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지구

넷플릭스로 떠나는 지구 모험

by 영래

매주 두 번씩은 복지관에 요가 수업을 들으러 가시던 우리 할머니. 지난 2월을 시작으로 코로나로 꽁꽁 묶인 발은 활동적이던 할머니를 우울함과 무기력함으로 물들였다. 전자 기기와 친하지 않은 할머니는 코로나를 시작으로 좋지 않은 시력에도 카카오톡 사용법을 마스터하셨다. 이제는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의사를 대변하실 정도로 핸드폰과 친해지셨다. 세상과의 연결 줄이 된 손바닥 만한 할머니의 핸드폰에 친구들이 보낸 카톡으로 알람이 울리면 할머니는 웃으시곤 하셨다.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냐 물어보면 엉성한 짜깁기로 완성된 친구들이 보내온 경치 좋은 사진 모음 영상이었다. 친구들이 보내온 영상을 보시고는 항상 즐겁게 웃으 시다가도 언제 한 번쯤 가보려나, 하시며 이내 깊은숨을 내쉬고는 하셨다.

할머니의 방안 또 다른 세상 한 칸 TV. 24시간 켜져 있는 것 같은 할머니의 TV 이제는 보다가 보다가 지겨워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며 싫증을 내신다. 할머니에게 보고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건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이나 동물 농장 같은 동물들이 나오고 멋진 자연이 펼쳐지는 프로그램들. 할머니는 특히 바다를 좋아하신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바닷속 부드러운 물살에 흔들리는 산호를 사랑하신다. 코로나로 답답하고 답답한 할머니를 위해 나와 영주는 할머니의 방을 영화관으로 만들어 주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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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은 미니 빔 프로젝터 그리고 넷플릭스. 좋은 스피커가 있다면 더욱 금상첨화. 빔 프로젝터를 연결하고 '우리의 지구' 시즌 1 "천해"를 재생하였다.

답답하던 할머니의 마음은 푸른 바다로 가득 찬 아쿠아리움이 되었다. 모두 함께 누워서 방안 벽을 헤엄 쳐 나가는 돌고래를 보고, 흔들리는 산호초와 함께 손을 흔들었다. 빔프로 젝터와 넷플릭스 하나로 할머니와 함께 바다로 여행을 갈 수 있었다. 영주와 영진이는 함께 수영하자며 헤엄치는 시늉을 하며 방안을 헤엄쳤다. 순식간에 바닷속이 된 할머니의 방 안에서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셨다. 코로나로 발은 묶였지만, 넷플릭스로 떠나는 지구 모험 여행자가 된 할머니는 만족해 하셨다.

오늘의 넷플릭스 추천 '우리의 지구' 천해 그리고 공해. 넷플릭스로 방안을 바다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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