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귀에 익은 나라이지만 막상 떠올려 보니 어떤 이미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나에게 스웨덴이란 백지와도 같은 상태. 이 백 지위에 처음 이름을 적게 된 것은 러브 앤 아나키이다. 스웨덴 어를 접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 러브 앤 아나키 시청은 새로운 언어를 접하는 경험이 되기도 하였다.
솔직하게 말해서 러브 앤 아나키라는 드라마를 알게 된 건 넷플릭스 내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콘텐츠 중 추천 목록에 있어서 이었다. 1화를 보니 왜 청불인지 이해가 갔다. 관능적이고 은근한 매력이 아닌 뜬금없고 갑작스러운 전개로 드라마가 이어져 갔다. 이 또한 또 다른 매력으로 약간의 엉뚱함이 시청을 지속하게 만들었다. 서로 주고받는 엉뚱한 미션들과 현실이라면 불가능한 서로의 똘끼를 펼쳐 가며 스릴을 즐기는 모습은 왠지 모를 통쾌함을 준다.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인테리어와 풍경들이다.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의 사건을 쫒았다면 드라마의 중반부터는 인테리어와 등장인물들의 스타일을 분석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인공 막스가 기르는 식물들과 인테리어, 벽에 그려 붙여둔 그림들은 나의 시선을 뺏어 든다. 소피의 이야기 또한 나의 생각과 연결점이 많아 귀 기울여 보고 또 보게끔 만들었다. 불완전하게 성장해 가는 우리들 그리고 막스와 소피는 저마다의 삶 속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때로는 발악하며 숲을 이루려 안감힘을 쓰며 성장해 간다. 직장 내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기술의 발달과 그 이면에 도태되는 소피의 아버지 나아가려는 소피의 남편 사이에서의 갈등. 문화에 대한 고집스러움을 가진 편집장,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을 위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의 충돌. 크고 작은 사회 문제와 흐름을 잘근잘근 꼬집어가며 드라마는 흘러간다.
2018. 종이에 드로잉 뿌리를 내려 자라 감에 꽃이 되고 블루베리가 되고 나무가 되어 숲이 되는 우리들. 그런 우리가 모여 만들어진 숲을 러브 앤 아나키에서는 엉뚱해서 가볍고, 가벼워서 은근하게 노출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생각하게끔 만들어 준다. 삶의 작은 일탈. 시각적인 즐거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오늘의 넷플릭스 '러브 앤 아나키'
엉덩이는 사무실 의자에, 머리는 딴 곳에 가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