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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Sep 11. 2016

해외 봉사활동 같은 것 하지 마세요

에포사 오조모, 2016년 9월 7일, 클레이튼 크리스텐센 인스티튜트

원문 : Stop building schools; stop building water wells; stop building toilets


가난한 나라에 거주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들, 이를테면 적절한 교육이나 깨끗한 식수, 혹은 청결한 화장실 같은 것을 가지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식수와 화장실에 관련되어 얘기를 한번 해 보자. 미국질병통제관리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7억 8천 명 정도가 깨끗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고, 25억 명 넘는 인구가 안전하고 청결한 화장실을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매년 5세 이하 아동 100만 명이 설사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것은 약만 제공되면 확실히 치료 가능한데도 말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문제에 대한 가장 자연적인 반응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자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학교가 없는 지역에 가서 학교 건물을 세운다. 화장실이 없는 곳에 가서 화장실을 만든다. 병원이 없는 국가에 방문해서 병원 건립 자금을 모은다. 식수가 부족한 마을에 찾아가 우물을 만든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개발도상국에 만연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하나씩 따져 보자.


학교를 예를 들자면, 초등 및 중등 교육 체계 확립에 대한 엄청난 지원이 현재 존재한다. 기실 UN의 지속개발목표는 "반드시 포괄적이면서도 공평한 교육을 제공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평생교육 기회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온다. UN 산하 위원회는 각국 정부와 개발단체, 그리고 수많은 비정부단체(NGO)들을 이끄면서 낙후된 지역에 학교를 세우고 증축하면서 학생 수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하지만 하버드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의 랜트 프리쳇(Lant Pritchett)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교육의 재탄생: 학교는 교육을 의미하지 않는다]에서 전 세계 수많은 빈국의 어린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만, 그곳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서, 인도의 5학년 학생들 절반은 간단한 문단도 읽지 못한다. 뺄셈을 계산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비율도 50%를 갓 넘는다. 5학년에서 7학년으로 조사대상을 바꾸면 그 결과는 더욱 참혹해진다. 탄자니아에서는  중등 과정 입학시험에 통과 못한 초등학생들의 비율은 65%에 이른다. 후진국, 혹은 개발도상국 교육 관련 자료들을 종합하자면, 일단 교육 효과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학교 건물을 신축하고 선생님을 채용하고 더 많은 학생들을 모집하는, 작금의 교육 관련 투자는 교육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깨끗한 식수를 먹기 어려운 마을을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나는 우물을 파는 게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거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나는 봉사활동가들과 동료들을 모았고 자금 1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그런 다음에 그곳에 우물 하나를 만들었다. 나중에 그곳에 다시 가서 우물을 여러 군데 팠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는 우물은 그저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우물 파는 것에 대한 나의 의견은,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레 망가지는 우물에 대한 나의 대응은 국제개발산업계의 주류에 가깝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국제환경및개발연구소가 2009년에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3억 6천만 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대륙 우물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타깝게도 화장실 관련 이슈도 학교나 우물과 그리 다르지 않다.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인도를 떠올리곤 한다. 인도 전역에 건설된 가정주택 절반 이상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다. 화장실이 있긴 있는데 대부분은 공중화장실이며, 그것도 칸막이가 쳐져 있지 않아 지나가는 사람들이 쉽게 안쪽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몇몇 지역에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설사로 인해서 매년 사망하는 인도 아이들의 수가 1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인도 정부는 아동 사망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2019년까지 화장실을 6천만 호수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출범시켰고, 2015년 6월까지 일단 화장실 1천만 곳을 새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화장실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에서 아주 혹독한 교훈 한 가지를 깨달았다. 화장실 건립은 건물을 새롭게 만든 것뿐이었고, 현지 사람들이 그곳을 제대로 이용하도록 교육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던 것이었다. 워싱턴포스트의 한 기사에서 낙후 지역 개발을 책임지는 한 관리는 "우리들은 화장실을 새롭고 깨끗하게 만들어주면 사람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그곳에 갈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화장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예의주시했고, 곳곳에 있는 마을 자문위원회(Panchayat) 사람들에게 지원금 인센티브 정책을 언급하며 화장실 이용을 독려했다. 그제야 사람들이 우리가 만든 화장실을 제대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부가 화장실만을 건설하는 것뿐 아니라 현지 주민이 그곳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세분화된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그저 화장실을 넓고 깨끗하게 만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So what should we do?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가지기 어려운 사람들 수십 억 명의 상황을 떠올릴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이 도출되곤 만다. 이런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올바른 해결방안"을 제공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우리의 자연스러운 충동을 반드시 억제해야 한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종래의 학교들을 건립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보여야 한다. 화장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낙후 지역에 들어가서 신식 화장실 만드는 것에 저항해야 한다. 식수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물 파는 것은 그만 두자. 비록 우리의 봉사가 순수하고 고귀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현지 사람들의 삶에는 변화의 조짐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 오늘날의 여러 기준으로 국가들을 평가한다면, 어느 한 단계에서는 어느 나라든지 매우 가난한 축에 속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물어봐야 할 질문이 바로 이 지점에서 도출된다. "선진국들은 어떻게 부를 획득했을까? 그리고 이런 국가들은 교육과 화장실 식수 개선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현재 지구촌의 여러 선진국들은 자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노력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소비 불황 해결에만 초점을 둔 채 발전 방안만을 수립한다면, 일자리는 빠른 시간 내에 창출될 것이지만 장기적 번영은 이룩하기가 어렵다.


세 번째, 우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외부 모델을 뻔뻔하게 베껴서라도 가져와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대만 상황을 떠올려 보자. 그때 타이완 국민 1인당 소득은 100달러 언저리였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몇몇 국가들보다 더욱 낙후된 상태였다. 하지만 대만 정부는 시장 창출 전략을 수립하면서 농업, 식품유통, 조명 산업에 과감히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면서 대만 곳곳에서 사업가들이 대거 탄생되었고,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외부로부터 받은 자금을 가지고 자국의 교육을 투자했고, 사회간접시설을 건설했다. 궁극적으로, 대만은 가난에서 벗어났는데, 이는 학교를 더 많이 세우거나 일시적인 우물 프로젝트가 아니라, 혁신에 꾸준한 투자로부터 나온 결과물이었다. 


학교 건립은 일시적으로 도움이 된다. 신식 화장실을 만들어서 현지 사람들에게 주는 것은 올바른 행동 가운데 하나다. 물을 필요로 하는 곳에 하수도 개선이나 우물 설치를 해주는 것보다 더욱 긍정적이고 감사한 느낌을 줄 행위도 많지 않다. 하지만 외부인들의 이런 지원 봉사 활동은 기껏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현지인들과의 '인과 관계'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일시적 지원이 아니라, 현지에 맞는 시장 창출 전략을 수립하면서 사람들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이 스스로 가난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적절한 일자리를 가졌음에도 깨끗하지 않은 식수를 마시고픈 사람을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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