배우들은 영화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지독한 남녀차별을 경험하고, 출연료도 남성보다 훨씬 적게 받는다. 또 갖가지 이유로 냉대를 받기도 한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로 손꼽히는 미국 할리우드 여성 배우들도 매번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한다. 그래서 여성 동료 배우들에게 죽은 동물 시체를 보낸다는 것은 경력에 크나큰 위험에 직면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가 쉽다.


여성 배우들은 역할 때문에 외모나 화장에 대해서 아주 급진적인 변화를 종용받는다. 하지만 대중이 영화 [디 아워스]에서 보철로 인공의 코를 삽입한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이나 [몬스터]에서 체중을 늘리고 눈썹을 없앤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을 칭송할 때, 그들의 연기 재능과 노력보다는 아름다움을 스스로 무너뜨린 용기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진다. 


과거 역사가 현재나 미래를 암시하듯이, 디카프리오나 베일, 혹은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의 연기술이 할리우드의 내일을 책임지지 못한다. 또한 말론 브랜도 특유의 연기가 할리우드에 정착된 이후로 가장 최고의 메소드 연기를 펼친 배우는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점도 매번 감춰진다. 그 여성은 바로 제나 로우랜즈(Gena Rowlands)이다. 로우랜즈가 전성기를 보냈던 시절은 1970~80년대인데, 그녀는 그때에도 엄마나 친구, 그리고 아내의 책임감을 다하면서 영화계에서 일을 했다. 실로 위대한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그녀는 저체온증을 앓을 정도로 자신을 혹독하게 다루지 않았다. 그리고 동료 배우들에게 매우 끔찍한 것을 선물로 동송해서 보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작품마다 맹렬하게 달려들었고, [오프닝나이트]나 [영향 아래 있는 여자]에서 진실성 가득한 연기를 보였다.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제나 로우랜즈가 말론 브랜도 같은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남편이자 영화감독인 존 카사베츠(John Cassavetes)와 협업을 경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자레드 레토 같은 배우들은 제나 로우랜즈의 경력에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로우랜즈의 경력은 한 영화배우가 대중에게 엄청난 인지도를 인식시켜 줄 필요가 없다는 점과 더불어서 그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기 위해서 엄청난 행동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마리사 토메이(Marisa Tomei), 그리고 스칼렛 조핸슨(Scarlett Johansson)을 위시한 동료 여성 배우들과 메소드 연기에 관심 없는 브래드 피트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동료 배우들에게 아픔을 주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노력만으로도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상상력이 부족하면서 양식화된 별난 기질만을 보여줬던 자레드 레토의 조커 연기는 대중과 영화계 사람들, 그리고 비평가들에게 당연히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고, 겉만 화려한 메소드 연기가 결국 과잉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했다는 점을 암시한다. 영화에서 어떤 연기가 가장 알맞고 좋다면서 토론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남성 배우들의 자아와 마케팅의 일환으로 종종 구사하는 위험한 행동을 비판하는 경향을 언급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예술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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