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Krugman, 22 Mar 2016
원문 : What I Said In Tokyo
[사회자]
자, 지금부터 뉴욕시립대학교의 폴 크루그만(Paul Krugman) 교수와 함께 국제금융과 경제에 대한 제3차 분석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베 총리님께서 모두발언을 하시겠습니다.
[아베 총리]
이번 회의는 국제금융과 경제에 대한 세 번째 분석회의입니다.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지금,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전직 위원이셨던 분을 저희가 초대했습니다. 뉴욕시립대학교의 폴 크루그먼 교수님이십니다. 이 회의에 참여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크루그먼 교수님은 지금까지 경제학 분야에서 활약하고 계시기 때문에, 여러 의견과 정책을 말씀해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경제에 대한 크루그먼 교수님의 시각을 경청하는 동시에 저희 내각이 수립된 이후 계속 강조한 '세 가지 화살(three arrows)' 정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저출산 고령화 상황이 지속되는 일본의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세 가지 화살'을 제시하겠습니다.
올해 5월 일본은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강력한 세계경제 성장을 주제로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Summit)를 개최합니다.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확고한 메시지를 주고받기를 희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회의는 앞으로 있을 이세시마 회담에 진행하고픈 내용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중요한 포럼이기도 합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사회자]
감사합니다, 아베 총리님. 이번에는 크루그먼 교수님의 차례가 되겠습니다.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폴 크루그먼]
회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몇 가지를 언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부탁받은 것은 저에게 크나큰 영광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매우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세계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불행하게도 지난 8년 동안에 쉬웠던 순간들이 저희에게는 없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듯이, 저 또한 일본 정부가 그간 수립했던 정책 방향을 열렬히 옹호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우리들 가운데 나머지 몇몇은 지금도 문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앞으로 실현 가능한 것들에 대하여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저에게 주신 점이 무척 영광이라 생각하며 감사함을 느낍니다.
[사회자]
크루그먼 교수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이제 여기 있는 기자분들께서는 회의장을 조속히 떠나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더 이상 부연 설명 없이, 교수님, 발표를 해주시겠습니까?
[폴 크루그먼]
4가지 요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지속되는 경제 약화라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다각도로 보자면, 전 세계는 다 같이 일본화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을 위한 정책이 더욱 복잡해질 수가 있습니다. 두 번째, 주요 선진국들 간의 의존성(linkage)이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종래의 경제 관련 회담에서 나온 제안들보다 더욱 견고합니다. 자본흐름 때문에 저는 이런 주장을 주로 하는 편입니다. 세 번째, 여기 이 자리에서 나올법한 관심사이기도 합니다만, 매우 대담하면서도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통화정책을 사용할지라도 경제 관련 목표들을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에 우리는 직면하고 있습니다. 제 앞에 구로다 씨(Kuroda-san)도 계시지만, 우리는 무엇을 얘기할 것인지를 확실하게 정해야 할 것입니다. 네 번째, 통화정책은 재정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다른 정책도 상관없습니다만 반드시 재정 관련 부분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정책 방향을 굳이 뒤집으면서까지 재정정책에 변화를 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생각해봐야 할 요점들입니다.
자, 이제부터 4가지 요점에 관련된 상세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설명을 하는 도중에 추가적인 언급을 몇 가지 더 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여러분들께서 다른 주요 선진국들이 일본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에 동의를 하신다면, 그리고 저희 모두가 경제 약화(weakness)라는 용어를 써서 유감스럽습니다만, 저는 이 용어가 실로 유익하다고 보기 때문에, 약화는 매우 여기서 꽤 중요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유럽과 지난 1998~1999년의 일본과는 대단히 흡사한 면을 보입니다. 펀더멘탈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술 관련 투자가 활발하지가 않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경제 약화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매우 영민하고 효율적인 사람들이 유럽중앙은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간헐적으로 유럽 경제가 좋아 보이는 주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처럼 보였던 상황이 장기적인 침체로 바뀌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자금조달이 용이했지만 지속적인 경제 약화가 생겼습니다. 미국은 좋아 보입니다. 그간 원활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지금 우리는 조금 거리를 둔 채 따져봐야 합니다. 취업률은 상승했지만 산업 생산성은 그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이것 역시 미국이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인플레이션 비율은 여전히 목표치 아래이고, 임금상승률은 미국 전역에서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서 미국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대한 이유는 제가 추후 설명하겠습니다. 도처에 문제들이 혼재해 있기 때문에 자칫 우리가 제자리로 다시 돌아갈 여지가 있다는 것도 하나의 생각해볼 만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신흥 공업국 국가들도 곤경에 처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요새 가장 떠오른, 일본 바로 옆에 있는 국가인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지속되었던 조정기간 때문에 요새 부글부글 끓어오른 상태입니다. 높은 투자 경제를 유지할 만한 요인이 더 이상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정책이 일정치 못하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리 좋지 않은 징조이기도 합니다.
주요 선진국들 간의 경제적 상호 의존성은 매우 심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대개 저와 제 동료 경제학자들은 작금의 국제무역 흐름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지금도 각각의 주요 선진국들의 수출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적은 비율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투자자들이 경제 약화가 견고하다는 시각을 보낸다면 그 영향력은 실로 커집니다. 유럽이 직면하는 문제들이 당장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채권 만기를 길게 잡기 위해서라도 현지 금리를 대폭 낮추게 됩니다. 오늘만 보더라도 독일 10년채 금리는 0.2%입니다. 이것은 매우 견고한 체계를 갖춘 국가라 하더라도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자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게 되기 마련이고, 이는 경제의 경쟁력이 하락으로 이어지며 다른 나라들의 경제적 문제들을 어느 순간 공유하게 되고 맙니다. 여러분들은 미국 달러 가치가 극적으로 상승했던 광경을 목격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의 형세 때문에 경제 체계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한 국가는 다른 국가들로부터 통화 유입을 검토할지도 모릅니다. 혹은, 어느 정도 피해를 볼 수가 있지만 팽창 정책을 수립하는 등 일련의 자구책을 수립하고자 노력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대안을 마련하는 데오, 여기에 있는 구로다 씨께서 남다른 노력을 하고 계시지만, 일본 엔화의 상승은 다른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약화가 원인입니다. 일본의 시각에서 통화 상승은 매우 불운한 전개 과정입니다.
중국과 관련된 매우 특별한 이슈가 있습니다. 지금 중국은 크나큰 곤경에 처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중국을 지탱하게 만든 힘의 원천이지만, 얼마 전까지 하더라도 저희 경제학자들은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춘다면서 환율 조작까지 단행한다며 비난했습니다. 대규모 자본유출에 직면한 중국은 직접 개입을 시도하며 통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5년 한 해에만 중국으로부터 도피한 자본은 무려 1조 달러에 육박한다고 믿습니다. 중국 외환보유고는 굉장하지만, 그렇다고 무한대까지는 아닙니다. 이것은 위안화(renminbi) 가치 하락은 기정사실이 될 테고, 중국 나머지 우리 모두의 삶에 있어서 실제적인 어려움을 줄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상호 의존성은 바로 이렇게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통화정책을 어쩔 수 없는, 유일무이한 수단이라고 봅니다. 정치적인 논란 때문에 재정정책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의 논리 때문입니다. 이곳 일본에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세 가지 화살 가운데 하나가 여전히 제일 클 텐데요, 바로 통화정책이 되겠습니다. 구로다 씨께서 부양정책 대부분을 맡으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통화정책의 한계를 보고 있습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정책을 수립할 때면 통화정책은 쓰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이것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마이너스 금리(negative interest rates)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마이너스 금리를 책정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지만 더욱 촉진시키기에는 굉장한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또한 마이너스 금리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다른 경우를 보더라도, 예를 들어 유럽을 보더라도, 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은행가들이 있지만, 유럽중앙은행은 견인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저보다 여기에 계신 분들께서 더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인플레이션 기대감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존재해야 할 임금 상승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간 지구촌 경제 약화를 다루기 위해서 '지렛대의 원리'로 작용된 정책들은 우리가 기대한 바와 다르게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들어와서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재정정책. 지난 7년간 우리가 목격했던 것은 아직까지,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재정정책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최근 1~2년 동안은 부채, 정치적 갈등, 유럽의 분할, 민주당과 공화당의 패권 싸움 등으로 재정정책을 내세우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재정정책은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작금의 지구촌 환경으로 볼 때 경제체제에서 재정정책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진실로 이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재정적인 지원이 아닌 장기적 예산 건전성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그릇된 논의입니다. 지금 분명하게도, 저는 소비세(consumption tax)를 얘기하는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논의가 뒤따를 겁니다. 여러분들도 아셨겠지만 저는 아직까지 구조 개혁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구조 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수요 증대와 결부된 중요 현안들과 옆에서 나란히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종류의 구조 개혁은 민간 투자를 고무시킨다는 점에서 좋기는 하지만, 그렇게 강조되지는 않습니다. 아베노믹스와 같은 또 다른 종류의 구조 개혁은 잠재적 노동력 증대를 꾀함으로써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 인구 증가에 따른 역풍을 미리 잠재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닙니다. 이 모든 것은 좋습니다만, 제가 염려하는 것은, 구조 개혁을 종종 외치면서 지금 당장 꼭 필요한 수요 증대를 훗날로 미룰 가능성입니다. 수요 증대뿐 아니라 디플레이션, 혹은 부적절한 인플레이션, 이른바 로우-플레이션 같은 것을 억제하려는 노력도 필요한데, 이것 대부분은 통화정책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이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 이상으로 즉각적인 필요성에 따라 재정정책에 좀 더 집중해야 합니다.
두 가지 가운데 나머지 한 논의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위험요소를 이해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더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비관론자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모든 것이 잘 운영되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경제가 자연스레 회복될 수 있지만, 제가 묘사하는 것 이상으로 경제가 더욱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매우 충격적인 붕괴의 길을 걷게 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아니라면 그저 저의 비관적 전망보다 약간 줄어든 수요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사안에서 예상되는 결과는 너무나 상이합니다. 만약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여기에 있는 구로다 씨나 미국의 재닛 옐런(Janet Yellen)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의장, 그리고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현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손에 쥘 수 있는 카드가 여러 장 될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세계경제가 더욱 나빠지거나 취약해진다면 우리는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릴 테고 효과적인 방안을 떠올리기가 어려울 겁니다. 이것은 안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재정정책의 확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저의 오랜 동료인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가 그간 주장했던 것도 바로 이런 내용이었고, 저 역시 동의하는 바입니다. 나쁜 결과는 불쑥 생기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든지 그릇된 선택을 내릴 때 생깁니다. 일본 역시 그릇된 판단을 내릴 여지가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실로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재정정책을 확장해야 할 때입니다. 가능한 많은 부분을 조화롭게 결합시켜야 합니다. 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다가옵니다. 7개국 모두가 조화로운 재정 팽창에 동의하면 매우 이상적입니다만 실제로는 캐나다와 일본만이 동의를 언급할 것 같습니다. 나머지 5개국이 자구책을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런 방향이라도 뭉칠 수 있도록 반드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일본이라도 이 방향에 집중해야 합니다. 아베노믹스의 본래 목적은 지금도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디플레이션의 순환주기를 깨뜨려 빠져나오는 것은 "제1의 목적"입니다. 나머지는 나중에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다른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대단히 감사합니다, 크루그먼 교수님. 시간을 많이 절약해주셔서 지금부터 좋은 토론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아베 총리]
약 2년 전에 저는 크루그먼 교수님과 영광스러운 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일본은 그때 디플레이션을 벗어날 조짐을 보였기 때문에 저희는 목표치를 2% 정도로 잡았습니다.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대기권을 벗어나야 하는 로켓 이야기가 잠시 나왔습니다. 일본 경제를 디플레이션이라는 수렁에서 끌어올리기 위한 탈출속도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그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도 서로 얘기를 나눌 내용은 바로 이것입니다. 최근에 세계 각국은 재정지출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고, 일본도 이와 발맞춰서 재정지출을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저희는 이런 현안을 논의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축적된 국가부채가 염려됩니다. 이것은 또 다른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 계신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겠다는 정책을 입안했고, 이로 인해 10년짜리 일본 국채의 이자율은 지금 마이너스가 된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지금 이 상황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재정 지출을 수립하고자 합니다. 일본 내 일각에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이 부분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폴 크루그먼]
저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채와 상관없이 지금의 재정 지출은 꽤 강력할 겁니다. 이것이 진실이라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디플레이션 탈출에 있어 통화정책에 도움이 될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돈만 가지고는 디플레이션을 깨뜨리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두 번째, 일본의 이자율은 매우 낮습니다. 기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만기가 늦춰질 수가 있습니다. 수행할 여지가 있는 지출에 대한 수요가 있는 편입니다. 차용 비용은 적어지고 실제 투자 기회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업가들은 지출을 늘리기 위해 적절한 타이밍을 볼 겁니다. 일본에게도 확실한 조짐이 나타납니다. 세 번째, 부채에 대한 염려인데요, 완전히 배제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자국 화폐를 재정에 투입하는 일본과 여타 다른 선진국들이 끝에 가서 재정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우리는 그동안 많이 배웠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로 사람들은 일본 국채에 부정적인 베팅을 걸었고, 그들 모두가 나중에 크나큰 피해를 입고야 말았습니다. 일본 시장이 튼튼하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이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만약 일본이 그리스의 전철을 밟게 될 거라고 누가 말을 한다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를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일본은 고유한 통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벌어질 최악의 상황은 일본 화폐인 엔화가 가치절하되는 것인데, 이것은 오히려 일본 정부의 시각에서는 좋은 것입니다. 이것은 걱정할 만한 사안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재정정책에 있어 저희가 고민하는 것은 팽창 범위입니다. 디플레이션과 부적절한 인플레이션이 가지는 문제 가운데 하나는 일본의 실질금리가 하다못해 매우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서 아시겠지만, 저는 그 비율을 2%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가 어떻든 간에 무엇인가를 노력하여 획득해야 합니다. 이런 목표에 비교해서 보자면, 향후 2~3년 동안은 예산 균형(budget balance)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지금의 낮은 이자율은 예산 균형보다는 미래에 나타날 여지가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깨뜨리는 것에 골자를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재정 건전성에 염려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회자]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님?
[아소 재무상]
1930년대 미국은 디플레이션 상황에 신음거렸다는 사실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New Deal) 정책을 발표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이것은 참으로 멋진 효과를 거두었지만, 정책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는, 오랜 기간 동안 사업가들과 기업의 주요 임원진이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1930년 말까지 지속된 이 경향은 현재 일본 내 사회환경과 매우 밀접합니다. 높은 수익을 거둔 일본 기업들은 자국에 현금 투자를 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일본 내 기업들은 내일 당장 쓸 수 있는 막대한 자금을 지니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 배당금 지급, 혹은 자본투자로 이어져야 할 자금이지만 그 누구도 행동에 옮기지 않습니다. 그저 현금과 예금만을 손으로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사내유보금만 많아지는 형국입니다. 일본 기업이 보이는 양태가 지난 1930년대의 미국에서 나타난 적이 있었습니다. 무엇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나요? 바로 전쟁이었습니다! 1940년대 초반에 발발했던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 경제의 문제점을 돌파해나갔습니다. 자, 그렇다면 현재의 일본 기업가들을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들은 디플레이션 심리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심리상태를 바꾸고 자본투자를 실행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유인 장치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이 현실이 저희의 더할 나위 없는 중요한 문제점입니다.
[폴 크루그먼]
거시경제학 시각에서 바라볼 때 전쟁은 하나의 거대한 재정 부양책으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쟁을 벌인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전쟁이 아니었으면 그와 비슷한 규모의 재정 부양은 발생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1930년대의 일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1937년에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은 한 걸음 뒤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는데, 당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게 재정 균형을 맞추라는 목소리를 냈었기 때문입니다. 루스벨트가 이런 주장을 수용한 것은 심각한 실수였습니다. 그로 인해서 미국은 두 번째 대공황을 겪게 됩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전쟁 말고도 다른 무언가를 찾아내서 달성해야 합니다. 일본 경제의 민간 부문에게 임금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장려책을 내세우는, 이른바 도의적 설득 말고도 다른 것에 대한 논의가 수차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도적 세부 사항들을 저는 잘 모릅니다만, 그래도 여러 제도를 실행한다는 점을 지지합니다. 이것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기업의 소득과 투자와의 연결고리는 언제나 취약한 편이었습니다. 규모를 확장시킬 합리적 근거를 찾을 때까지 높은 소득을 거둬들인 기업들이 투자를 단행할 거라고 예상되는 이유는 그다지 없습니다. 기업가들이 디플레이션 심리를 체감하고 있다는 점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이런 양상입니다. 그들은 언젠가 일본의 성장률이 둔화될 거라 내다봅니다. 일본 기업가들의 임금 관련 심리적 양태를 명확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는 그들은 일본이 비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경제가 뒤로 나자빠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예상을 단번에 깨뜨려야 하는 충격 조치가 필요합니다. 탈출 속도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곧 목표를 설정해 성취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탈출 속도는 로켓이 다시는 추락하지 않도록 적절한 빠르기를 통해 하늘로 상승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아베 총리]
일본 얘기가 나와서 말씀을 드립니다. 2014년에 일본 소비세는 5%에서 8%로 상승했습니다. 당시의 정부 조치는 절박했습니다. 그러자 소비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 쪽은 일단 소비세 추가 인상을 내년 후반기쯤으로 미루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만, 유럽의 경우는 부가가치세(VAT)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만큼의 후폭풍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일본에만 부작용이 생겼을까요? 일본에서 디플레이션이 20년 동안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 게다가, 우리는 아직도 디플레이션 악몽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우리가 이렇게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상황에 대해서 교수님의 의견이 있으신지요?
[크루그먼 교수]
저도 부가가치세 인상이 일본 경제의 회복의 발목을 왜 그렇게 잡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아마도 대중은 세금 인상을 확장을 끝내버린 정부 정책으로, 그간 진행되었던 모든 확장의 중단으로 받아들여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대신, 일본이 수요를 증대시키기가 어려운 이유, 그것도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일본의 인구구조는 이상하게도 경제산업에 불리합니다. 노동생산인구가 매년 1% 이상 감소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도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미국 역시 노동이 가능한 인구 증대가 정체 및 감소하고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바로 이런 점이 일본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이미 디플레이션에 빠지지만, 나머지 다른 국가들은 2008년까지 상대적으로 그나마 선방했던 점을 대변해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개할 공격적인 정책이 활발하게 유지되어야 할 필요성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어떤 남성]
재정을 증진하는 조치들에 대해서 말씀을 드립니다.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Summit)에 참여하는 국가들, 예를 들면 독일이나 영국, 미국 같은 곳은 재정 증진에 관하여 정책적인 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제가 방금 언급한 국가들이 재정 증진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들에게 추가적인 부양 정책들을 취하도록 설득시킬 수가 있을까요?
[폴 크루그먼]
이들 국가를 설득시키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독일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일본과는 매우 다른 구조적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동참할 거라고 예상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은 사회간접시설 투자에 호의를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그가 주최했던 경제학자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통령께서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에게 1조 달러를 사회간접시설에 투자하라는 말을 하지 마세요. 국회가 이것을 통과시켜주지 않을 거라고 잘 알기 때문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지금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적어도 재정건전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누그러뜨릴 수가 있습니다. 국가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역할들이 존재합니다. 제 생각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사회적인 통념과 갖가지 정서, 그리고 여러분들께서 괜찮다 하시면 정책공동체까지의 적절한 조화가 재정 증진에 관련된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로 인해 새로운 움직임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만 하더라도, 앞으로 대선이 열리고, 그 선거에서 매우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달리, 올해 말이 되면 우리의 입법부에 의사방해자(obstructionist)들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도 혼재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은 거시경제에 있어 좋은 파트너가 될 겁니다. 저는 이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원자재 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몇몇 특정 개발도상국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폴 크루그먼]
신흥공업국들에게 혹독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매우 중요하면서도 가장 규모가 큰 중국은 원자재 수입국가이기 때문에 돌아가는 상황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보자면, 가격 하락은 중국에게는 유리하지만, 아프리카나 브라질 같은 국가들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관계되어 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은 중요하지만, 선진국 경제에 얼마나 많은 여파가 뒤따를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지정학에 대해서는 고려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뜻밖의 불리한 소식을 말씀드린다면, 우리는 한때 석유 가격 하락이 좋은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몇 가지 사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석유 가격이 내려가면 '프랙킹(fracking, 물-화약제품-모래 등을 혼합한 물질을 고압으로 분사해서 바위를 파쇄해 석유와 가스를 분리해내는 공법, 셰일가스를 보통 이런 식으로 추출함)'이 저절로 증가합니다. 특히 미국의 투자 부문에서 석유산업의 비중은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국내 소비가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더라도, 석유 가격 하락은 과거와 달리 그렇게 좋은 변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은, 지정학적인 개발을 이해하려는 시각에서 볼 때는 커다란 문제이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한테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선진국이 현재 직면해 있는 문제에 비해서 그 비율은 그리 크지가 않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바로 '수요'와 관련된 것입니다. 제 말은, 원자재 가격에서 최근에 벌어진 사건은 놀랄만합니다만, 우리의 경제가 이것 때문에 급격하게 퇴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베 총리]
주제를 유럽으로 바꿔보겠습니다. 유럽 공동체 안에서는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단일화폐인 유로화를 사용하는데, 이것 때문에 그리스 사태가 불거졌습니다. 그래서 다른 국가들은 정책을 수립할 때 손에 쥔 선택의 여지가 좁은 편입니다. 근본적으로,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유럽 대륙 내에서 지속될 거라고 주장합니다. 교수님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폴 크루그먼]
그리스 사태는 너무나 중요한 현안이고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유로화가 그리스뿐 아니라 경제 규모가 더욱 큰 다른 국가들까지 발목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프랑스는 재정 팽창을 할 여력이 있습니다. 유로화 때문에 그리 심각하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서도 개선할 노력이나 움직임 같은 것이 충분하지가 못합니다. 노력 자체는 가능하지만, 그것을 하기가 너무나 힘들어졌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만약에 프랑스가 자국 통화를 가졌다면 의심의 여지가 없어졌을 겁니다. 프랑스는 독일보다 0.3% 정도 이자만 더 내면 돈을 빌릴 수 있는 나라입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나라이지만 유로화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으니 어쩔 방도가 없습니다. 유럽의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일본은 매우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또한 유럽의 문제는 유로화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유럽의 상황을 보면 경제 관련 이슈는 난민 위기로 인해 뒷전에 거의 밀렸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난민들로 인해 유럽의 국경을 열어야 한다는, 이른바 쉥궨(Schengen)협정에 대해서도 위기론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로화 위기론도 이와 유사합니다. 유럽 프로젝트는 미완성입니다. 유럽인들은 개방적이면서 통합적인 사회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기관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서 유럽은 결국 거의 마비 상태까지 이르렀고 모든 문제에 휩싸이고 맙니다. 실제로 유럽 정책을 총괄하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라는 유능한 사람이 있습니다만 여타 다른 국가들은 그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 하나는 꼭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문제 하나가 더 있습니다. 몇 달 후면 영국이 투표를 통해 유럽연합을 탈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층 불확실성을 강화할 테고,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7개국 선진회의에 참여하는 국가들 가운데 냉철한 시각을 지니며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곳은, 제 생각에 캐나다와 일본뿐입니다. 미국에는 정말로 훌륭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가 있지만 미친 국회 때문에 선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가 어렵습니다.
[사회자]
다른 분들은 혹시 질문하실 게 있으신지요? 총리님, 계속하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아베 총리]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작금의 상황을 분석하고, 물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를 거쳐야만 할 것입니다. 크루그먼 교수님, 국제사회는 반드시 재정적 여유를 조정해야 하고 관련 국가들이 재정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메시지는 정말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까지 말씀하셨던 교수님의 얘기의 정수가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교수님의 주장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저희 일본은 다른 국가들과 조정을 거치면서 협력을 할 계획입니다. 물론 국가들마다 처해 있는 환경과 문제는 각기 다릅니다. 어쨌든, 이것은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입니다만, 독일은 아주 완벽한 재정적 유동성을 갖춘 나라입니다. 그리고 저는 독일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독일인들과 현지서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에게 재정을 추가적으로 동원해달라고 설득해야만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아이디어가 있으신지요?
[폴 크루그먼]
어렵습니다. 그리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미 다른 사회적 현안과 분투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메르켈 총리는 지금까지 꽤 잘해왔지만, 독일 상황을 해결하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제 생각에 여기세 제기하고픈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재정부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단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기후정책입니다. 이것을 대체할 만한 다른 수단이 없을 정도로 매우 중대합니다. 기후정책은 선진국들의 녹색환경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하나의 장려책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적어도 파리기후변화협약합의(Paris ACCORD)가 결과를 도출해낼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미래를 위한 바람직한 상황을 논의를 계속 이어갈 수가 있습니다. 제가 더욱 좋은 제안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멋진 외교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제 전문이 아닙니다.
[아베 총리]
확실히 기후정책은 추가적인 민간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하나의 분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과 관련된 주제를 계속 논의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독일은 난민들을 위해서 투자를, 다시 예를 들자면, 그들을 위한 주택이나 교육시설 투자하는 것도 재정정책의 관점에서 효과적인 움직임이라고 보시는지요?
[폴 크루그먼]
맞습니다. 그것도 역시 재정부양입니다. 실제로 계산을 하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불안감 때문에 난민 수용 문제는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시키지만, 독일 특유의 방식을 고려한다면, 난민들을 보호하는 것은 재정부양 효과를 거둘 수만큼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리 소소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많은 비용은 아닐 겁니다. 유럽의 난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 감축을 해제해야 한다는 프랑수아 올랑드(Francois Hollande) 프랑스 대통령의 얘기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이 순간에 우리 모두는 재정 긴축이 곧 끝날 거라는 생각에 들떠 있겠지만, 수치로만 봤을 때는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그 규모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만약 전쟁과 비슷한 수준의 재정 규모를 떠올린다면 이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회 정치적 속박이 뒤따르는 난민 문제는 실상 해결하는 데 있어 비용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사회자]
크루그먼 교수님, 감사합니다. 오늘 값진 조언들을 해주신 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장관님들은 회의 직후에 기자회견을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동참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물론, 오늘 총리님께서 말씀하셨던 내용 대부분은 기밀이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회의에 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