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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Feb 11. 2018

평창 올림픽 개막식을 수놓은 드론 1,218대

브라이언 바렛, 2018년 2월 9일, 와이어드 


어떤 올림픽이든지 간에 개막식은 세계적인 장관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하나의 축하 행사로써, 뒤에 치러지는 경기들만큼이나 최고조의,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 행사가 시작되는 순간을 화면으로 편안히 본 사람들은 그간 볼 수 없었던 광경을 목격했다. 드론 1,218대가 기술적인 조합을 만들어내며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보인 드론들과 비슷한 형태의 쇼는 일찍이 몇 번 있었다. 작년 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 때 레이디 가가 옆에서 나란히 있었던 드론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 밤, 혹은 당신이 사는 곳에 따라서는 토요일 오전에, 하늘을 수놓았던 수만 개의 드론들은 과거의 규모보다 무려 4배나 큰 수치였다. 다시 말해서, 이는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슈퍼볼과 마찬가지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의 드론 쇼는 인텔의 슈팅 스타(Shooting Star) 플랫폼의 찬사를 이끌어냈는다. 이 플랫폼에 의해서 1 풋(약 30.48cm) 짜리의 여러 다리와 무게가 8 온스(226.79 그램) 정도에 플라스틱 및 폼 형식의 쿼드로터 드론들이 미리 예정된 경로를 따라 함께 움직이면서 급강을 하거나 빙빙 돌며 선회한다. 


인텔 산하 드론 그룹의 총책임자인 아닐 난두리(Anil Nanduri)는 "궁극적으로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죠."라고 말했다.


인텔의 슈팅 스타 드론들 대부분은 1 풋 길이가 되는 다리 여러 개에, 8온스 정도 되는 무게에, 약 20분 정도 창공에서 대형에 따라 날 수가 있다. 



NFL 슈퍼볼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TV 브라운관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지켜본 개막식의 일부는 원래 일찍이 사전 녹화되었다. 그들을 일부러 속이려는 게 아니라, 보험이라는 대안에 가깝다고 볼 수가 있다. 소형 드론들은 여러 악조건을 오로지 대응해야 하는데, 평창이라는 곳은 매우 춥고 바람이 부는 곳이다.


원래 인텔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관중을 위해서 드론 쇼를 생중계로 제작할 예정이었으나, 회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즉각적인 실행 방식 변화(impromptu logistical changes)"로 인해서 막판에 이를 철회했다고 한다. 그래서 개막식을 TV로 시청하던 사람들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공중에서 펼쳐진 스펙터클을 사전 녹화분으로만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재 인텔은 이와 별개로, 야간에 이뤄지는 메달 수여식이 있을 때마다 드론 300대가 공중에서 펼쳐질 광경을 생중계로 1주일 내내 내보낼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전의 출정식에서 드론 함대는 레이디 가가 뒤에서 미국 국기를 형성하며 펄럭이었거나, 디즈니 리조트의 스타브라이트 홀리데이(Starbright Holidays)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선회했었다. 이번 평창 드론 제작부서는, 아마도 당신이 기대한 것처럼, 하늘에서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스노보더 형태와 그에 따라서 서로 연동되는 고리들의 형상이 아주 정교한 코딩에 의해 나타났다. 또한 드론에 내장된 LED로 인해서 40억 가지의 색상 조합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광경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NBC의 프라이데이 나이트라는 방송에서 전체적인 쇼를 시청할 수가 있다)


"1,200여 개의 드론들을 가지고 스노보더의 실물처럼 매우 생생한 버전을 구현하려고 저희 애니메이션 팀은 시합 중에 촬영된 스노보드 선수의 사진 한 장을 사용했고, 하늘에서 완벽한 윤곽과 모양을 재현했습니다."라고 인텔의 드론 빛 쇼의 관리자인 나탈리 청(Natalie Cheung)이 말했다.


결과적으로, 슈팅 스타 플랫폼 덕분에 이번 1,218대로 구성된 드론의 하모니는 과거 300대로 구현했을 때보다 훨씬 적은 실행 관련 문제점들을 보였다. 제작자들은 먼저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로 드론 쇼의 밑바닥을 다졌고, 각각의 드론들은 공중의 픽셀(aerial pixel)처럼 움직이면서 밤하늘에 하나둘씩 3D 이미지를 구현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었다.



물론 드론의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의 활용 면적(canvas)이 넓어지겠지만, 보다 나은 거리감을 구현해내야 한다는 게 더 중요했었을 것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 모두가 완벽한 3차원 시각 공간이기 때문에, 만약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면, 다양하면서도 재미난 효과와 변형을 구현할 수가 있습니다."라고 난두리가 말했다. "애니메이션을 위해서 더 많은 드론을 날리고, 원근법을 개선시키는 작업은 매번 수월한 편입니다."


일단 공중에서 애니메이션 계획이 확정되면, 각각의 드론은 독자적으로 작동하면서, 주변의 타 드론이 아니라 중앙 컴퓨터와 통신을 시도한다. 드론이 하늘로 이륙하기 직전에, 중앙 컴퓨터는 함대 구성원들의 개별적인 배터리 수준과 GPS 수신 강도에 따라 역할을 달리 부여한다. 


일반적으로, 오늘날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수준의 한계를 감안해서, 드론은 약 20분 이내로만 비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실제 행사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드론 쇼가 열려야 하므로, 비행시간은 그보다 조금 더 단축될 여지가 높다. 하지만 이런 제약 조건은 어떤 드론 쇼든지 간에 똑같이 적용된다. 평창 프로젝트는 이러한 난제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이 악조건(snafu) 속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드론들이 하늘로 떠오르도록 유지하는 것은 지난 2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던 슈팅 스타 플랫폼 구현 방식에 약간이나마 변화를 가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했다.


"멀티 로터들을 사용하면 드론의 블레이드들(blades)을 회전시킬 수가 있답니다. 문제는, 양력과 추진력을 얼마나 많이 받느냐는 것입니다."라고 난두리가 말했다. "블레이드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회전해야 하고요, 자체적인 균형 또한 이뤄내야 하죠.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서 작동을 다르게 구현해야 할 겁니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해요."


인텔은 슈팅 스타 플랫폼 드론들의 프로펠러를 물리적으로 바꾸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바람 시나리오를 미리 시뮬레이션을 했고, 제작 부서는 강풍에서도 안정적인 비행을 유지하고자 허용오차를 높이는 로터 케이지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추위와 관련되어 얘기를 하자면, 한파는 드론에 그렇게 피해를 주지 못하지만, 배터리 충전에는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이곳 평창은 밤 사이에 화씨 -11도(섭씨 -23도)로 떨어질 테니까, 드론들은 빙판 위에서 날아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리튬-이온 전지와 추위는 죽이 그다지 맞지 않습니다."라고 난두리가 설명했다. 이를 검증하고자, 인텔은 핀란드에서 슈팅 스타 플랫폼의 성능을 테스트해서 드론들이 예상대로 여전히 비행을 하는지를 타진했고, 올림픽 개막식 쇼에 예정된 시간 동안 퍼포먼스를 구현하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했던 점은, 강추위에서 초래될 거라고 예상된 심각한 손상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미세하게나마 손보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서 인텔은 날씨 관찰 항공관제소와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텔은 언젠가 자사 소속 드론 부서를 공연 전용에서 기술 전문으로 성장시키는 야망을 품고 있다. 완벽하게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쿼드콥터 함대는 탐사 및 구조 작업에 실로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면 규제 당국의 개혁 조치가 필수적이지만, 당장은 그렇게 되기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지금 볼 때, 일단은 불빛 쇼 스펙터클이 슈팅 스타 플랫폼 드론들이 잘 쓰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특히 지구 상 가장 커다란 쇼에서 이들 드론들은 확고한 순간들을 선사했으니까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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