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를 호호 불자
산길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한적한 시골길을 걷다 보면 덩굴에 대롱대롱 매달린 박주가리를 만나볼 수 있다. 주로 7~8월 즈음 모습을 드러내고 꼬마전구를 닮은 주머니는 가을이 찾아오면서 자줏빛을 넘어 갈색으로 익어간다. 다 익은 박주가리는 어느 순간 주머니를 풀어내는데 그 속에는 새하얀 솜털이 달린 씨가 가득 차 있다.
바람에 흩날려 씨를 날리는 박주가리 열매는 비눗방울 놀이보다 더 재미있는 요술 주머니였다. 초록에서 갈색으로 넘어가는 박주가리를 따다가 주머니에 넣고 언덕 위를 달리다 바람 불어오는 곳에서 꺼내면 새하얀 씨앗이 구름을 따라 하늘을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