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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Feb 21. 2018

왜 서구 선진국은 동계올림픽 개최에 흥미가 없을까

스튜어트 케니, 2018년 1월 31일, 엠포라

원문: The Lasting Legacy / Why Does Nobody Want to Host the Winter Olympics Anymore?


이제는 그 누구도 올림픽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 혹은,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중국 베이징이 결정된 작년에 그런 말이 오고 간 것 같다. 그때 개최지 선정을 다툰 다른 후보 도시들이 별로 없었다. 


IOC(올림픽위원회)는 중국 수도인 베이징과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가운데 한 군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의 뮌헨, 폴란드의 크라쿠프, 스웨덴의 스톡홀름, 그리고 스위스의 생 모리츠가 엄청난 제반 비용, 과도한 보안 유지, 국가 재정 약화 등의 이유로 중도 포기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리보프는 현지 체제 불안 때문에 IOC 측의 백지화 권고안을 수용했다. 그나마 중간에 등장해 알마티와 베이징과 각축전을 벌였던 후보 도시가 하나 있었는데, 노르웨이의 수도인 오슬로였다.


하지만 오슬로도 나가떨어졌다. 현지 언론은 IOC에 등을 돌렸고, 노르웨이 국민들도 동계올림픽 참여 반대 의사를 투표로 명백히 보였다.


나는 크비트펠(Kvitjell)에서 허리 높이까지 쌓인 눈을 헤쳐 나가면서 노르웨이의 후보 철회를 흥미롭게 생각했다. 크비트펠은 노르웨이의 유명 리조트로써 1994년에 릴레함메르 올림픽이 개최되지 않았더라면 생길 이유가 전혀 없는 곳이었다. 릴레함메르에서는 차로 약 1시간 거리다. 



약 24년 전에 이 리조트에서는 알파인 스키 부문 남녀 슈퍼 대회전과 활강이 열렸다. 이후로 내리 매년 국제스키연맹이 주관하는 스키 월드컵 대회가 열렸다. 대회가 열리는 주말에는 선수 및 관광객들 약 8,000~10,000명이 이곳을 찾는다.


"이미 1989년에 건축가들은 크비트펠의 가능성을 내비쳤어요."라고 오드 스텐스루드가 나에게 말한다. 오드는 크비트펠과 이웃에 인접한 또 다른 리조트인 하펠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알핀코(Alpinco)라는 회사에 CEO로 일을 하고 있다. 알핀코가 창립되었을 때는 올림픽과 확연히 무관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명성을 가져다준 것이 올림픽이라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지는 않았다.


"크비트펠 리조트가 건설된 이유는 올림픽 때 스키장 한 곳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그전까지 이곳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들판에 지나지 않았거든요. 산 전체가 수림으로 가득했었죠. 착공은 1990년에 이뤄졌습니다."


당시 올림픽 활강이 열렸던 크비트펠의 스키장의 한 코스는 경사가 매우 가팔라 악명이 높았는데, 우리가 탈 때는 소위 가루눈(powder)까지 더해졌다. 스키장 직원들은 슬로프를 가능하면 평평하게 만들고자 최대한의 노력을 했지만 워낙 눈이 많이 쏟아지는 탓에 차라리 그들은 집에 가서 잠을 청하거나 스키를 타고 눈밭을 질주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어렵고 긴 스키 코스인 올림피아바켄(Olympiabakken)은 정상에서 착지점까지 약 3km에 다다른다. 만약 이 코스를 타고 숙소에서 잠을 청한다면, 다음날 아침에 당신의 두 다리가 달라져 있다면 깨달을 수가 있다. 올림픽 표준 코스를 약 시속 128km로 내려온다고 상상이라도 한다면 척추를 통해 갑자기 찾아온 오한 때문에 스스로 몸을 떨게 될 것이다.


"저의 첫 번째 임무는 여기서 리프트 건설 공정을 끝내는 일이었습니다."라고 오드는 나에게 말한다. "그때 당시에는 이곳에 리프트 세 대와 슬로프 두 군데가 있었어요."


지금은 비탈 코스 등이 부족하지 않다. 물론 34km나 되는 활강 코스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조트는 아니지만 적설량은 당신이 노르웨이에서 제대로 접할 정도로 매우 충분한 편이다. 내년 시즌까지 아마도 스키를 탈 수 있는 날이 무려 180일이나 되니까.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내리는 신선한 눈 때문에 우리 일행은 시간 대부분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가 없었다.


이 리조트에서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사람은 미국인 스키 선수인 토미 모(Tommy Moe)다. 그는 1994년 올림픽 활강 종목이 열린 크비트펠에서 금메달을 땄고, 슈퍼대회전에서는 안타깝게도 0.08 차이로 두 종목 석권에 성공하지 못했다.


"활강용 말고 다른 코스는 몇 개 없었죠."라고 토미는 그때를 회고한다. 1994년 이후로 프로 선수로 엄청난 발자취를 거둔 모는 1998년 알래스카 주의 고품격 헬리스키 전용인 토드릴로 마운틴 라지(Tordrillo Mountain Lodge)의 오픈에 발맞춰 은퇴했다. 


"제가 그곳에서 경기를 뛸 때에는 선수들끼리 산 정상 부근에서 지내면서 문 밖에 나가자마자 스키를 타곤 했었어요. 적절한 눈과 꽤 멋있는 산림으로 뒤덮인, 매우 아름다운 지형이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어떤 것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슈퍼대회전 경기에는 5만 명이, 활강 경기에는 3만 명의 관중이 운집해 있었어요. 2월 17일에 열렸던 슈퍼대회전 경기를 끝마치자 관중이 저에게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노래를 불러주는 거 아니겠어요. 그토록 수많은 관중을 만난 건 대단한 일이었죠. 노르딕 종목에는 총 10만 명이 모였을 거예요. 나중에 저는 그 자리에 빌 클린턴과 그의 딸인 첼시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1992년 알베르빌과 1998년 나가노 올림픽과 비교하자면, 1994년 릴레함메르가 가장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리조트 내 스키 코스가 너무나 어렵다는 이유로 일부 관광객들은 크비트펠로 여행 가는 걸 잠시 미루기도 했다. 하지만 산맥 서쪽의 완만한 면을 코스로 활용하면서, 가족 중심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고, 올해 신설 리프트가 몇 군데 설치되면서, 크나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의 예상대로, 토미 모 선수는 활강 내리막에서 그리 위축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시합은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지만, 고유의 리듬과 흐름을 타야만 했었죠. 코스 윗부분은 가파른 착지와 커다란 회전을 비롯한 기술적인 기교를 부려야 했고, 중간 부분은 부드러운 점프와 활공하는(gliding) 회전이 필요했고, 아래 부분은 큰 원형에 가까운 회전과 높이 가 큰 점프를 해야만 했죠. 1분 45초 동안 진지하게 스키를 탔었습니다."


아마도 우리처럼 당신이 스키를 평범하게 타는 사람이라면 시간은 대략적으로 2배 이상 늘어났을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추억은, 활강 경기가 끝난 다음날에도 여전히 내가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어요."라고 그는 회고한다. "옆 창틀에 금메달이 걸려 있는 걸 직접 볼 때까지 말이죠."


매년 13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이곳 크비트펠에서 숙박한다. 당연히, 1994년에서 토미 모가 목격했던 풍경은 지금도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가 있다. 물론 숙소 창틀에는 금메달이 달려 있지는 않지만. 겨울 성수기에 이 리조트의 직원은 300명에 육박하고, 연중 내내 약 50명이 근무하는데, 대부분은 현지 출신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향후 리조트 측은 숙박 시설을 좀 더 확충할 계획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개최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계획은 애초에 있었을 리가 만무하다. 


오드 스텐스루드는 처음으로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 "올림픽은 지역 주민 모두에게 큰 힘을 주었습니다. 노르웨이는 북쪽으로 가면 갈수록 전통적으로 농업 중심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리 일자리가 없었어요. 크비트펠과 하펠은 이 지역을 통틀어 가장 규모가 큰 고용주입니다."


오드가 "1994년에 지어진 모든 빙판들과 경기장들은 오늘날에도 잘 운영되고 있어요"라고 묘사하는 것처럼,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여러 시설들이 이미 갖춰졌음에도 불구하고, 왜 노르웨이는 2022년 올림픽 개최 신청을 백지화한 걸까?


"사람들 대다수가 반대 의견을 내세웠거든요."라고 말한 오드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그는 이곳 크비트펠에서 올림픽 활강 종목이 열린다면 누구보다도 기뻐할 사람이다. 자국 사람들도 그와 마찬가지라면, 노르웨이의 2022년 개최 시도는 아마 성공적이었을 것이다.


"콘셉트는 일단 좋았어요. 그 어떤 올림픽보다도 지역적 색채를 강조했었으니까요. 여론은 1994년 릴레함메르 개최 준비 때와 비슷했지만, 결국 끝에 가서는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경기장을 추가로 건설해야 된다는 얘기가 불거지자 사람들이 의견을 바꾼 거죠. 특히 이번에는 SNS나 기타 미디어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IOC 회원들을 일종의 고급 상류 계층이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IOC는 자체 이미지를 바꿀 필요가 있어요. 물론 소치 올림픽 때 늘어난 예산도 한몫했었습니다."


원래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예산은 120억 달러(12조 8천억)로 책정되었지만, 나중에는 51억 달러(55조 9천억)로 불어났다. 역사적으로 가장 큰 규모였다. 대부분의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희망 도시들은 이러한 기하급수적 예산 증가를 이유로 중간에서 이탈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크비트펠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올림픽 유산과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올림픽처럼 스포츠 메가 이벤트에 빨려 들어간 엄청난 재정이 그 이후를 위해서라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과 개최지 선정을 위해 지어진 여타 많은 경기장들이 나중에 결국 버려진다는 시나리오는 이곳에서 통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게르하르트 하이베르크는 심지어 이런 얘기까지 한다. "IOC를 비롯해, 지구촌 사람들 모두가 릴레함메르 올림픽은 성공적이었다고 얘기한다."


물론 사람들이 올림픽 개최를 위해 건설된 경기장을 나중에라도 여전히 사용한다면, 앞서 언급한 유산은 긍정적인 색채로 변할 여지가 높다. 노르웨이는 동계 스포츠 강국이고, 릴레함메르 때 지어진 다양한 시설은 지금껏 잘 운영되고 있다.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은 노르웨이의 사례와는 다를 것이다. 1994년에 크비트펠 리조트를 를 만들게 된 동기를 부여한 스키 활강 코스는 이번에도 여전히 똑같은 규격으로 평창에 지어졌지만, 2018년 동계올림픽 이후로는 철거될 예정이다.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릉하키센터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 구단이 창단될 계획이 백지화가 되자, 경기장이 하나의 "거대한 해산물 냉동고"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물론 위원회 측은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봅슬레이,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그리고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등은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에 속하지만 올림픽 개최를 위해 추가 보수 및 건립되었다. 아마도 10년 후쯤에 미국 버즈피드(Buzzfeed)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의 흔적이 남아있는 유적 사진 37.5장"이라는 헤드라인이 실릴 거라는 상상상도 그리 비현실적이지는 않다.


지구촌 게임인 올림픽은 또한 앞으로 동아시아에서 3번이나 연달아 열린다. 2018년 한국의 평창, 2020년 일본의 도쿄, 그리고 2022년 중국의 베이징으로써, 이는 부분적으로나마 유럽에서 올림픽 개최에 관한 열의나 신청 의지가 부족한 것에서 기인한다. 


영국 맨체스터 샐퍼드 대학 경영대 산하 스포츠 엔터프라이즈를 담당하는 사이먼 채드윅 교수는 이른바 '메가 이벤트 게임'의 달콤한 유혹을 글로 광범위하게 쓴 바 있다. 그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부터 "파괴의 씨앗(seeds of destruction)"이 지구상에 심어졌고, 돈으로 시작한 도시는 지금도 돈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믿는다. 


"몬트리올은 2006년까지 올림픽 개최에 들어간 채무를 갚지 못한 도시입니다."라고 채드윅이 말한다. "이 도시는 30년 내내 빚만 갚았고, 채무 매용 대부분은 시민들의 세금에서 충당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야 재정적 실행 능력과 올림픽 개최의 적합성을 따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한 유럽 내에서 올림픽 개최와 관련된 흥미가 줄어드는 이유를 세계적인 추세이며 경제학적, 지정학적 변환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재정 문제도 도사리고 있겠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올림픽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패에 대한 보고도 몇 차례 있지 않았습니까. 올림픽위원회와 전 세계에서 열리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들에 의문이 제기되었고, 또 유럽은 최근에 긴축정책을 내세우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제적 힘의 균형은 북미나 유럽에서 아시아,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대체로 이들 국가는 정치적인 함의에서 올림픽 같은 메가 이벤트들을 위한 재원을 재빨리 분배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채드윅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올림픽이 3차례나 연달아 열리는 건 극히 자연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재정 문제도 있지만, 추가적으로 하나의 문제제기를 더 하자면, 올림픽 개최 신청을 결정하는 것보다도, 일단 이들 국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점입니다. 유럽에서는 이와 관련되어 민주적인 투표로 결정이 됩니다. 유럽인들은 투표로써 올림픽 개최 반대를 표명하는 셈이죠."


"이는 아시아와 완전히 대비를 이룹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한번 생각해 보죠. 올림픽 개최를 주제로 민주적인 찬반 투표가 단 한 번도 열렸던 적이 없었어요. 중국과 같은 국가들, 좀 더 넓은 범위에서 한국, 그리고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 같은 국가들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올림픽 개최 참여를 타진하는 경향이 적고, 그저 돈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러시아 소치는 그저 터무니없을 뿐이에요. 소치 동계올림픽은 자국에서 푸틴의 이미지를 공고하게 구축하는 동시에 외국에서 러시아의 어떤 이미지를 기획하려는 정치적인 의도에서 열렸죠. 물론 중국은 대통령제가 작동되는 방식으로 올림픽을 개최한 건 아니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러시아 소치와 꽤 비슷했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동계올림픽도 유사할 거라고 저는 예상합니다."



도덕적인 원칙을 어중간하게 적용하는 곳까지 올림픽이 개최되는, 이른바 전 지구적인 발전이 있다고는 하지만, 채드윅 교수는 경제의 축이 급변하게 이동하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최소한 장소 사용 관점에서 볼 때,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일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인들은 훗날에 관광 명소가 될 만한 시설들을 짓는 걸 굉장히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전 세계 사람들이 겨울에도 자국을 방문하기를 바라면서, 스키 리조트를 대거 개발하면, 그렇게 될 거라고 내다봅니다. 현재 중국 내 중산층의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고 있고, 그들 역시 스키를 매우 좋아합니다. 동계 스포츠에 대한 자국의 수요를 적절히 맞추는 동시에 해외의 더 많은 수요까지 끌어들이겠다는, 아주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한 중국입니다."


방금 언급된 채드윅의 진단은 2022년 베이징과 1994년 릴레함메르와의 비교를 떠올리게 한다. 크비트펠처럼 노르웨이도 지속 가능한 리조트를 만들고자 올림픽을 과도하게 이용했었기 때문이다.



"만약 릴레함메르가 1994년도에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했더라면, 그곳의 북쪽 지역의 생산성 향상은 아주 느린 속도로 진행되었을 겁니다."라고 오드도 일정 부분 인정했다.


릴레함메르 지역도 재정적인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지금껏 남아있는 올림픽의 유산은 다량으로 존재하고 있다. 너무나 실재하는 나머지 우리는 크비트펠에서 잠을 청하고야 말았다. 또한 우리는 과거 토미 모가 활강 종목에서 0.04초 차이로 노르웨이의 홈그라운드의 응원을 받았던 키에틸 안드레 아모트(Kjetil Andre Aamodt)를 간신히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한, 그 코스에서 스키를 탔다. 또 그 코스에서 아주 미세하게나마 벗어난 산림 쪽은 가루눈이 엄청나게 쌓였기 때문에 잠시 떨어트린 아이폰을 찾고자 10분 동안 헤매며 고생했다.


오드는 자신의 의견에 이 구절을 덧붙인다. "올림픽위원회는 전통적인 동계스포츠 강국인 북미나 유럽이 아닌,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장소에 올림픽을 계속 선정하고 있어요."


"그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지역들은 이미 충분한 제반 시설을 갖추었고, 다시 추후에 개최해도 아무런 문제점이 없었던 솔트레이크, 캘거리, 오스트리아, 그리고 여기 릴레함메르이었거든요."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에 열렸던 릴레함메르 올림픽의 긍정적인 유산이 지금도 남아있는 까닭은, 그래도 마지막이나마, "전통적인" 눈의 도시로써 개최에 성공해서 그런 걸까? 동계스포츠의 역사가 길고, 강력한 문화도 존재하는 노르웨이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올림픽이 가까워지자 성공적인 개최 열의가 당시에 일어났고, 그 이후에도 잘 운영된 경기장이 존재해서 그런 걸까?


만약 후자의 추측에 방점을 찍는다면, IOC가 일찍이 경고했던 티켓 부진과 애물단지(white elephants) 시설 등이 있는 한국의 평창과 2016년 한 해에만 무려 78 군데의 스키 리조트가 대거 완공되었고, 컨설턴트인 베니 우(Benny Wu)가 [이코노미스트]에 썼듯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15~2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것 같은" 중국의 베이징과 서로 대비되는 사례를 지켜보는 건 꽤 흥미로운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의 재정적 엉망진창(mess)으로 인해서, 여러 수많은 도시들은 개최 희망 의지를 무기한 연기시켰고, 올림픽위원회에 반하는 대중 여론이 불거진 이후로,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들의 상대적인 신중함과 베이징에서 촉발된 강력한 유산은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메가 이벤트 개최에 따른 비용과 보상에 대한 통찰력을 다시 가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요소일 테다. 



동계올림픽은 확실히 모멘텀을 잃었다. 그것도 역사적인 장소인 유럽에서 말이다. 유럽인들의 올림픽 개최 의지는 아마도 잠재적인 개최 후보 도시들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 조건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자국의 경제상황이 개인의 돈주머니를 졸라매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면, 수백만 달러나 드는 올림픽 등의 스포츠 이벤트에 찬성표가 나올 확률은 극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비트펠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처럼, 올림픽 개최 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예를 들어서 자연환경에 이로운 접근법,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숙소가 딸린 스키 리조트의 성장 등이 유산으로 귀결될 경우라면, 그것을 제대로 현실화하는 데까지 드는 시간과 심사숙고, 그리고 인내심을 가져야 할 만한 가치가 과연 있는 걸까?


평창 사람들은 스키점프대와 봅슬레이 경기장이 아마도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는 듯하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의 장점은 크비트펠에서 내리는 모든 눈송이들에 의해서 더욱 명백해지고 있다. 그리고 올해 겨울에는 이곳에 유난히 눈송이들이 엄청나게 많이 내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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